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558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871 남편이 생일선물 사준다는데 뭐 사달라고 할까요? 7 생일선물 2012/02/08 1,675
68870 가방을 하나 반품하려고 하는데요.. 배송받은 그대로 보내라는데... 16 스끼다시내인.. 2012/02/08 2,298
68869 잔머리때문에 펌해도 지저분하게 보이는 사람은 뭘해야 할까요!? 2 멍뭉 2012/02/08 1,551
68868 예비 여중생 교복외 준비물 7 알려주세요 2012/02/08 2,547
68867 3월~8월까지 집 구하신다는 분께... 2012/02/08 1,531
68866 아!뱀고기 악어고기!!곧 동남아 여행 가는데 2 ... 2012/02/08 1,025
68865 혹시 확장한 베란다를 샷시 설치해서 베란다를 다시 만드신 분 계.. 3 삐리리 2012/02/08 4,686
68864 우메보시 먹고싶어요 ㅠㅠ 4 우메 2012/02/08 1,818
68863 저축은행적금 VS 새마을금고적금 궁금해요! 2012/02/08 1,454
68862 어느 명문대 나온 선생님.. 7 ㅇㅇ 2012/02/08 2,422
68861 구로역~신도림역 아파트에 살면 중학교 배정은 어디로 받나요? 2 2012/02/08 1,525
68860 공부도잘하고운동도 잘하긴 힘든거같아요. 16 ㅎㅎㅎ 2012/02/08 2,740
68859 만5세. 어린이집 다니면 아이사랑카드? 아이즐거운카드? 2 보육료지원 2012/02/08 2,365
68858 맛있는 찰떡집 추천해주세요 6 다시 2012/02/08 1,961
68857 상속문제!! 꼭 좀 봐주세요 6 진퇴양난 2012/02/08 2,141
68856 유기농 본 생리대 흡수체가 일본 ㅠㅠ 6 청국장콩 2012/02/08 22,744
68855 돈많은 사람중에 불륜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14 불륜 2012/02/08 9,692
68854 선물이나 부조금때문에 뭐라하는거 진짜 싫어요 1 한국가치관 2012/02/08 865
68853 요즘 <하이힐을 신은 여자>인가, 그 영화 재밌을까요.. 5 영화보고싶다.. 2012/02/08 1,339
68852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 빼기를 어려워해요 17 이젠학부모 2012/02/08 2,401
68851 인터넷으로 영어레벨테스트 할수 있는 곳 좀 알려주세요 인터넷 2012/02/08 676
68850 원산지 표시속인 미국산 쇠고기, 4년간 400톤 적발 3 흔들리는구름.. 2012/02/08 887
68849 아들이 영자신문을 읽고싶어해요 추천을 3 영자신문 2012/02/08 1,322
68848 2009년도에 산 티비가 벌써 고장났네요. 2 짱나.. 2012/02/08 1,730
68847 대학교도 학문의 자유가 죽었네요 사랑이여 2012/02/08 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