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집 안 팔린다는 분 댓글에 아직도 집값은 절대 떨어질리 없다는 분들이 계셔서 놀라면서 댓글 달았는데 어쩌다 날아가 버려 그냥 새 글로 씁니다.
그냥 제 주변 친구들이나 저보다 좀 더 어린 친구들 요즘 분위기랑 부동산이랑 관련 있지 않을까 해서요.
전 서울 사는 30대 애 엄마구요, 친구들 대부분 연고대 이상은 나와서 건실하게 직장생활도 하고 전문직 잘들 꾸려가며 살기도 하고 그러는데요.
대체적인 분위기가 '서울 싫다, 강남 싫다. 아파트도 싫다, 집 살 돈 없다, 돈 있어도 별로 사고 싶지 않다'입니다. 저러는 애들 중 강남 출신들이 70% 정도 되는 것 같구요.
저보다 5-10살 정도 어린 대학 졸업 막 했거나 졸업하고 사회생활 2,3년 한 친구들 보면 정말 너무 허덕여서 불쌍하구요. 집이 아주 잘 살지 않는 한 학비와 생활비 대출이며 잘 되지도 않는 취업이며 취업해 봐야 몇몇 대기업 아닌 다음에야 정규직조차 월급 150이나 받을까 하는 상황이지만 안 다닐 수는 없으니 미래가 없고 그렇더군요.
제가 뒤늦게 학교를 다시 다니는데 양극화가 심한게 딱 눈에 보이는데 대학원생들 최고급 외제차 끌고 다니는 애들도 꽤 있는 반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수준으로 장학금 받는 애들도 생각보다 아주 많아서 놀랐습니다.
불로소득 많은 사람들, 부모가 집쯤이야 턱턱 사줄 사람들은 상관 없는 얘기겠지만 제 주변의,자기 힘으로 이 사회 중산층을 형성해 갈만 할 친구들은 열심히 살고는 있으나 마음 속으로는 서울에 과잉집중된 이 살인적인 경쟁체제와 비정상적인 부동산값에 지쳐 나가떨어져 부동산에 대해 관심 껐구요(물론 제 주변에 한정된 표본들이라 대표성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저보다 좀 더 아랫세대 애들은 극히 일부를 빼면 아예 현실적인 여력이 없는 것 같구요.
이 사회 전체를 봐도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저성장 기조에, 현 상황에 대한 뾰족한 타개책 따위는 전혀 없고, 전세계가 폭탄 돌려막기 하듯 경제위기를 땜질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 부동산만 그 비정상적 상승세가 유지될리는 없어 보입니다.
다들 아시는 얘기겠지만 쓰다보니 집값 떠나서 그냥 암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