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266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178 클났네요 아기가 먹는 분유서 방사능 검출됐다네여 2 호박덩쿨 2011/12/06 1,874
45177 줄줄이 엮이는 MB 측근 비리.. 에이.. 퉤! 아마미마인 2011/12/06 1,135
45176 저아래 슨상님 어쩌고 하는거 제목만봐도 알바네요 2 .. 2011/12/06 740
45175 나 꼼수는 뉴욕에서 이것을 말하실 거예요.. 1 겨울이오네... 2011/12/06 1,358
45174 예물을 너무 과하게 받아서 부담되요 39 고민녀 2011/12/06 15,469
45173 한국에서 여자로서 일 한다는 것.. 7 휴.. 2011/12/06 1,922
45172 이게 전세금 완화 대책인가요? 1 ? 2011/12/06 1,085
45171 ‘청부폭행’ 피죤 이윤재 회장 법정구속 1 세우실 2011/12/06 908
45170 탄핵될려면 국민의 힘으로는 안되나요? 3 쥐박이꺼져 2011/12/06 1,387
45169 팝업 동화책 만 4세 아이가 좋아할까요? 1 -_- 2011/12/06 873
45168 쉽게 말하네요. 2 뭐든 2011/12/06 1,059
45167 공지영씨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ㅁ; 달리자고고 2011/12/06 1,339
45166 바비킴이 구몬선전하잖아요 12 바비킴 2011/12/06 3,774
45165 공지영씨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ㅁ; 달리자고고 2011/12/06 1,158
45164 ↓ 쑥빵아 글 "한국적 민주주의" 패스 하세요. .. 2011/12/06 788
45163 한국적 민주주의 1 쑥빵아 2011/12/06 973
45162 MB실정 두고 볼 수 없어 DJ, 노무현 정치 나서려했다 3 참맛 2011/12/06 1,609
45161 당번 정해야 할까 봐요,, 4 화살표 2011/12/06 1,146
45160 냉장고에 닭다리 유통기한이 하루 지났는데요. 8 먹어말어 2011/12/06 7,590
45159 코싹 이라는 콧물약 먹여도 되나요? 1 콧물약 2011/12/06 2,404
45158 중1아이 친구들과의 문제에 어디까지 개입해야할까요? 14 휴.. 2011/12/06 2,845
45157 헤븐즈투타임인가봐요(댓글금지요) 오늘은 2011/12/06 908
45156 ↓↓신입이네요.."여러분들 김대중과 노무현 업적이무엇인가요 ??.. 6 .. 2011/12/06 1,160
45155 말린 시래기 미국에 보낼수 있나요? 소포 2011/12/06 1,564
45154 베지밀병 전자레인지 5 모모 2011/12/06 5,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