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가족들 감사드립니다.
8월 30일에 올린 저의 글을 읽고
함께 아파 해 주시고, 울어 주시고, 기도해주시고, 격려 해 주시고...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의 힘으로 지난 주 수술 잘 마쳤습니다.
세번 째 수술이기 때문에 목소리도 노랫소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의사의 사형선고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 있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더 오랜시간 함께 할 수 있는 것으로 감사하자 하면서
날마다 마음을 비우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기도 덕분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우선, 아들이 수시 1차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서울의 내노라 하는 학교에 내년이면 입학생이 됩니다.
날마다 아침이면 집안 청소와 제 아침상을 차려주고 설겆이를 마치면
운전면허 학원에 가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용돈도 벌고 있습니다.
첫 월급으로 삼겹살을 쏘았답니다.^^
제일 걱정했던 시어머님은 내시경으로 수술하는 병원에서 허리 시술받고 지금 거의 완쾌단계입니다.
두달 전 갑자기 병원에 가자 하시고는 오랫동안 벼러왔던 일을 순식간에 해치우셨습니다.
제 병을 알고 있는 손위 시누이들이 "엄마는 우리가 책임질게 조금도 걱정말고 몸조리잘해" 해주셔서
어머님에 대한 저의 한걱정은 내려놓고 있습니다.
사춘기 딸아이는 아주 협조적인 동지가 되어서 날마다 저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저녁 식사후 설겆이.분리수거와 음식물 처리를 아들과 함께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틈틈이 저에게 사랑의 문자와 하트를 화면가득 보내줍니다.
아주 놀라운 것은 해외 나가있던 남편의 일입니다.
비자를 새로 발급 받아야 해서 한국으로 나온 날이 저의 수술 전날이었답니다.
비자발급에 필요한 시간은 일주일!
수술과 회복을 병실에서 함께 저를 지켜주었고 다시 해외로 돌아간 날이 저희의 결혼 20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혼자 외롭게 수술하고 간병인 손 빌려 화장실 기어가야 하고 결혼 기념일도 쓸쓸하게 통증 끌어안고 있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남편의 잠시 귀국으로 모든 것들이 해결되었고 행복한 결혼기념 파티도 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앞으로 저요오드식 식사와 동위원소 치료까지 혼자 힘든 과정 겪어야 한다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라고 선물을 결혼 20주년에 맞게 20가지를 사가지고 왔답니다.
거기다 해외에서의 두 달치 용돈 아끼고 출장비 아껴서(일수를 계산해서 미리 받아옵니다. 잠자리를 병원서 해결했으니
호텔비를 아낀셈이죠) 퇴원 후 가사도우미 부르라고 조그만 봉투 주고 갔습니다.
비싼 물건이나 놀랄만한 금액은 아니지만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요..눈물이 났습니다.
가족의 사랑과 든든한 후원 그리고,
여러분들의 따뜻한 댓글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되었고, 용기가 생겼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다시 알게 해주고...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읽으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셨던 모든분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