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연아, 이건희, 스포츠 쇼비니즘

쇼비니즘 조회수 : 2,512
작성일 : 2011-12-03 18:49:51

우리나라 스포츠는 극단적인 국수주의와 연결되어 있어요.

원래 스포츠는 승/패를 가리는 호전적인 특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극단적 애국주의와 전체주의까지 덧칠해졌죠.

우리나라는 OECD국가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한테 연금을 주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금메달을 따면 쓸모가 많겠죠.

금메달리스트가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리면 기걸보는 국민들은 자신이 딴것처럼

자부심을 가집니다. 금매달을 따거나 우승자가 되어 돌아올 때 열광적으로 태극기를 흔들던 때도 있었죠.

국민을 한마음으로 일치시키고 희망을 가지게 하는게 우리나라 스포츠의 오래된 기능이었어요.

그런 나라이니, 이건희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한다고 사면을 주는 나라, 묵인하는 나가가 된거죠.

 

김연아와 이건희 사면은 스포츠 쇼비니즘의 발로입니다.

DJ 때 박세리, 참여정부때 이봉주인가요?(요건 잘 모르게네요)전두환 때 최윤희 임춘애, 박정희 7전8기 홍수환이었나요?

연아는 여기에 몇가지 더 추가되었습니다. 

메달리스트이어서 애국심의 대상이자, 하필 라이벌이 마오로 대변되는 일본을 이겼다는 복수심까지 채워주었습니다.

게다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발랄해서  삼성이 잽싸게 메인 모델로 발탁할 정도였죠.

연아한테 잘해주면 애국하는 느낌이 들었고, 연아를 욕하는 이를 벌주어야 연아를 지켜준다고 생각하게 했어요.

댓글에 누가 그러더군요. 연아가 대한민국 성역이라고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예뻐해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암묵적인 성역까지 되었네요. 김연아는.

 

김연아 선수는 두가지 측면에서 봐야 할 거 같아요.

한가지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있다는 걸 감안해서 봐야합니다.

미성년자부터 이제 성년이 된 소녀인지라 국가기관이 자주 이용합니다.

빙상연맹, 대한체육회, 평창 유치단, 심지어 한미FTA 만찬 자리까지 국가는 불러냅니다.(자잘한 용어는 줄입니다)

그들은 연아의 애국주의적인 이미지를 이용할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아는 이명박 정권의 마스코트라고 조롱하는 분도 있죠.

 

두번째, 연아는 미성년자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본 여자 선수입니다.

노력하는 피겨선수인데다 실력도 있고, 예쁘며  심지어 영어도 잘합니다.

남자들은 섹시하기까지 하다고 하네요. 그는 롱다리부터 온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빙상위에서 우아하게 춤추죠.

연예인들을 동경하고,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나라에서 연아는 딱 맞는 캐릭터입니다.

온국민한테는 애국심의 성지이고, 남자한테는 로리타 콤플랙스의 대상,

여자한테는 자신만만하게 세상을 향해 도전장을 낸 당찬 여자인거죠.

어느덧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면 대부분 연아를 좋아합니다. 좋아해야 하며고 싫어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었죠.

 

앞으로 우리는 애국주의적 관점에서의 연아와 보살펴주고 돌봐줘야하는 미성년 연아를 보내줘야 합니다.

연아는 한번도 정치적인 소신을 내비친 적 없습니다. 정치적인 발언을 한 적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맘대로 그녀를 자기 편이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20대의 김연아는 힘들겁니다.

그동안 드러낼 기회가 없었던 정치적인 분야, 사회적인 분야에서 정체성을 보여줘야하겠죠.

열정적인 연아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이명박 이건희와 활짝 웃는 권력지향적이고 스타적 기질을 보여주는 흔하디 흔한 CF스타로 남게될지,

사색하고 고민하는 성숙한 여자로 될 지 지켜봐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김연아가 광고를 휩쓸고, 또 온국민이 지지하고 열광하는걸 쇼비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간동안 주입된 군국주의와 이후 재건기 동안 주입된 국가주의,

그리고 스포츠 본래의 쇼비니즘이 바탕에 깔렸고, 외모 지상주의,부자와 엘리트 동경까지 가미된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IP : 121.88.xxx.16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11.12.3 8:22 PM (220.117.xxx.65)

    우와~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제가 평소에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던 점을 딱 꼬집어서 아주 잘 적으신 거 같아요. 고개를 끄덕거리게 됩니다.

