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매주인데 어떤 주말은 두 분이 시골 다녀오시는 주말이었으니
어떤 주는 일주일에 두세번도 만나고 막 그랬어요.
주말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만난다, 주의.
근데 그게 참 저희도 길들여지게 된게 주말 일정에 시댁 방문을 넣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나중에는 정말 만나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인게
자주 만나다보니 서로 미주알고주알 뭘 샀고 뭘 했고 다 알게 되고
저희 시댁은 저희한테 밥을 사주시고 그런 시댁이 아니기 때문에 4명의 외식비도 비싼걸 안 먹어도 꽤 나오게 되고
새로운 데를 발굴해서 모시고 가도 별로 안 좋아하고
(부암동 만두집 공기도 좋고 맛있는데 거기 모시고 갔더니 이거 5천원 받으면 되는 만두라고 화내시고
고속터미널 오리집 예전에 다니셨다고 해서 모시고 갔더니 여기 맛이 변했다고 못 먹겠다고 화내시고...
한두번이 아니에요)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경우엔 저를 일을 안 시키신다고 말씀하시지만 제가 오면 밥을 앉히기 시작하시거든요.
그러면 밥 하는데 대략 1시간 반은 걸리는데 제가 앉아있겠나요.
하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하는게 아니고 저는 서성서성, 어머님은 계속 됐다 놔둬라 내가 하마 이런 말만 몇십번씩 하니 거실에서 티비보는 그집 아들=저희 남편과 시아버지 보시기엔 참 좋은 시어머니, 참 복받은 며느리...
그렇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할게 없으니 티비를 주구장창 보거나 마트에 가요.
마트에 가서 시댁 장보시는거 구경하고... 저는 거기서 제 장은 안 보거든요.
제가 처음엔 제 장을 보려고 했는데 너무 정말 간섭이 심하셔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시댁에 다시 와서 식탁에 앉아서 저는 시어머니 하소연 들어드리고 남편은 티비보거나 낮잠 자요.
그리고 집에 오는거에요!!!!
차로 30분 거리인데도 집에 오면 잘 들어왔다고 전화하고 잔소리 들어드리고...
저는 이게 별게 아닌데도 너무 피곤하고 싫었어요.
만나서 서로 할 말이 없는 사이. 하지만 매주 만나서 몇시간씩 보내는 사이.
저희 남편은 엄마랑 말을 안해요. 그러니 저만 붙들고 이말씀 저말씀...
시아버지도 부인과 대화가 없으세요. 그냥 저희 시어머니 혼자 이말씀 저말씀 하시던 말씀을 되풀이 하시고 저는 마치 새로 듣는양 맞장구치고 시아버지랑 남편은 티비보고 밥먹고 멍때리고.
넷이 걸어갈 때도 시아버지랑 남편은 둘이 걸어가고 시어머님이 부정적인 말씀하시니까 저한테 미뤄요.
저희 친정에 가면 저랑 엄마가 주로 얘기하고 저희 아빠도 말씀이 많으시고
저랑 동생도 얘기 많이 하고... 맛집 얘기 연예인 얘기 책 얘기 친척 누구 소식 업계 얘기 할말이 많거든요.
그리고 친정 가면 밥도 사주시고 오랜만에 보니 서로 좋은 말만 하고 같이 공원 산책을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백화점을 간다거나 드라이브를 간다거나 뭔가 테마가 있는데...
그냥 애기 얼굴 보고 싶고 이럴때는 저희 친정 부모님은 잠깐 들러서 삼십분 정도 보시면 물 한잔 드시고 일어나세요.
두분 다 바쁘시기 때문에 뭔가 서로서로 바쁜 와중에 시간내서 가끔 반갑게 본다 이런 느낌이에요.
이게 좋은거 같아요.
결혼하면 자주 보는게 서로 주중에 다 일하는데 몸도 힘들고 그렇다고 마음이 잘 맞는것도 아니고 ......
가끔은 그래도 아기한테 시댁 찾아뵙는게 효도라는걸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