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과 냉전중입니다.

에휴 조회수 : 3,954
작성일 : 2011-12-05 01:29:10

보름쯤 전에 새벽까지 안들어오길래 두시쯤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간간히 그런일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남편은 전화온줄 몰랐고 어찌어찌 전화기가 스쳤는지...

전화기 넘어로 여자 웃음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처음엔 응? 잘못걸었나 했다가 핸드폰을 보니 저장된 남편이름이 떠있고, 가만히 들어보니 남편 목소리도 들리더군요.

뭐 순간 멍했다가, 절벽에서 떨어지느 기분도 좀 들었다가, 퍼뜩 녹음해야지 하는 생각에 삼십분 정도 녹음도 했네요.

술집에서 술마시다가 합석을 한건지 어떤건지 코맹맹이 여자 목소리에 애교가 잔뜩 들어가 있고, 남편은 자기는 뭐~ 하는 사람이다 하면서 간간히 떠들고, 그 여자(들??? )하는 말이 자기도 가정이 있어서 미안하긴 하지만 집에가서 "여봉~ 미안해" 하면서 자면 된다고 하기도 하고...

간간히 남편의 농담과 낄낄거리는 웃음...

결정적으로 자기는 29에 결혼했는데, 결혼 후 확~ 갔다고 하더군요...

남편목소리보다 여자목소리가 감이 더 좋고 또렷하게 들리는건 옆에 나란히 앉아서 그런걸까요?

어찌 남들이 여자 꼬실때 한다는 말들을 똑같이 다 하고 있는지....

 

별거아니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순간 저는 손이 덜덜떨리고, 마음이 진정이 안되더라구요.

 

그이후로 계속 냉전중이에요.

남편은 첨엔 잡아떼다가, 나중엔 그게 뭐가 문제냐고 대화를 들어보라고 자긴 아무잘못없다고 하다가, 녹음된거 들려주니 끄라고 하고는 지금까지 나 죽었소~ 하고 있어요.

뭐 나름 변명이 돈벌기도 힘들고(나름 사업이라고 하고 있어요), 요새 일이 잘 안풀려서 친구랑 술한잔 하다가 어찌어찌 그리된거라고...지도 힘들다며...변명갖지도 않은 말을 했구요.

뭐 시간도 이만큼 지났고, 그보다 더한 일이 있어도 이혼같은건 절대 안할거기 때문에, 아이가 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하니 그냥 마음 풀어주고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근데 문제는 남편 얼굴을 쳐다볼수가 없어요. 남편하고 눈을 맞출수가 없네요.

농담하고 낄낄거리던 목소리가 귀에서 들리는거 같아서 고개도 남편쪽으로 못돌리겠어요.

그날 이후로 정말 한마디도 안하고 있어요. 애들 생각해서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남편쪽으로는 고개도 안돌아가니

어쩌면 좋을까요.

아침도 우리끼리 먹고, 남편은 그냥 이불쓰고 누워있다가 애들나가면 눈치보고 나가고, 저녁도 우리끼리 일찍먹고 치워놓으면 늦게들어와서 혼자 라면먹고 자요. 나죽었소 하고 있어요.

 마음으로는 하나도 불쌍하지 않아요.

그런데 9살 아이가 유난히 저한테 붙어요. 엄마 기분나쁘냐고 계속 물어보고, 지금은 좋으냐고 물어보고, 자기 미우냐고 물어보고....에휴...

어찌할까요...에휴

남편이 밉거나 하지 않아요. 그냥 한심해요. 마음 한쪽 구석에서는 남편이랑은 이제 끝났다 그래요. 그날밤에 물어봤어요. 혹시 나랑 이혼같은거 생각해서 이러는 거냐고.... 절대 아니라네요..애들때문에 그럴 사람 아닌거 알아요. 그냥 한심하단생각만 들어요.

IP : 122.36.xxx.4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2.5 1:31 AM (58.239.xxx.118)

    그냥 맘가는대로 하세요.현재 억지로 감정이 생기지않잖아요.좋은감정.
    싫죠.정말 싫어요.
    싫을때 억지로가 안되요.그냥 얼굴안보고 이야기 안하는게 더 편하지 않나요?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더러운 감정이 완전히 잊혀지면 용서가 되겠지만..저는 상당히오랜기간 저혼자 말안하고 그렇게 있었어요.
    여자웃음소리의 기억이 상당히 오래가더라구요.

  • 2. ㅇㅇ
    '11.12.5 1:35 AM (211.237.xxx.51)

    에휴.. 뭐 그래도.. 미안한줄은 알고 잘못한줄은 아는것 같네요..
    이혼할 생각이 없다면.. 애들 생각해서라도 그냥 적당히 풀어주심이 좋을듯해요.
    무엇보다 원글님 자신을 위해서요.
    아이가 혹시라도 상처받을까 걱정도 되실테고요..
    저는 82에서 하도 개차반 같은 남편들 얘길 들어서인지
    오히려 원글님 남편분쯤 되면 그나마 양반이라고 해드리고 싶네요..
    적반하장으로 되려 큰소리 치고 이혼하자고 나대는 인간도 있다는데
    그나마 반성모드라니깐요..
    한번 실수 한거라면 눈감아 주세요. 다음엔 절대 용서 못한다고 못은 박아두시고요..

