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돌보던 길냥이가 갑자기 죽었어요..ㅠㅠ

슬픔 조회수 : 3,610
작성일 : 2011-11-27 22:48:13

매일 아침저녁으로 사료랑 물을 챙겨 주는데

4~5마리 가량의 길냥이가 먹고 가요.

만나면 아는 척도 하고 정이 많이 들었는데

오늘 아침 밥을 주러 갔더니 밥그릇 근처에 한 마리가 죽어 있었어요.

올해 여름에 태어난 새끼냥이인데... 왜 죽었을까요.

사료는 남아있었는데...얼어죽었다면 거기 와서 죽진 않았을 건데

입가에 뭔가 노란 섬유질같은 것이 많이 묻어있었어요.

어디가서 뭘 잘 못 먹은 건지...

아파트 화단이라 주민들 눈치 봐 가며 밥을 주는데 만약 거기 사체가 있는 걸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밥 주는 것도 힘들 것 같고

다른 냥이들이 밥 먹으러 왔다 갔다 하고 있어서

얼른 집에서 삽이랑 상자, 비닐장갑 갖고 내려가 아무도 몰래 담아서 뒷산에 묻었어요.

좀 무섭기도 했지만 땅을 파고 묻으면서

다음에는 이런 고단한 삶을 사는 신세로 태어나지 말고

행복한 그 무엇으로 태어나라고 했어요.

이 겨울이 지나는 동안 얘들은 몇 마리나 살아남을지

나는 또 몇 번의 상실감을 견뎌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IP : 61.254.xxx.227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littleconan
    '11.11.27 10:50 PM (210.57.xxx.91)

    좋은곳에 태어날겁니다.

  • 2. ..
    '11.11.27 10:51 PM (61.98.xxx.76)

    눈물 납니다.

    요새 이런 글로 인해 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있는 제가 많이 바뀌었어요.
    동물이나 인간이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 3. evilkaet
    '11.11.27 10:54 PM (222.100.xxx.147)

    원글님 넘 좋은 일 하십니다! 아마 그 길냥이 좋은 데 갔을거같아요! 원글님 같은 좋은 분 만나서 잠시라도 너무 행복헸을것 같아요! 상심이 크신것 같은데 마음 잘 추스리시길요!

  • 4. 울컥
    '11.11.27 10:56 PM (220.117.xxx.38)

    고맙습니다...날 추워지니ㅠ

  • 5. 감사합니다..
    '11.11.27 11:00 PM (121.134.xxx.227)

    자꾸 눈물이 나는데...
    원글님 덕분에 그 애기 고양이 원글님 소원대로 이 다음생엔 행복한 생명으로 태어날거예요..
    무서우셨을텐데, 산에 묻어도 주시고...정말 감사드립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 6. ㅠㅠ
    '11.11.27 11:06 PM (110.11.xxx.200)

    너무 슬퍼요.. 새끼고양이는 그래도 고마웠을 거에요 님에게..
    맛있는 밥도 먹으며 지낼수있었고 고이 묻혀 하늘나라 갈 수 있었으니 말예요

    그런데 노란섬유질 같은 게 묻어있다면 병으로 죽은 듯 합니다
    구토할 때 노란액체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날씨가 추워서 면역력도 떨어지고 바깥세상엔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감염경로가 많으니 어쩔 수 없는 듯 해요ㅠㅠ
    길냥이들 밥 주는 공간이 아파트 화단 말고 더 구석지고 사람들 눈에 안띄는 곳은 없나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며 냥이들 밥 먹는 것, 어슬렁거리는 것 볼텐데,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이 음식에다가 독극물 타는 경우 종종 있거든요...
    사람 좋아하는 냥이라 가까이 다가오면 막 때리기도 하고...ㅠㅠ

    길냥이 밥주는 분이 길냥이 밥주며 매일매일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인데
    한번 가보셔요,,
    이분은 80마리가 넘는 길냥이에게 매일 새벽 사료를 챙겨주시는데
    그동안 여러번의 이별, 죽음을 경험했거든요.....대부분 못된 사람의 잘못으로요
    님께 무언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부산대 길냥이 http://blog.naver.com/brainetwork

  • 7. ㅠㅠ
    '11.11.27 11:07 PM (110.11.xxx.200)

    주소가 안뜨네요ㅠㅠ
    http://blog.naver.com/brainetwork
    여기입니다

  • 8. ...
    '11.11.27 11:09 PM (112.153.xxx.24)

    좋은곳으로 갔을거에요..

    고맙습니다..

  • 9. 고양이는
    '11.11.27 11:09 PM (125.131.xxx.231)

    잠시라도 행복했을 겁니다. 님 같은 분에게 도움을 받아서요.
    넘 슬퍼 마세요...

  • 10. 나거티브
    '11.11.27 11:09 PM (118.46.xxx.91)

    사람 사는 것도 팍팍한 세상에, 길냥이들까지 돌봐주신다니
    복 받으실 거예요.

  • 11. 원글이
    '11.11.27 11:21 PM (61.254.xxx.227)

    종일 마음이 울적했는데 위로받으니 고맙고 눈물이 더 나네요.
    제가 길냥이들에게 관심이 많으니 고2 아들도 관심이 많았어요.
    얼마전 외국여행 갈 일이 생겨서 아들한테 냥이들을 맡겼더랬어요.
    아침 일찍 등교하고 밤 늦게 귀가하면서도 며칠동안 빠짐없이 사료와 물을 주었더라구요.
    오늘 멀리 간 그 냥이, 아들도 아는 냥이인데 말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혼자 묻고 있으니 마음이 아파서 이야기 하고 같이 슬퍼하고 싶은 마음과
    충격 받고 우울해 할 걸 생각하니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사이에 갈등이 생기더군요.
    남편에게 얘기하니 아이에겐 말하지 말라면서 좋은 데 갔을거야..
    죽으면서도 밥과 물을 먹던 그 곳이 제일 좋았기에 거기에 와서 눈감았을 거야..하더군요.

