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