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호!!! 통재라.....

국제백수 조회수 : 1,440
작성일 : 2011-11-22 19:12:30

1942년 봄.

17세의 아직 어린 청년은 집안의 종손이자 한 분 뿐인 형을 대신하여 징용에 끌려갔습니다.

바다 밑 큐유슈우 탄광에서 3년 동안 목숨을 건 광부생활을 하다가 해방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조부님과 집안의 반일 행적으로 끝 없는 탄압과 재산 수탈,  족보에 덧대어 써내려진 친족들의 같은 날짜 사망기록...

바로 제 선친입니다.

살아오시면서 저는 선친으로부터 단 한마디의 일본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전쟁 고아들을 모아서 보육원을 여시는 등 먼저 행동으로 본을 보이셨던 분인지라 제게는 삶의 기준이셨습니다.

정치적인 성향도 그 서슬퍼렇던 70년대에 DJ를 좋아하셨었지요.

또한 각 개인들의 요구와 희생,호소에 그치지않고 연합체를 만들었는데 마을금고, 협동조합. 공익복지재단 등등.

그 복지재단은 70년대 초에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셨고 내년이면 설립 60주년이 됩니다.

물론 자식들에게는 단 한 푼의 재단 지분도 남기시지않고 공익화하셨죠.

선친 자랑이 아니라 저는 몸소실천하신 그 삶에 대해 한없이 그리고 기리면서 살고자하는데

오늘. 바로 FTA가 통과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는분과 통화를 하면서 나온 말이 "이제 각 자 독자생존하는 길만 남았구만!!" 제가 한 말이었습니다.

이 말을 하고나니 씁쓸하더군요.

제 선친께서는 그 옛날 일본의 침탈과 늑욕의 시간을 보내시면서도 개인보다는 주변에 아픔에 함께했고 또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시며 살아가셨는데 오늘의 저는 뭡니까? 이게.....

80년대 독재와 자유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싸웠던 그 시대 울분들과 함께했던 세대.

87년 자유와 민주주의의 승리가 필연이었던 그 때 또 다시 좌절해야만했던 세대.

수 많은 열사들의 피값이었던 지난 참여정부때와 국민의 정부에서 누렸던 자유..민주주의...

그런 세대의 일원이라 나름 자부했던 지난날이었는데 아직도 한 참 모자랍니다.

정말로 열심히 살아가는 인생으로도 부족하고 자식들과 같이 들었던 촛불로도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어찌한단말입니까??

오호! 통재라!!

어떻게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준단말입니까??

100년전 을사늑약을 겪으신 선조들의 아픔이 역사책속의 퀘퀘한 묵향으로만 그치지않고 오늘의 우리 심장속에 흐르는듯합니다.

앞으로 더 힘든 날이 더 많아지겠지요?

더욱 절치부심하고 함께 울어야겠습니다.

서로 격려해야겠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인지 찾아야겠습니다.

IP : 220.79.xxx.1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서글픔
    '11.11.22 7:18 PM (175.114.xxx.212)

    그래요ㅡㅡ서로 격려하고 북돋우고 힘내자구요, 현실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잘 찾아봐야겠습니다.

  • 2. 정말
    '11.11.22 7:42 PM (180.65.xxx.187)

    어찌해야하는지 체계적을 결집해서 행동을 보여야할텐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1290 문자추적기 어플.모르는번호어플 다운받아으세요 4 스맛폰 2012/02/14 1,673
71289 2월 14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2/14 781
71288 혹시 여기 아는 분 있으신가요?? 1 된다!! 2012/02/14 680
71287 굶는데도 배가 안고픈게 신기해요 7 5일째 2012/02/14 6,805
71286 6살아들이 너무 겁이많아서요 치과치료 수면치료해야할것같은데요 11 겁많은6살 2012/02/14 5,471
71285 친조부께서 억대의 빚을 남기고 돌아가셨을때 상속포기각서 어떻게 .. 9 에구.. 2012/02/14 5,271
71284 이 또한 지나가리라 3 알려주세요 2012/02/14 1,783
71283 밑글에 장례식장 다녀온 남편에게 소금 뿌리는 글을 읽고 10 그냥 2012/02/14 4,192
71282 아는것 만큼 보인다 2 알자 2012/02/14 1,121
71281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려면 금융맹 2012/02/14 589
71280 반찬 가게에서 파는 멸치 볶음은요. 7 멸치로만 2012/02/14 2,391
71279 폰맹인데..스마트폰 샀어요.여러개 안 물을게요.두가지만 알려주세.. 2 굽슨굽슨 2012/02/14 1,099
71278 주택사시는분. 어떠세요ㅡㅡ; 8 어찌 2012/02/14 3,290
71277 2월 1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2 세우실 2012/02/14 645
71276 정수기 수명? 궁금해요 2012/02/14 1,012
71275 sk멤버쉽 마지막 수요일 반값 할인 질문좀 드릴께요 2 클로버 2012/02/14 1,451
71274 25개월 아들 자랑 좀 할께요 11 미도리 2012/02/14 2,556
71273 저....반성합니다.. 4 잠꾸러기왕비.. 2012/02/14 1,461
71272 남매유감 10 여동생 2012/02/14 2,525
71271 레이온 35% 섞인 옷은 물빨래하면 안되나요? 3 어째 2012/02/14 4,850
71270 어제 분명히 그 가격으로 봤는데 1 분명히 2012/02/14 1,379
71269 만성습진있으신분 보세요(광고아님) 2 em용액대뱍.. 2012/02/14 2,009
71268 2억4천으로 서울전세 구할 수 있을까요? 7 세입자 2012/02/14 2,480
71267 방사능-페트병 관련 작년 기사 <물 차폐 18cm ?>.. 4 반복은 싫지.. 2012/02/14 2,518
71266 시카고 대학쪽으로 남편이 가게될꺼 같은데 6 시카고 2012/02/14 3,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