  • 12. ㅇㅇㅇ
    '11.11.28 3:36 AM (174.61.xxx.72) - 삭제된댓글

    죽은 아기 냥이의 명복을 빕니다.
    짧은 생이 얼마나 춥고 힘들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상실감을 견디고 좋은 일을 하시는 원글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13. 원글님
    '11.11.28 7:30 AM (96.49.xxx.77)

    따뜻한 분이십니다. 고맙습니다. 죽은 냥이도 고마워했을거에요.

  • 14. ...
    '11.11.28 10:31 AM (59.10.xxx.172)

    저도 3마리 키우는 집사로서
    길고양이들 보면 정말 마음이 아련해요
    우리 두딸들에게 그럽니다
    열심이 공부해서 부자되어서 길냥이들 보호시설 좋은 거 만들으라고요
    엄마가 동물 사랑하니 자연스레 아이들도 배우네요
    둘째 딸은 수의사가 꿈이구요
    원글님 죽은 양이 묻어주시기까지 하시니 참 고마운 분이세요
    복 많이 받으시길 지금 기도합니다

  • 15. 네모네모
    '11.11.28 11:00 AM (61.42.xxx.5)

    저도 작년에 그런 경험이 있어요. 어미냥이와 새끼냥이 2마리였는데
    추울까봐 집도 만들어주고 거기서 셋이서 자는 거 보고 흐뭇해하고 그랬는데.. 물론 제가 다가가면
    셋이 총알같이 튀어나와 도망가긴 했어요;; 근데 사람보고 도망가는 게 길냥이한테는 안전한 듯 해요.
    어쨌든 그렇게 밥 주면서 돌봐줬는데 새끼 한 마리가 자는 것처럼 집 안에 누워있는데 저녁에 가고
    계속 그 자세인 거에요. 죽었더라구요... 그때도 입 주위에 구토한 흔적같은 게 있었어요.
    너무 슬펐지만 사체 수습해서 묻어줬어요. 좋은 곳에 갔을 거에요.

  • 16. 저도 냥이 키우구요..
    '11.11.28 11:08 AM (175.118.xxx.242)

    길냥이들 밥 주지만...
    무지개 다리 건넌 길냥이들 묻어주는거.. 정말 쉬운일 아닌데... 정말 대단한 일 하셨어요...
    님덕분에 그리 슬픈 묘생은 아니였네요.. 짧은 시간 살다 갔지만..
    좋은 일 하셨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823 유기접시 하나가 안보여요.. 4 .. 2011/11/29 1,426
42822 야권통합과 뿌리깊은나무, 석삼이를 잊지 말아주세요. 3 나거티브 2011/11/29 1,198
42821 어린이집 언제 보내는 게 가장 이상적일까요? 13 똥민맘 2011/11/29 3,351
42820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쌍화차를 5 쌍화차 2011/11/29 2,637
42819 하수구좀 열어줘요 ㅜㅜ.. 6 아오 2011/11/29 4,860
42818 아이 친구 엄마.. 한번만 더 이럼 한마디 해야겠어요. 5 머리지끈.... 2011/11/29 3,631
42817 글 내립니다.. 15 기분이 나쁜.. 2011/11/29 2,957
42816 종로경찰서장 폭행과 관련하여 -전 종로경찰서 경찰관 2 참맛 2011/11/29 1,681
42815 집을팔고싶습니다 도와주세요 2 인천 2011/11/29 2,035
42814 향수 추천 좀 해주세요.. 4 향수 2011/11/29 1,508
42813 아버지학교 나 부부클리닉 같은거 추천해주세요 4 답답해요 2011/11/28 1,266
42812 두피 가려움증과 비듬때문에 미칠거 같아요(댓글 절실) 13 근질 근질 2011/11/28 4,096
42811 눈병이 너무 자주 걸려요... 5 ㅜㅜ 2011/11/28 1,696
42810 이분 여기 게시판에서 나름 유명한 분이죠? 27 ㅋㅋ 2011/11/28 10,783
42809 절인배추 어디서 사세요? 5 김장 2011/11/28 1,751
42808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자격증 따고 싶은데 6 도와주세요 2011/11/28 2,989
42807 상주보, 구미보에 이어 창녕 함안보에서도 누수 의심 현상... 4 베리떼 2011/11/28 1,035
42806 '여자 의대생'에게 묻고 싶어요 3 대문에 걸렸.. 2011/11/28 3,922
42805 멕시코 나프타는 재협상 한번도 못했나요? ㅠㅠ 2011/11/28 1,184
42804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1악장 12 바람처럼 2011/11/28 2,538
42803 수애를 포기하고..빛과 그림자로 갈아탔어요^^ 9 재밌어요~ 2011/11/28 6,243
42802 그동안 살았던게 행복했던 시절이네요 3 ㅠㅠ 2011/11/28 2,095
42801 내일 서명할 생각하면 잠도 안와요.. 3 2011/11/28 1,392
42800 강남구 아파트요..이사시 매도가 잘 안되서 일시적으로 두채인데 .. 4 .. 2011/11/28 2,268
42799 검색후에도 잘 모르겠어요 2 넷북 2011/11/28 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