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첨에 결혼해서 대략 2년 동안 시댁과 평균 매주 만났어요.

조회수 : 3,336
작성일 : 2011-12-06 16:46:59

평균 매주인데 어떤 주말은 두 분이 시골 다녀오시는 주말이었으니

어떤 주는 일주일에 두세번도 만나고 막 그랬어요.

주말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만난다, 주의.

근데 그게 참 저희도 길들여지게 된게 주말 일정에 시댁 방문을 넣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나중에는 정말 만나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인게

자주 만나다보니 서로 미주알고주알 뭘 샀고 뭘 했고 다 알게 되고

저희 시댁은 저희한테 밥을 사주시고 그런 시댁이 아니기 때문에 4명의 외식비도 비싼걸 안 먹어도 꽤 나오게 되고

새로운 데를 발굴해서 모시고 가도 별로 안 좋아하고

(부암동 만두집 공기도 좋고 맛있는데 거기 모시고 갔더니 이거 5천원 받으면 되는 만두라고 화내시고

고속터미널 오리집 예전에 다니셨다고 해서 모시고 갔더니 여기 맛이 변했다고 못 먹겠다고 화내시고...

한두번이 아니에요)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경우엔 저를 일을 안 시키신다고 말씀하시지만 제가 오면 밥을 앉히기 시작하시거든요.

그러면 밥 하는데 대략 1시간 반은 걸리는데 제가 앉아있겠나요.

하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하는게 아니고 저는 서성서성, 어머님은 계속 됐다 놔둬라 내가 하마 이런 말만 몇십번씩 하니 거실에서 티비보는 그집 아들=저희 남편과 시아버지 보시기엔 참 좋은 시어머니, 참 복받은 며느리...

 

그렇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할게 없으니 티비를 주구장창 보거나 마트에 가요.

마트에 가서 시댁 장보시는거 구경하고... 저는 거기서 제 장은 안 보거든요.

제가 처음엔 제 장을 보려고 했는데 너무 정말 간섭이 심하셔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시댁에 다시 와서 식탁에 앉아서 저는 시어머니 하소연 들어드리고 남편은 티비보거나 낮잠 자요.

그리고 집에 오는거에요!!!!

차로 30분 거리인데도 집에 오면 잘 들어왔다고 전화하고 잔소리 들어드리고...

 

저는 이게 별게 아닌데도 너무 피곤하고 싫었어요.

만나서 서로 할 말이 없는 사이. 하지만 매주 만나서 몇시간씩 보내는 사이.

저희 남편은 엄마랑 말을 안해요. 그러니 저만 붙들고 이말씀 저말씀...

시아버지도 부인과 대화가 없으세요. 그냥 저희 시어머니 혼자 이말씀 저말씀 하시던 말씀을 되풀이 하시고 저는 마치 새로 듣는양 맞장구치고 시아버지랑 남편은 티비보고 밥먹고 멍때리고.

넷이 걸어갈 때도 시아버지랑 남편은 둘이 걸어가고 시어머님이 부정적인 말씀하시니까 저한테 미뤄요.  

 

저희 친정에 가면 저랑 엄마가 주로 얘기하고 저희 아빠도 말씀이 많으시고

저랑 동생도 얘기 많이 하고... 맛집 얘기 연예인 얘기 책 얘기 친척 누구 소식 업계 얘기 할말이 많거든요.

그리고 친정 가면 밥도 사주시고 오랜만에 보니 서로 좋은 말만 하고 같이 공원 산책을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백화점을 간다거나 드라이브를 간다거나 뭔가 테마가 있는데...

그냥 애기 얼굴 보고 싶고 이럴때는 저희 친정 부모님은 잠깐 들러서 삼십분 정도 보시면 물 한잔 드시고 일어나세요.

두분 다 바쁘시기 때문에 뭔가 서로서로 바쁜 와중에 시간내서 가끔 반갑게 본다 이런 느낌이에요.   

이게 좋은거 같아요.

결혼하면 자주 보는게 서로 주중에 다 일하는데 몸도 힘들고 그렇다고 마음이 잘 맞는것도 아니고 ......

가끔은 그래도 아기한테 시댁 찾아뵙는게 효도라는걸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그러네요.

IP : 199.43.xxx.12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손주
    '11.12.6 4:53 PM (203.226.xxx.124)

    저희랑 같네요
    자꾸 부딪히다보면 서로 스트레스죠
    근데 손주보시면 손주에게 관심이 분산되서
    원글님이 좀 편해지실꺼에요
    물론 찾아뵙는거야 더하게될지도 모르지만
    저희부부는 아이생기고 나니 좀 낫던데요
    아이보시는 낙으로 사시는 분들이니
    시댁가면 아이놔두고 바람이라도 쐴수있구

  • 2. 호호홋
    '11.12.6 5:01 PM (111.91.xxx.66)

    대단하셔요 ㅠㅠ 매주 ;;; 가까워도 힘들거 같은데
    매번 사먹기도 돈들고 ;;; 저도 항상 고민이 있는데 시댁문제는 어렵네요 정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9456 출산준비물중에서.... 3 이니스프리 2012/03/28 858
89455 살짝튀긴새똥님 어디가셨나요~~~ 2 목빠짐 2012/03/28 1,466
89454 3학년 딸아이 초경 23 T.T 2012/03/28 8,268
89453 피부에 사용할 초음파기구 추천 좀 해주세요^^ 2 피부 2012/03/28 945
89452 도대체 이 직속상사의 생각은 무엇일까요? 불안하네요 e 2012/03/28 792
89451 저만 아직 춥나요? 21 ..... 2012/03/28 2,186
89450 14k와18k 2012/03/28 786
89449 한명숙 측근 구속건, 꽤 심각할 듯 1 ㅎㅁㅅ 2012/03/28 1,014
89448 월급100에 4대보험없는게 나은가요?아니면 월급90에 4대보험 .. 5 고민.. 2012/03/28 4,107
89447 3월 28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3/28 851
89446 더 살림살이 나은 시댁도 용돈 드려야겠죠.. 2 .. 2012/03/28 1,345
89445 카페 이름 추천 부탁드려요 1 헬스 2012/03/28 1,878
89444 ‘BBK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홍준표쪽에서 사과제의 했었다.. 1 단풍별 2012/03/28 855
89443 최근에 주말에 다녀오신 분 계세요? 1 롯데월드 2012/03/28 1,031
89442 계속 아이를 데리러 가는게 맞을까요? 3 아유 2012/03/28 1,021
89441 논문 표절 ioc 위원까지 내놔야하는 거 아닌가요? 4 문대성 2012/03/28 1,031
89440 자식을 못되게 키우는게 맞나 봅니다 -2- 13 아들 2012/03/28 2,045
89439 이 정도면 세탁비가 얼마 나오나요? 1 아기엄마 2012/03/28 1,023
89438 직장맘들 초등저학년 예,복습 어떻게 하시나요? 7 마미앤미 2012/03/28 1,470
89437 전세연장(늘어나는 금액, 주인 바뀌는 경우) 5 레몬빛 2012/03/28 1,281
89436 실손보험 어떤 거 들어야 할까요? 5 만43세 2012/03/28 1,380
89435 폐암 3기 환자 어떻게 해드리는게 좋을까요? 5 폐암 2012/03/28 11,779
89434 82님들 광주랑 대구 아이들 데리고 어디고 좋을까요?? 16 급해요 2012/03/28 1,170
89433 안구건조증 8 하얀머그컵 2012/03/28 1,827
89432 77사이즈 쇼핑몰 좀 알려주세요 7 속상해요 ... 2012/03/28 2,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