  • 2. 와~~~
    '11.12.3 8:50 PM (1.247.xxx.139)

    엄청 똑똑하신듯 ^^
    앞으로 우리는 애국주의적 관점에서의 연아와 보살펴주고 돌봐줘야하는 미성년 연아를 보내줘야 합니다
    참 와닿는 말이네요
    이번에 느꼈어요 내 욕심이고 환상이었다 님말씀처럼 보내줘야 할거 같네요

  • 3. 추천 백만개
    '11.12.3 8:51 PM (218.239.xxx.170)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 바예요.
    누구보다 피겨 좋아하던 사람인데 오히려 김연아 선수 띄우기가 도를 넘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피겨가 편하게 봐지지가 않더군요.
    특히 그랑프리 파이널 우리나라에서 개최했을 때... 마오선수가 경기하다 넘어졌을 때 한국 관객중에 큰소리로 잘한다(?) 조롱하던 모습, 게다가 그게 일본관중이라고 덮어 씌우는 걸 보면서 중국 욕할 형편이 아니구나 싶어서 정말 참담했습니다.
    차라리 김연아선수의 은퇴비스무리한 요즘... 아니나다를까 김연아선수 출전 안하니까 공중파방송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요즘 차라리 인터넷 뒤져가며 편하게 피겨를 즐길 수 있네요.
    자국 선수 출전 안하면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도조차 안해주는 게 피겨의 현실인데 그런 피겨에서 금메달 하나 땄다고 전 세계가 알아주는 양 떠들었던 호들갑에 씁쓸해하면서요.

  • 4.
    '11.12.3 9:49 PM (61.101.xxx.6)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실줄이야.

    하지만 님과 같이 글 재주가 없어 늘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맞아요.환상이죠.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서 세뇌되어지고 우리가 환상을 만들어 낸것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4630 조문하는 나꼼수 맴버 1 나꼼수 2011/12/31 1,918
54629 벌교 꼬막 찾아요~ 7 아침햇살 2011/12/31 1,638
54628 스키장 다녀와서 아 다리 아파요. 1 초3 2011/12/31 991
54627 오늘 출근하신분 ㅠㅠㅠ 12 출근크리 2011/12/31 2,210
54626 파운데이션 다양한 브랜드 제품 써보고 고르려면 어디로 가야 하.. 8 ... 2011/12/31 1,993
54625 MBC 미니 쓰시는분들..지금 잘 되나요? 4 .. 2011/12/31 1,136
54624 렛미인...인가 하는 프로를 보니. 8 와.. 2011/12/31 3,636
54623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이준석 비데위원에게 보내는 편지 5 깨어있는시민.. 2011/12/31 2,094
54622 마트갔다가 시식한 쌀국수 짬뽕 맛있네요 96 드셔보셨나요.. 2011/12/31 8,670
54621 소지섭 나온 로드넘버원,괜찮은지 궁금합니다. 5 드라마 몰아.. 2011/12/31 1,611
54620 시부모님 장례식때 돈문제입니다. 23 둘째며느리 2011/12/31 14,886
54619 내년 국운은 어떨까요? .. 2011/12/31 1,309
54618 한미FTA 폐기 단체, '민주당 시민선거인단' 참여 선언 4 prowel.. 2011/12/31 2,021
54617 35세, 목이 너무 쉽게 쉬고 너무 아픕니다 7 제발도와주세.. 2011/12/31 2,778
54616 여성복 emcee(엠씨) 브랜드 상설할인매장 어디에 있나요? 1 애셋맘 2011/12/31 4,370
54615 해지스 시즌오프 3 겨울 2011/12/31 3,173
54614 친정엄마가 무릎연골이 찟어지셨다는데요.. 6 걱정 2011/12/31 4,053
54613 43세의 마지막선택 5 고민맘 2011/12/31 3,158
54612 전 양말 기워 신고요 그 후엔 이렇게 해요.ㅎㅎ 3 ㅎㅎ 2011/12/31 3,077
54611 리큅건조기 전기세 많이 나오겟죠? 2 갈등 2011/12/31 7,512
54610 산후조리원 추천부탁드려요 스카이러너 2011/12/31 1,453
54609 “총선 야권단일후보 찍겠다” 50.1% 참맛 2011/12/31 1,763
54608 성행위를 위하여..건배사 제의 10 세레나 2011/12/31 4,801
54607 나는 그저 상식의 지지자일 뿐인데.. 4 ... 2011/12/31 1,903
54606 대구시 공무원의 일왕생일 축하리셉션 참가와 관련한 건 3 참맛 2011/12/31 1,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