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욱 눈팅만 하다가 한 두달전에 글을 올렸던 적이 있어요.
신혼초부터 49세인 시어머니 모시고 13년, 시동생 9년, 시할머니 2년간 방 2개짜리 집에서
힘들게 살았고, 이번에 조그만 집을 사서 이사하게 되었는데 시어머니가 끝까지 머리쓰시면서
따라오시려 하더군요.
경매 두 번 당하고 파산, 면책 신청해서 겨우 빚 다 갚아낸게 작년이예요. 그리고 나서 어느정도
모아놓은 돈에 친정 막내동생 (친정엄마는 이 사실을 모르시구요) 에게 1500만원 빌려서
이사를 가는데 (중학교 들어가는 아들녀석 방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어서 약간의 무리를 했어요)
다 알면서도 (제가 힘들게 산거 알고, 시어머니 물론이고 집성촌처럼 몰려사는 시댁에 정말 잘하고
살았거든요) 너는 착하니까..너는 착해빠졌으니까..요즘 세상에 너같은 애는 없다..하시고, 당신 친구들이
누구 엄마는 요즘 사람이 아니라고..정말 착하다고..늘 이런 말씀 하셨어요.. 저..모르고 그대로 당해서
시집살이 한거 아니거드니요..저도 자식 키우는 사람이니까..내 자식한테 보상을 바래서는 더더욱 아니었고
어른에 대한 도리를 다하고 살면 우리 아이들은 버릇없게 크진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아이들 생각해서
할 도리 다하고 살았어요..
10월 중순에 집 계약하고 와서 남동생한테 돈빌린다고..그런데 너무나 당당하신 거예요..주변에서 친구분들
친척분들 애들 분가시키라고 난리라면서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너 몇년뒤에 친정 있는 서울 가서 산다며..
니들끼리 살고 싶으면 나가리구...근데..나혼자 여기 살면 남들이 날 뭘로 보겠니...??? 순간의 연민으로
분가하겠단 말 못하고 접었는데 올초에 결혼한 시동생부부가 사람을 완전 돌아버리게 만들었어요..
결혼전 같이 살면서 무수히 애먹였던 시동생..그냥 덮고 동서랑 잘 지내려고 잘해줬어요. 근데 이건 한 술
더 떠서 더 안하무인이었어요. 정말 많은 사건과 무수한 일들이 있었지만, 몇 주전 동서의 한 마디가
제 입으로 분가하겠다는 말을 하게 하였어요. 올 1월에 시동생이 동서에게 집에 빚 3천만원 갚아준다고
우리 결혼할때 많이 못해주는거라구..빚..저희 오천만원 있는거 우리가 다 갚고 살았고,
시동생 결혼전에 시어머니가 같이 살면서 우리 힘든거 뻔히 아시면서도 시동생 빚만 9백만원 저 몰래 갚아줬다가
들통난적도 있고, 결혼할때 전 아무것도 못받았지만, 동서는 현금에, 예물에, 이바지 기본적인건 다 받았어도
시댁에 큰 소리치고 사는 사람이예요. 그리고 우리가 조그만 사업하면서 정리할때 시동생에게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데요.
시어머니한테 확인했더니 그 말 시어머니한테서 나온거였어요..큰아들과 맏며느리 바보로 만들고, 동서가
결혼하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윗동서한테 소리지르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한게 그거였어요..동서가
돈이라면 환장하는 사람인데 형님네는 시어머니가 빚 갚아줬으니까 저러고 사는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한거고
두 달전 처음으로 제 목소리 냈을때 자기가 버릇없게 군거 울면서 사과했어요. 형님도 받은거 아무것도
없다하시고, 형님이 그렇게 힘들게 산지 몰랐다고..
두 번 유산했을때 식당하시면서도 미역구 반찬 한 번 해준적 없으셨고, 출산하고 오일만에 집안일 다했구요.
저 애 둘 낳았어도 46킬로 나가요..보는 사람들은 말라서 안쓰러워할 정도이고 타고난 약골인데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집안 대소사 모든거 시어머니 저한테 다 떠맡기고 나몰라라 했어요.
수고했다..이 한마디면 착한 너는 이걸로 된거다..라고 생각했겠죠..둘째는 워낙 성질도 있으니까 걔한테
불만이 있어도 나보고 참으라는 식이었구요.
몇 년 전 자궁암 검진가서 5센티짜리 물혹있는거 말씀드렸더니..쓸데없이 암검진해서 그런거 알아왔다고 핀잔 들었고..
이런 사실 남편한테 단 한번도 안하고 살았어요..8월에 안하무인 동서가 제 뒤통수에 앞통수까지 치길래
도저히 안되서 저도 13년만에 제 소리 내기 시작햇어요.
어릴때 시집와서 시어른들한테 잘하는거 보고 형님이 큰 흠이 있어서 이집에 잘하는줄 알았다는둥...
형님은 절대 분가하면 안된다는둥..큰 흠은 당사자가 있으면서 (동서는 재혼이거든요) 뭐 눈에 뭐가 보인다고..
분가는 2주전에 결정했어요. 숨이 막히고 누가 내 목으로 조르는것 같은 미칠것 같은 상황이었어요..
남편을 불러서 분가 안하면 당신하고 끝내겠다고 했어요. 당신한테 아무 미련도 없다고...이유는 당신은 내가 힘든것도
알아준적도 없고 처가집에 아무것도 안했고, 긴 세월동안 당신한테 단 한번도 기댄적 없었기에 정도 미련도 없다고
했어요..시집살이가 힘들어도 남편이 제 맘을 알고 헤아려줬으면 그런 말조차도 안하고 살았을거예요.