  • 3. 확실히 하고 넘어가세요
    '11.12.5 1:55 AM (174.118.xxx.116)

    일단, 원글님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실 필요가 있어요.
    싫은건 싫은거다...참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원글님의 마음이 스스로 정리가 되고 그리고나서 배우자랑 대화를 하시는게 좋아요(배우자가 현재로서는 먼저 대화를 청하지 않고 있으니)
    소리를 지르던지 나가서 한 판 붇던지 감정을 표현하시는게 가장 좋습니다.

    스리슬쩍 쿨한척 넘어가면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폭력남편도 일단 처음 때리고 나서 부인이 그문제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아서 또 하게 되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답니다.

    반드시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짚고 넘어가세요

  • 4. ..
    '11.12.5 3:10 AM (222.121.xxx.183)

    아이들은 그럴 때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다고 생각한대요..
    우선은 아이에게 니 잘못은 없다고 꼭 말해주세요..

  • 5. ..
    '11.12.5 6:45 AM (175.112.xxx.72)

    에구
    그노메 스마트폰.... 제대로 좀 만들지...

  • 6. ㅠㅠ
    '11.12.5 8:04 AM (121.135.xxx.134)

    웬만큼하시고 봐주세요
    현장잡아도 어쩔래 하고 나오는 남자들 많아요
    한꺼번에 풀지 마시고 슬슬 풀어주세요

  • 7. 차라리 다행
    '11.12.5 9:24 AM (116.125.xxx.30)

    한참 진행중인 외도를 목격하신것도 아니니, 그나마 천만다행이 아닐까요.....
    며칠 더 괴롭히시고, 살살 풀어주세요. 남자들, 여자들이 들이대면, 싫다고 마다할 사람
    절대 없답니다. 제 주변에 하도 험하게 외도하고 가정 풍비박산 내버린 정신나간 위인들 몇 사람보니,
    원글님 남편분은 오히려 귀엽기까지.... 죄송^^
    마누라 만한 여자 없다.. 싶게 만들어야한대요. 아... 참 힘들죠?
    `

  • 8. 솔직하게 말씀하심이
    '11.12.5 7:08 PM (124.195.xxx.143)

    전 원글님 이해가 갑니다.

    원글님이 도리어 민망한 거죠
    행동 자체가 부끄러운 행동이라서요

    집에 가서 여보 미안해 하고 자면 되는 여자들은 또 뭔지.

    하여튼 남편에게
    이 글대로 말씀하세요

    화가 난다기 보다 이렇게밖에 안되니 기다리라구요.

    남편분 제대로 혼나시고 반성하셔야 할 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6841 서른 후반 장래상담 ...;; 4 ... 2012/02/03 1,890
66840 돌지난 아가들.. 3 이밤에 아기.. 2012/02/03 1,001
66839 이밤에... 청소하기 싫어서 울고 싶어요 ㅠㅠ 15 자고싶다 2012/02/03 3,480
66838 위, 대장 안 좋은 분들 케익, 커피 안 드시나요? 2 --- 2012/02/03 1,427
66837 자녀 비타민 먹이고 차분해졌다는 글 어디있을까요? 6 애들 비타민.. 2012/02/03 2,292
66836 급)프랑스 파리에 사시는 분 or 사셨던 분 ..국제학교에 대한.. 4 비범스 2012/02/03 4,306
66835 항공사 마일리지에 대해서 아시는 분!!!.. 27 ... 2012/02/03 4,367
66834 휴..전 이제 빨래 다 널었네요.모두 편히 주무세요. 2 독수리오남매.. 2012/02/03 1,353
66833 서울에서 야경 멋있게 보면서 먹을 수 있는 부페 어디일까요? 6 궁금 2012/02/03 2,171
66832 킬링타임용으로 그만하면 괜찮은데 유정이나 한가인이나 둘다 몰입은.. 4 해품달 2012/02/03 1,476
66831 한명숙님은 한미fta폐기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으신가봅니다.. 7 실망 2012/02/03 1,746
66830 드럼세탁기.. 7시부터 씨름하다 ..내가 졌네요;; 5 동파조심 2012/02/03 2,182
66829 이런 증상도 우울증일까요? 6 .... 2012/02/03 1,938
66828 버스에서 무례한 소리 들었을 경우 ...? 2 .. 2012/02/03 2,041
66827 부담부증여를 받을때 증여세는 누가 내나요? 2 마크 2012/02/03 4,905
66826 요즘 독감 심한가요? 5 독감 2012/02/03 1,693
66825 죽기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이쁘다는 말을 듣고싶습니다(아래 링크에.. 1 호박덩쿨 2012/02/03 1,661
66824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부모님(혹은 부모님 중 한분)에게 하시.. 7 noname.. 2012/02/03 1,779
66823 국립대 교수 월급 7 국립대 2012/02/03 20,172
66822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어떤 사람이 하나요? 5 금융계 아니.. 2012/02/03 1,610
66821 여자아이들도 공룡 좋아하는 아이 많죠? 10 .. 2012/02/03 2,789
66820 유용한 싸이즈 압축팩 2012/02/03 898
66819 훤의 어머니 대비 역할 하는 분 20 해품달 2012/02/03 4,177
66818 반기문 신발투척 당하다 4 나라망신 2012/02/03 2,284
66817 나꼼수에서 사발은 무슨 뜻인가요? 4 ... 2012/02/03 2,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