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입니다.
사람 하나 좋은 거 보고 결혼 했는데...경제 관념이 없는 가장입니다.
제 밥그릇 챙기는 건 절대 못하고 남 밥그릇 챙겨주는 건 1등입니다.
결혼하고서 직장을 몇 번을 옮겼는지 모르겠어요.
그나마 자신의 전공과 관련한 일로 이직을 하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전혀 쌩뚱 맞는 일을 하다가 다시 이직하고..
그러니 전혀 경력이 쌓이지 않아 또다시 월급 수준은 ...
저는 10년 째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스트레스에 미칠 것 같으면서도 몸이 아픈 상태에도
남편이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에 참고 참고 꾸역꾸역 다니고 있습니다.
집사느라 친정에 진 빚도 있는데..
경제 사정은 나몰라라 하네요..
돈 관리는 절대 자기가 안한다며 저한테 다 맡겨서 저만 항상 전전긍긍합니다.
이래저래 나갈 돈도 많은데 올 해 모은 돈이 고작 500입니다.
사람 좋은 거 하나 보고 내가 열심히 더 벌면 되지 싶은 맘으로 살고 있었는데
이제 폭발하기 시작하나 봅니다.
이렇게 혼자 바둥바둥 사는게 너무 구질구질 하고 초라하네요.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들어간지 1년도 안된 직장을 그만둔다고 말했답니다.
스트레스 너무 심하다고...
저는 스트레스 안받고 룰루랄라 다니는 지 아나보네요.
그만두고 뭐할거냐고 물어봤더니 생각해 보겠답니다.
벌써 몇 번 째인지...친정 보기에 부끄럽고..
아마 아무말 없으면 평생 집에서 놀고도 남을 듯 합니다..
평생 경제관념 없는 남편 뒷치닥거리 하면서 살 게 뻔하다는 생각에 치밀어 올라
오늘 한참 울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이런 내 맘을 알아주기만 해도...
자신의 밥그릇과 의무는 좀 챙겼으면 ...
정말 그만 살고 싶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쳐 올랐습니다.
친정에도 말 못하겠고..
홧병이 나서 죽을 것 같네요..
남들이 보기에는 한없이 가정적인 남편인데..
자신은 고상한 척...왜 항상 마누라만 돈밖에 모르는 억척스러운 마누라로 살게 만드는지..
한없이 초라하고 비참하고 절망적이네요..
정말 이혼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자고 있는 아이를 보니 더더욱 서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