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첨에 결혼해서 대략 2년 동안 시댁과 평균 매주 만났어요.

조회수 : 2,864
작성일 : 2011-12-06 16:46:59

평균 매주인데 어떤 주말은 두 분이 시골 다녀오시는 주말이었으니

어떤 주는 일주일에 두세번도 만나고 막 그랬어요.

주말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만난다, 주의.

근데 그게 참 저희도 길들여지게 된게 주말 일정에 시댁 방문을 넣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나중에는 정말 만나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인게

자주 만나다보니 서로 미주알고주알 뭘 샀고 뭘 했고 다 알게 되고

저희 시댁은 저희한테 밥을 사주시고 그런 시댁이 아니기 때문에 4명의 외식비도 비싼걸 안 먹어도 꽤 나오게 되고

새로운 데를 발굴해서 모시고 가도 별로 안 좋아하고

(부암동 만두집 공기도 좋고 맛있는데 거기 모시고 갔더니 이거 5천원 받으면 되는 만두라고 화내시고

고속터미널 오리집 예전에 다니셨다고 해서 모시고 갔더니 여기 맛이 변했다고 못 먹겠다고 화내시고...

한두번이 아니에요)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경우엔 저를 일을 안 시키신다고 말씀하시지만 제가 오면 밥을 앉히기 시작하시거든요.

그러면 밥 하는데 대략 1시간 반은 걸리는데 제가 앉아있겠나요.

하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하는게 아니고 저는 서성서성, 어머님은 계속 됐다 놔둬라 내가 하마 이런 말만 몇십번씩 하니 거실에서 티비보는 그집 아들=저희 남편과 시아버지 보시기엔 참 좋은 시어머니, 참 복받은 며느리...

 

그렇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할게 없으니 티비를 주구장창 보거나 마트에 가요.

마트에 가서 시댁 장보시는거 구경하고... 저는 거기서 제 장은 안 보거든요.

제가 처음엔 제 장을 보려고 했는데 너무 정말 간섭이 심하셔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시댁에 다시 와서 식탁에 앉아서 저는 시어머니 하소연 들어드리고 남편은 티비보거나 낮잠 자요.

그리고 집에 오는거에요!!!!

차로 30분 거리인데도 집에 오면 잘 들어왔다고 전화하고 잔소리 들어드리고...

 

저는 이게 별게 아닌데도 너무 피곤하고 싫었어요.

만나서 서로 할 말이 없는 사이. 하지만 매주 만나서 몇시간씩 보내는 사이.

저희 남편은 엄마랑 말을 안해요. 그러니 저만 붙들고 이말씀 저말씀...

시아버지도 부인과 대화가 없으세요. 그냥 저희 시어머니 혼자 이말씀 저말씀 하시던 말씀을 되풀이 하시고 저는 마치 새로 듣는양 맞장구치고 시아버지랑 남편은 티비보고 밥먹고 멍때리고.

넷이 걸어갈 때도 시아버지랑 남편은 둘이 걸어가고 시어머님이 부정적인 말씀하시니까 저한테 미뤄요.  

 

저희 친정에 가면 저랑 엄마가 주로 얘기하고 저희 아빠도 말씀이 많으시고

저랑 동생도 얘기 많이 하고... 맛집 얘기 연예인 얘기 책 얘기 친척 누구 소식 업계 얘기 할말이 많거든요.

그리고 친정 가면 밥도 사주시고 오랜만에 보니 서로 좋은 말만 하고 같이 공원 산책을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백화점을 간다거나 드라이브를 간다거나 뭔가 테마가 있는데...

그냥 애기 얼굴 보고 싶고 이럴때는 저희 친정 부모님은 잠깐 들러서 삼십분 정도 보시면 물 한잔 드시고 일어나세요.

두분 다 바쁘시기 때문에 뭔가 서로서로 바쁜 와중에 시간내서 가끔 반갑게 본다 이런 느낌이에요.   