내 자식들 때문에 이날까지 참고 살았는데 더는 못하겠다고..빨리 결정 안내리면 내가 다 얘기하겠다고..
그 날 바로 시어머니한테 분가하겠다고 남편이 얘기하고 (단 한번도 제 주장 안했던 사람이 울면서
얘기하니까 알아듣더라구요) 저녁에 시동생 부부까지 같이 모여서 얘길 했어요..
시동생 첫마디가 엄마랑 합의했어요?? 그러면서 자기가 엄마를 모시고 싶어도 엄마가 싫어한다고 하길래
맘에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더니 바로 입 다물더군요..시어머니는 우리를 생각해서 임대아파트 보증금
때문에 우리랑 같이 가려고 한거지..당신도 결코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네요..속 보이는 말을 어찌나
하시는지..제가 제사는 제가 가져가서 지낸다고 하니까 제사는 당신 권리라면서 제가 와서 일만 하라고
하길래 마무리 된줄 알았어요..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저..페렴으로 8일간 병원에 입원했어요..
시어머니는 설마..니가 분가한단말 할 애가 아니라고만 철썩같이 믿고 있었고, 시동생도 우리 형수는
끝까지 우리 엄마랑 살거야..라는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날 표정이 가관이었어요..
뭐 씹은 표정..자기 마누라가 엉망인데 저한테 꼬투리 잡을만한 일이 없으니까 그 대단한 성격에
누르고 있더라구요. 하늘이 알고 땅이 알만큼 성심성의껏 어른에게 하고 살아서 미련이 없었고
분가 결정한날까지 마음과 몸 모두 아픈 상태였는데 그 다음날 병원갔더니 페렴이 심하다고
병원으로 입원했죠..공교롭게 시어머니 분가 결정한날까지 일 하셨고 제가 입원한 날이 그 다음날
이었어요..저희 따라간다고 잘 다니는 일까지 얼른 그만두셨어요..이제 62세이고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서 감기 걸려도 약 한번 드시면 멀쩡해지시는 체질이니까 몸 약한 제가 늘 못마땅해
하셨어요. 제가 입원하자마자 첫마디가 너는 선수도 어쩜 그렇게 잘치니?? 아프고 몸살 날
사람은 난데 왜 니가 아프니?? 뭔 말을 해도 이젠 들리지도 않았어요..
퇴원하는 날 남편이 그러대요..엄마가 분가에 미련이 남았는지..왜 갑자기 니들 분가하냐고..묻길래..
말해줬대요. 엄마도 시어머니다..주변에서 누구엄마한테 분가하라고 난리였다..그리고 제수씨가 일단 핵폭탄이어서
누구엄마를 너무 힘들게 했다..그랬더니 아무말도 못하시더래요..더 이상 분가에 관해서 엄마가 말 안할거라구...하더군요
집에 오니까 초1 초6 손자들 일주일간 돌보신거 아니까 힘드셨죠?? 하니까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니 애들 못보겠다 면서
힘들었다고..보상하라고....지금 저한테 뒤틀려 있고 뭐라도 꼬투리라도 잡고 싶은건 다 아는데 자꾸 그러니까
분가해서도 잘해드리고 싶은 맘이 이만큼도 없더라구요.
더구나 62살이면 혼자 사셔도 충분한 연세이고, 건강하시구요..다시 원래 일하던 직장으로 복귀해서 일 다니시고
계시네요. 제가 당신 밥줄 끊어놨다는둥..친척분들한테 '얘가 나 미워서 나보고 따라오지 말라 한다고' 그래서 제가
제가 언제 그랬냐고 했더니 ' 그건 내 말이 그렇단 얘기라고..' 늘 이런식이었어요..
그래도 참고..또 참고..바보 병신짓 했다는 말도 참 많이 들었네요..시어머니한테..착하다구요..ㅠㅠ
며칠전 제사를 저보고 다 가져가라 하시대요. 여태 니가 다 했으니까 다 가져가라길래..왜 그러냐 그랬더니 멀어서 와서
하기 힘들지 않냐길래 택시타고 오겠다고 했고, 제가 제사를 가져가면 어머님은 위신 떨어진다고 말씀드리고
2년뒤면 저도 일하러 다니면 그땐 어떡하냐고. 그랬더니 나는 니가 힘들까봐 그랬대요..
너무 길었죠?? 분가결정한지 열흘밖에 안됐는데 이사는 다음달 26일이네요..
남편이 좀 달라지는것 같아요..병원에 입원하는거 보고 얘가 도대체 얼마나 힘들었으면
입원까지 했나..싶더래요..몸은 많이 아팠지만 분가결정하고 바로 병원에 입원한거라서
시어머니, 시동생, 동서 모두 입을 닫게 만들었네요..
셋이서 나름대로 저 우습게 보고 머리 굴리다가 자기들이 그 꾀에 넘어간 형상이 되었어요.
상대가 배려하고 착하면 그대로 받아줄거라 생각하고 산 제 착각이었겠지요.
이사가면 기본 할 도리만 하고 앞으로는 남편이 처가에 하는 만큼만 시댁에 하겠다고 했어요.
단 제가 안타까운건 시어머니께서 조금만 저를 배려해서 신혼도 없이 시집살이 했으니까
몇 년만이라도 니들끼리 살아봐라..했으면 저는 나중에 돌아가실때까지 제가 모실 생각이었어요..
그 기회와 찬스를 제가 몇 번이나 알려드렸는데 모른척 하신겁니다..그래서 제 맘은 이미 닫혀버렸고
(참 많이 힘들었네요) 퇴원후 계속 트집 잡아도 신경도 안쓰고 있어요. 한 달만 참으면 된다....이런식으로요..
이제 고생이 끝나나봅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