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 민들레 홀씨가 됩시다." / 유시민 연설

저녁숲 조회수 : 832
작성일 : 2011-12-05 12:13:17
유시민 대표 연설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참여당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우리는 통합진보정당의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걸어본 적이 없는, 설렘과 두려움, 성공의 기회와 실패의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미지의 행로입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이 불확실한 미래 속으로 걸어들어 가기로 결단하신 당원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아침 저는, 이름도 빛도 없이 헌신하고 희생했던 수많은 정치의병들의 꿈과 소망을 안고 2년 넘는 세월을 달려왔던 우리 국민참여당이 깃발을 접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당의 창당선언문을 다시 읽었습니다. 우리는 깊게 사랑했던 이를 빼앗긴 고통 속에서 창당하였습니다. 슬픔 속에 주저앉아 눈물만 닦고 있을 수 없었기에 국민참여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꾸었던, 그러나 우리가 다 이루어내지 못했던 꿈을 살려나가기 위해 창당하였습니다. 이 당이 사라진다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입니다. 당 대표로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죄송함을 느낍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미안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길을 선택한 것이 좌절과 패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루기 어려웠던 국민참여당의 꿈을 더 강하게 밀고나가는 결단일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2년 전 국민참여당 창당대회에서 우리는 “당원이 주인인 민주정당,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전국정당, 기회주의를 이겨내는 소신정당, 권위주의를 배격하는 열린 정당, 광장을 지배하는 인터넷정당”을 건설하여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가 걷는 길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임을 선포했습니다.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바로 이런 정당이 되도록 합시다. 우리가 이 정당의 주역이 되어 자유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 평화가 숨쉬는 한반도를 만듭시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크고 작은 내부의 위험과 외부의 장애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안에서는 철학과 이념의 차이보다 문화와 관성적 행동양식의 차이가 더 큰 위험요소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절대 잊지 맙시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새진보통합연대 당원들은 모두 각자 조금씩 부족하고 조금씩 다른 그대로 동지가 되었습니다. 서로 조금씩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두터운 믿음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남들이 우리에게 해주기를 우리가 원하는 그대로, 먼저 우리가 남들에게 해줍시다. 금방 화답이 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고 진심이 통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합시다. 모두 하나가 되어 서로를 온 몸으로 껴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진보 통합은 매우 뜻 깊은 결단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국민의 신임을 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어 다수 국민의 소망을 기꺼이 자기의 것으로 껴안는, 국민 누구나 두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정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과거의 타성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국가권력을 맡아 훌륭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정치세력임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고정된 이념과 교조에도 우리를 맡기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 멈추지 않고 혁신하며 끊임없이 진보하는 정당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데 기꺼이 손잡고 나서 주시겠습니까.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전국당원대회를 치르면서 당의 진로에 관하여 다른 판단을 하신 동지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진보통합에 반대하셨던 동지들께 간곡히 청을 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모두 함께 이 길을 갑시다. 설혹 다수 당원들의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당을 떠나는 동지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러나 웃는 낯으로 보내 드립시다. 2012년 의회권력을 바꾸고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루는 도정에서 우리는 그분들과 다시 손잡고 껴안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그 동안 여러분이 믿고 지지해 주시는 당 대표였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 긍지를 영원히 제 마음에 간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국민참여당의 깃발을 고이 접어 가슴 속에 넣어둡시다. 그리고 우리들 각자가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시민참여와 정치혁신의 꿈을 안고 널리널리 퍼져 나갑시다. 아무리 척박한 땅에도 뿌리를 내리고 밟아도 밟아도 굴복하지 않는 민들레, 우리들 각자가 그 꿈을 지난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가 온 국민의 가슴에 희망의 노란 민들레꽃을 피웁시다. 국민참여당은 깃발을 내리지만 우리의 꿈은 우리가 살아 숨쉬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한 사람의 주권당원으로서,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국민참여당 당원 동지 여러분,
영원히 사랑합니다.
 
2011년 12월 4일
국민참여당 대표 유 시 민
 
 
 
 
IP : 58.235.xxx.4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민님은
    '11.12.5 12:16 PM (114.207.xxx.163)

    참 문학적이예요, 이런 나직함이 그 어떤 사자후보다 가끔 더 설득적..

  • 2. ;;
    '11.12.5 12:27 PM (175.114.xxx.212)

    고마워요, 대표님..
    차근차근 잘 해보자구요

  • 3. 저는 당원..
    '11.12.5 1:48 PM (125.177.xxx.193)

    이번 통합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믿습니다.
    유시민 대표님 끝까지 응원하고 지지할거예요~~^^

  • 4. 화이팅.
    '11.12.5 1:57 PM (180.231.xxx.57)

    저두 숨은 당원으로써 대표님 지지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780 1월 18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18 267
59779 경복궁역 브레드인 롤케익? 3 ,,, 2012/01/18 1,101
59778 네살 애가 꼭 자다가 코 막혀 못자겠다고 깨서 우는데 어쩌나요?.. 13 아이고답답해.. 2012/01/18 1,914
59777 류마티스가 의심된다는데 꼭 류마티스내과로 가야 하나요? 8 약골 2012/01/18 2,221
59776 검찰, MB 한반도대운하특별위원장 집무실 압수수색 1 참맛 2012/01/18 639
59775 “삼성-LG전자 수십억원대 소송 걸릴 수도” 꼬꼬댁꼬꼬 2012/01/18 508
59774 안마의자 ‘효도선물’ 잘못하면 부모님 ‘골병’ 꼬꼬댁꼬꼬 2012/01/18 1,460
59773 7살아이를 다루는게 왜 이리 힘든가요? 5 아비아 2012/01/18 1,385
59772 학습지 선생님 상 당했을때 부조 4 궁금이 2012/01/18 3,785
59771 제발 병원 광고보고 가지 마세요. 2 양악수술 2012/01/18 1,154
59770 지금 82에 계신분중 전업이신분 38 그런데 2012/01/18 4,187
59769 추위 엄청 타는데 시골 시댁 갈때 어떻게 입고 가면 될까요? 9 추워요, 2012/01/18 1,209
59768 1월 1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1/18 366
59767 누전 차단기가 자꾸 내려갑니다... 12 2012/01/18 26,134
59766 며느리 십계명? 2 싫은이유 2012/01/18 1,129
59765 남편이 두렵다는,, 남편은 이혼 반대 두려움 2012/01/18 1,527
59764 댓글 감사드려요. 내용은 지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5 마음이 아픔.. 2012/01/18 1,705
59763 학교 건물 2년이면 다 올리나요? 4 궁금 2012/01/18 412
59762 영국에서 한국식재료 인터넷으로 구하기? 3 밥 먹고파 2012/01/18 1,343
59761 혹시 비데 사실분.. 이마트몰 40%할인 오늘까지네요.. 1 ... 2012/01/18 1,485
59760 올 봄에 결혼 날짜 잡으려는데, 윤달엔 결혼 하면 안되나요? 4 궁금 2012/01/18 1,067
59759 아이 전집 물려주기 7 나무 2012/01/18 1,125
59758 치과공포증이 있는데 임플란트 할때 무섭지 않나요? 7 임플란트 2012/01/18 1,797
59757 만사달관에 도움이 되는 책 없을까요? 2 아수라 2012/01/18 516
59756 [속보] 상주보에서 또 누수, 이번엔 비탈면 누수 참맛 2012/01/18 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