이게 좋은거 같아요.

결혼하면 자주 보는게 서로 주중에 다 일하는데 몸도 힘들고 그렇다고 마음이 잘 맞는것도 아니고 ......

가끔은 그래도 아기한테 시댁 찾아뵙는게 효도라는걸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그러네요.

IP : 199.43.xxx.12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손주
    '11.12.6 4:53 PM (203.226.xxx.124)

    저희랑 같네요
    자꾸 부딪히다보면 서로 스트레스죠
    근데 손주보시면 손주에게 관심이 분산되서
    원글님이 좀 편해지실꺼에요
    물론 찾아뵙는거야 더하게될지도 모르지만
    저희부부는 아이생기고 나니 좀 낫던데요
    아이보시는 낙으로 사시는 분들이니
    시댁가면 아이놔두고 바람이라도 쐴수있구

  • 2. 호호홋
    '11.12.6 5:01 PM (111.91.xxx.66)

    대단하셔요 ㅠㅠ 매주 ;;; 가까워도 힘들거 같은데
    매번 사먹기도 돈들고 ;;; 저도 항상 고민이 있는데 시댁문제는 어렵네요 정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022 태어나서 처음으로 점을 보고 왔어요 4 2011/12/21 1,938
51021 봉도사 무죄탄원서명 10만 찍어봅시다 9 양이 2011/12/21 1,345
51020 전신마취 3번. 기억력감퇴인가요? 9 슈퍼뱅뱅 2011/12/21 6,027
51019 카톡에서 3 카톡 2011/12/21 2,283
51018 홑곁눈 반영구 아이라인 소용있을까요? 5 저주받은눈 2011/12/21 1,713
51017 물곰? 이거 어찌 해먹나요?? 7 ㅣㅣ 2011/12/21 1,474
51016 마포 용산 근처 베이킹 재료 파는 곳 아세요? 2 콩다방 2011/12/21 2,398
51015 시기 질투하는 친구는 안만나는게 답인가요 ...? 7 .. 2011/12/21 12,207
51014 남가좌동쪽 전세구하시는 분들 계세요? 5 서대문구 2011/12/21 1,461
51013 홈쇼핑에서 선전하는 그래머통 어떤가요? 그래머통 2011/12/21 1,138
51012 초등학생 학원비는 해당이 안되나요? 2 연말정산 2011/12/21 1,384
51011 분당...버티컬 블라인드 필요하신 분 계실까요? 4 드림 2011/12/21 1,536
51010 합창선물 1 인디고 2011/12/21 635
51009 어그에 키높이 깔창 까셨어요? 11 꼬맹 2011/12/21 4,188
51008 기아차 광주공장서 고3 실습생 뇌출혈..의식불명 12 세우실 2011/12/21 2,515
51007 판교vs여의도 2 음. 2011/12/21 1,299
51006 알로카시아 고만 기를까 고민중이에요 5 .. 2011/12/21 1,433
51005 말줄임인가 신조어인가 유행어인가? 2 슬프네요 2011/12/21 982
51004 11개월 아기와 용평리조트에 가는데요.. 1 바다로.. 2011/12/21 891
51003 황토찜질기 엄청 좋네요~~ 1 July m.. 2011/12/21 2,045
51002 회사 얘기를 집에서 했더니 베이비시터가 저한테 잘해주기 시작했어.. 3 2011/12/21 3,057
51001 유산균 먹어보니 좋아요. 2 ... 2011/12/21 2,162
51000 줄임말 하니 .... 얙 은 뭔지 아세요? 9 ... 2011/12/21 1,946
50999 시어머니 점퍼나 패딩 하나 사드리고 싶은데 브랜드 추천 좀 (굽.. 4 포로리 2011/12/21 1,346
50998 @ 마켓 쇼핑몰 택배가 연말이라 힘들다는데 6 쇼핑몰 배송.. 2011/12/21 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