어머님이 나에게 주신 사랑의 댓가 치곤 너무도 가혹한 문제
시아버님 모시는 일입니다.
신랑과 결혼하면서 두분 중 한분이 혼자 된다면 홀로 남은 어른은 모시는 일은 당연한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겪어보니 너무 좋은 어머님과 그 반대인 아버님
매일 아프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셔서 난 아버님 돌아가시면 어머님과 합가하리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항상 그래왔듯 너무 좋은 어머님이 늙도록 내 옆에서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리라는 믿음이 더 강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늘은 이런 내가 미웠는지 어머님을 먼저 모시고 가셨습니다.
홀로 남은 아버님
감당이 안됩니다. 나와 코드가 안맞는다고 하는 게 좀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며칠전에는 영정사진을 찍었다면 어머님 사진 옆에 걸어 달라며 사진을 가져가라십니다.
어머님은 내가 좋아하는 분이니 거실 한편에 걸어두고 사진을 볼때마다 애뜻한데 아버님은 싫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저녁 차려 주신다고 저녁마다 오시는 아버님
전날과 똑같은 국은 안드시는 것도 밉습니다. 애들 반찬 없다고 잔소리 하시는 것도 싫습니다.
누구는 밖에서 엄청 잘 먹고 다니는 줄 아시는 것도 싫습니다.
집에 있는 엄마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냉장고에 구비된 세종류의 과일과 한두가지 밑반찬 그리고 매일 새로운 국 일주일에 한두번은 돈가스에 특식
더 이상 얼마나 잘해줘야 고생한다는 소리를 들을까 서럽습니다.
내가 밖에 나가서 돈을 버니 그나마 돈 생각안하고 이렇게 부식을 챙기는 걸 왜 모르시고 잔소리만 하실까요?
항상 돈 없다 하시는 소리도 듣기 싫습니다.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혼자 쓰시면서 뭐가 그리 돈이 없는지 이해가 안가는 게 사실입니다.
저나 애아빠나 애들이나 자신을 위해 얼마나 쓰는지 모르시나봅니다. 현실을 보기 싫으신가봅니다.
당신 관리비 매달 30만원씩 내 드려, 매달 30만원씩 용돈 드려
당신 앞으로 나오는 연금도 우리가 몇년씩 넣어 드린 돈이라는 걸 왜 모르는걸까요?
그리고 당신 명의 가게에서 월세 나와.
당신을 위해 오로지 한달에 200씩 넘는 돈 중 딱 절반 날 위해 100만원만 쓰라고 해도 저는 좋아서 입이 벌어질텐데
왜 자꾸만 힘든 저에 어깨를 누르실까요?
애아빠는 고생한다 하시면서 왜 저는 당신 언제 모실꺼냐며 넌 나 죽었으면 좋겠지 하며 말을 함부러 하시는 아버님
아버님이 애처로운 모셔야지 했다가도 그 마음이 어느새 나쁜 마음으로 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