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013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123 중고생 패딩은 어디서.. 4 날팔아라.... 2011/12/14 1,491
47122 유인촌, 총선출마위해 족보까지 바꾸다 . (섶 펌) 2 배꽃비 2011/12/14 1,164
47121 가죽가방은 가벼운건 없나요 1 미네랄 2011/12/14 1,565
47120 향이좋은바디샤워와 로션추천좀해주세요. 4 바디로션 2011/12/14 1,444
47119 중등 성적표에 등수 안나오고 표준편차로 나오니 답답할듯. 두아이맘 2011/12/14 2,723
47118 천일의 약속 역시.. 15 짜증 2011/12/14 3,201
47117 남양주 대성기숙학원 3 정말 미남 2011/12/14 1,663
47116 중딩 아들 시험중인데 1 xxx 2011/12/14 804
47115 저는 자기아이밖에 모르는 엄마들이 제일 무서워요 12 제일 무서운.. 2011/12/14 2,976
47114 배꼽 아래 뱃살 빼는 법, 진정 어려울까요? 6 러브핸들 2011/12/14 11,473
47113 고들빼기 맛있어 다이어트가 10 힘드네요 2011/12/14 1,128
47112 장진영이 정말로 신하균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장본인 맞나요? 2 브레인 2011/12/14 2,415
47111 [한겨레21단독] 디도스 공격 ‘금전거래’ 있었다 4 ^^별 2011/12/14 775
47110 12월 14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1 세우실 2011/12/14 679
47109 아침에 잠깐 경향신문 보는데.. 7 2011/12/14 939
47108 연말분위기도 안나고 착 가라앉네요... 2 .. 2011/12/14 837
47107 복지부가 추진하는 약가인하개편안이 FTA위반? dkfkfl.. 2011/12/14 398
47106 중1아들 기타 추천 좀 부탁드려요~ 6 통기타 2011/12/14 768
47105 지금 초등 자녀 두신 부모님.. 5 궁금 2011/12/14 1,354
47104 천일의 약속 서연이가 안 불쌍해요.. 14 2011/12/14 3,135
47103 오징어 무우찌개~제철인가봐요 5 맛나다 2011/12/14 1,789
47102 핑크색 카메라... 1 핑크좋아 2011/12/14 467
47101 [펌]곽노현교육감 요절복통 재판 관람기 6 곽재판 2011/12/14 1,211
47100 코란도C 여자가 타기에 어떤가요. 3 코란도 2011/12/14 1,728
47099 왜 하필 꼼수 토론은 미국 공연 중에 줄지어 하는 걸까요?? 7 이상하다 이.. 2011/12/14 1,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