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날치기에 반발해 집회를 갖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일 물대포를 발사하는 데 대한 비난여론이 급확산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홍보대사인 방송인 김미화씨는 24일 현병철 인권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어제 수많은 시민이 인권위 앞에 모여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고 영하의 날씨에 경찰이 물대포를 쏴댈 때
어디에 계셨느냐"며 "엄동설한 무방비 상태의 시민에게 무차별 물대포를 난사하는 공권력의 폭력을 목격하면서
도대체 이 나라 국민의 인권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경찰을 질타했다.
김씨는 "저는 인권위 홍보대사로 인권위가 국민 곁에 바로 서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인권을 위해 싸워 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수많은 위원이 사퇴했을 때도 남아 있었다"며 "오늘도 침묵한다면 인권위 홍보대사 직을 즉시 내놓고
내일 예정된 인권위 10주년 행사의 진행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중권씨도 이날 트위터에 "한겨울에 물대포를 쓴 것은 국민에 대한 정권의 가혹행위"라며 "일단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엠네스티 등 국제권단체에도 알려야 한다"며 경찰을 질타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백원우 행안위 간사가 서울경찰청장에게 물대포 쏘지말라고 계속 통화하고 있는데,
자기들 범위를 넘어선다고 한다는군요. 어느 윗선 지시입니까?"라며 배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오후 진행한 `원순씨의 서울e야기'라는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서 마무리 멘트를 통해
"어제 FTA 통과 과정도 그렇고 물대포도 그렇고 우리 시민들을 이렇게밖에 대할 수 없는지 저도 가슴을 여미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경찰에 쓴소리를 했다.
여권내에서도 물대포 살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물대포를 맞은 시위 참여자들이 얼굴에 고드름이 얼고 옷이 찢기는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며 "불법 시위는 엄정한 법집행이 있어야 하지만 체감 기온이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를 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엄동설한에 물대포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것은 자칫 마음을 녹이는
노력이 아니고 오히려 마음을 얼게하는 반응을 낳을 수 있기에 적절치 못하다"고 꾸짖었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전날 국무총리실이 검경 수사권 갈등과 관련 검찰 손을 들어주자 조직적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경찰이 정작 국민 인권은 도외시하고 있는 이중성을 비판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한 시민은 "그런데 경찰 너희들은 우리에게 물대포는 왜 쏘는데?"라고 힐난했고,
다른 시민은 "지들 불리한 것들에 대해서만 목소리 낼 줄 알지 국민의 입장에서는
단 한가지도 목소리 낼 줄 모르는 집단이다. 지금 하고 있는 물대포에
관해서도 단 한마디라도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시민은 "당신들도 물대포 아니 쏘겠다고 거래해봐...
그럼 아마도 협상 다시 하자는 소리 나올 것"이라고 힐난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8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