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와서 아이 키우면서 살았어요.
답답해서 중간에 도시로 나가서 살기도 했는데, 어찌 하다가 다시 시골로 들어왔어요.
너무 불편하니까 큰애 낳고 아이 젖을 뗄 때 즈음 운전 면허를 땄는데, 둘째 임신한걸 알게 되었어요.
남들은 그럴때도 운전 잘하고 다닌다는데, 전 그때 운전 포기하고 둘째 키우고요.
제 차를 살만큼 돈을 모으면 무슨 일이 터져서 다 나가구요.
그러다가 십년이 흘렀어요.
지금은 애들이 많이 컸으니까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요.
여기는 근처에 수퍼나 은행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요.
그냥 저 혼자 유배생활 중입니다. 일년이 지났는데, 거의 실성 직전입니다.
남편은 전원 생활을 만끽 중이에요.
직장이 가까워서요. 주중에는 직장 다니고 주말에는 밭도 가꾸고 나무로 여러가지 만들구요.
너무 재미있어해요.
문제는 남편이 주말에 이런저런 일을 하면, 저는 몇주동안 바깥에 못나가게 되는거거든요.
주중에 동네 한바퀴 도는게 대부분인데, 동네 개들을 풀어놓아서 어떨때는 나가기가 시끄럽고
귀찮고 그렇구요.
은행 일도 보아야 하는데 여태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있구요. 그냥 제 생활이 전혀 없는거 같아요.
시내살때 있었던 조그만 인간관계 다 끊기구요. 뭐 조그만거 배우러 가고 싶어도 도대체
어찌 이동을 해야 하는지 난감해요. 시내 나가라면 왕복 오륙만원 넘게 들거든요.
암튼 그래서 아주 가끔 운전 연습을 해요. 남편과 아이 태우고 나가요. 저 혼자서는 못나가게 해서요.
어제도 나갔는데, 논에도 한번 처박힐뻔 하고, 지나가는 차들이 빵빵 거리기도 하고.
암튼 난감한 상황이 좀 연출되었어요. 아이들은 차 손잡이 붙잡고 울부짖고 저에게 막 화를 내고.
남편 얼굴은 뭐 씹은거 같구요. 저 완전 무시하네요.
운전면허 시험도 아주 잘봤구요. 연수할때도 제가 20대 남성 같은 운동신경이라고, 아주 잘한다고 했어요.
학교 다닐때 운동 아주 잘했구요.
운전 하면서 여러가지 자꾸 못하는 부분이 있구요. 어디쯤 서야 하는지 (배운데로 위치에 섰는데, 다른 차보면
다른 선에 서기도 하고 그래서 헤깔려요. 남편은 초보는 여기서고, 다른차들은 저기서고 그러는데
그게 뭔 소린지 이해가 안가요)
신호등도 좀 헤깔려요.
(제가 머리가 나쁜건 아닌데. ㅠ.ㅠ)
암튼 전체적으로 운전이 '이해가 안간다' 는 느낌이에요.
어제 가족과 다 함께 나갔다가, 애들하고 남편한테 하도 고함치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제가 마음과 몸이 좀 놀래고 슬프네요.
암튼 제가 살려면 운전을 빨리, 능숙하게 해야 하는데 어찌 해야 할까요.
(남편은 아침 일찍 나가고 회식이 많아서 , 규칙적으로 차를 빌리는게 좀 어려울거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