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418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283 요즘 자살 기사보며 ... 6 짐... 2011/12/27 1,793
53282 감기요 3 감기 2011/12/27 661
53281 한우 국거리용 구워먹으면... 5 같이걷자~ 2011/12/27 7,747
53280 제가 한복 입으면 맵시 좋다고 다들 그러더군요 12 우와 2011/12/27 2,690
53279 아파트 1층에 대한 소방법????????? 4 1층사는 주.. 2011/12/27 2,812
53278 학원이 넘 추운데... 2 복복 2011/12/27 922
53277 머 없을까요? 2 소일거리 2011/12/27 658
53276 복희누나 보시는 분~ 9 냐옹 2011/12/27 2,226
53275 부모가 자식에게 아이들 따돌린다 나무랄 수 있나요? 38 그저 2011/12/27 3,716
53274 여중생 성폭행 16명에게 면죄부 주는 이유는? 8 말안됨 2011/12/27 1,855
53273 쇼셜..어쩌구 반값 쿠폰 이용 잘 하세요? 전 잘...ㅠㅠㅠ 12 갸우뚱 2011/12/27 2,363
53272 우울하고 열받는 가운데서도 봉도사의 소식은~ 2 참맛 2011/12/27 1,295
53271 갑상선결절 수술해야하나요? 2 갑상선 2011/12/27 3,738
53270 아빠 10달러만 주세요 2 고양이하트 2011/12/27 1,409
53269 이혼남 소개해 준다는 친구.. 35 ... 2011/12/27 13,656
53268 초등학교때 수학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잘하나요? 6 궁금이 2011/12/27 1,609
53267 ‘MB 실소유 논란’ 다스 또 수면 위로 1 참맛 2011/12/27 791
53266 '타이거 마더' 읽어보신 분 5 계실까요? 2011/12/27 1,290
53265 떡볶이떡으로 뭘해먹을수 있을까요? 13 2011/12/27 2,371
53264 정봉주 의원 구속 수감 전 영상 보니까..갑자기 울컥.. 3 유봉쓰 2011/12/27 787
53263 코피나는 꿈 해몽해주세요 ... 2011/12/27 4,323
53262 아이유 발음 왜 저럴까요 24 아이유 2011/12/27 9,515
53261 무슨..과 의원 이라고 적힌곳은.. 병원이 아닌가요? 아님 병원.. 3 .. 2011/12/27 1,130
53260 아파트 전단지 광고 효과 있을까요?? 1 전단지 2011/12/27 4,301
53259 텔런트 최필립..집안이 엄청 빵빵하다던데.. 9 .. 2011/12/27 34,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