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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희 애는 어린이집을 보내는게 좋을까요, 안좋을까요..?

고민엄마 조회수 : 1,279
작성일 : 2011-11-22 14:11:17

 

첫애라 처음 보내려니.. 너무 고민이 되어서 선배엄마들께 여쭤봐요.

 

저희 큰애가 지금 32개월이고, 내년 봄이면 딱 만 세돌이 되요.

저는 결혼 전부터 막연하게 애는 만 세돌까지는 엄마가 봐야지.. 라는 생각이 강해서,

누가 뭐라한 것도 아니고 큰애 낳을 무렵 회사 그만두고 그 후로 전업으로 살림하고 애 키우고 그랬어요.

32개월 큰애 밑으로 지금 6개월인 둘째도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동생 볼 무렵에

당연히 큰애를 어린이집 보내지 왜 안보냈냐 하는 말씀들도 많이 하셨지만,

애 둘, 집에서 제가 혼자 보는거 솔직히 힘든 순간 많기도 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제가 둘 다 보고 있어요.

그러던 차에,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만 세돌도 다가오고,

친구들이 애들 어린이집 보내고 오전 시간이나마 좀 자유롭게 있는거 보면 부럽기도 하고,

마음에 두고 있던 집 주변 어린이집에서 마침 2012년 원아모집한다는 광고도 하고..

이래저래 구체적으로 상담받고 한번 알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내년 봄이 이렇게 다가오고 있으니 또 마음 한편으론,

큰애 어린이집 보내도 둘째가 아직 어려 집에서 애 보는거야 마찬가지일 것이고,

애들 둘 다 기관에 보낸다고 해도 제가 딱히 복귀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정도 가까워서 반찬 도움도 받고, 애들 같이 봐 주기도 하시구요.

남편이 학원을 해서 오전엔 애들을 같이 볼 수 있고.. (으.. 대신 저녁엔 오로지 제 몫이라 이건 좀 힘들어요..)

제가 일을 다시 한다고 해도 남편 학원에서 일주일에 두세번 초등학생 대상으로 강의를 할 것 같고..

이제 겨우 네살인데 벌써 사회생활 시작해도 될까.. 큰애가 너무 어리게만 보이구요.

어린이집 가면 배우는 것도 노는 것도 많고 좋은 면도 있겠지만,

반면에 집에서만큼 배려받고 사랑받고 챙김받지는 못할 텐데.. 그것도 괜히 안쓰럽구요.

지금은 큰애가 일주일에 네번 문화센터 종류의 수업을 오전에 한시간씩 다녀요.

저희 큰애는..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건강하고, 말도 일찍 틔여서 잘 하는 편이고,

수줍음도 있고 조심성도 많고, 자기 것 욕심은 있지만 남의 것 못 뺏고,

누가 뺏어가면 혼자 그냥 우는 아이에요.

 

저는 어떤 엄마냐면요,

막 다정하고 물고 빠는 엄마가 아니라 좀.. 의무적으로 애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타입이랄까요.

성격이 부드럽지 않아서 애들에게 엄한 엄마이기도 하고, 그 덕분에 저희 큰애는 어디가면

참 잘 컸다.. 버릇이 잘 들었다.. 소리 늘 들어요. 칭찬이겠지만 그간에 제가 얼마나 잡았으면

애가 저리도 예의가 바를까.. 하는 마음에 저 혼자서만 애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런 엄마지요.

잘 지내고, 잘 놀아주기도 해요. 큰애가 제 목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귓속말로 엄마 사랑해 하면 세상 근심이 다 사라져요.

하지만 반면에 버럭 성질도 잘 내서 그럴 땐 애가 숨고 도망가기에 급급하기도 하구요.

방금도 점심먹고 칫솔들고 장난치면서 피아노 위에 올라가 있길래

필요 이상으로 혼을 내고 화를 내면서 애를 다그치고 야단쳐서.. 결국은 좀 울려서 낮잠을 재웠어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잘 지내고 하루 종일 평화롭게 보낸 날에는,

얘를.. 일년 더 데리고 있을까.. 제법 집에서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다가도,

방금처럼 저는 바락바락 성질내고, 애는 엄마 무서워하면서 울고, 한바탕 소용돌이가 지나간 후에는,

이런 엄마랑 집에서 붙어 있어봤자 좋을거 뭐 있나, 어린이집 가서 신나게 놀고 오는게 낫지.. 싶고..

 

결론은 제가 내려야겠지만,

제가 생각했던 시간이 다가오니 결정 내리기가 이렇게 힘드네요.

둘째 같다면야 일찍 보내든, 늦게 보내든 큰애 때 기억 되살려서

어떻게든 최선의 결론을 내릴 것 같은데, 정말 첫애는 뭐든지 선택하고 결정하기가 이렇게 힘드네요.

 

보낼까요, 보내고 애한테 미안해서 막 울 것 같아요.

그냥 더 데리고 있을까요, 그 동안 애는 더 커서 저랑 또 부딪히기도 많이 하겠죠..

아.. 어렵네요.

IP : 121.147.xxx.14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22 2:24 PM (175.117.xxx.67)

    전 고맘때 그냥 끌고 살았어요..
    둘째땜에 잠시 아파트 어린이집 보냈는데
    하루만에 다쳐오는 바람에 아직은 아닌것 같더라구요.
    맘 비우고 동네 마실가거나 플레이타임같은곳에서
    한숨 돌리거나... 좌우간 엄청 돌아다녔네요.

  • 2.
    '11.11.22 2:25 PM (175.213.xxx.61)

    네살이면 보내도될거같아요
    저도 그렇게 끼고 있는게 좋아서 5살에 보냈는데 진작 보낼걸 싶더라구요 어린이집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다양하니 아이에게도 좋을거같아요
    노래,율동,견학,요리실습,체육...등 집에서는 혼자 장난감 갖고 놀거나 티비 색칠등이 고작이니까요.병원놀이를해도 어린이집에선 각각 역할맡은 친구들과 함께하니 아이도 더 좋아해요
    반일반 쯤으로 해서 점심먹고 두세시경 하원하면 어차피 그 이후 오후시간과 저녁시간에 엄마케어 받고 주말 이틀동안 종일 엄마와 보내면 되니까요.
    어린이집 생활도 일찍한 아이들이 그세계에선 영악하게 자기위치 찾더라구요 우리애는 5살에 보냈더니 혼자 어리버리한데 비해 일찍 기관생활 한 아이들은 벌써 규칙이며 척척 알아서하니 좀 소외되는거같기도하고.. 네살이면 적당한 나이같아요

  • 3.
    '11.11.22 2:28 PM (211.246.xxx.78) - 삭제된댓글

    네살이면 보내도될것같은데요. 애들 처음보낼땐 원래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래요. 한 열흘은 적응하느라 울면서 갈수도있구요 근데 한2주 지나니까 주말에도 어린이집가고싶다고 막그래요 가서 노래도배워오고친구들하고놀고~ 안좋은건 첨엔 감기자주옮아와서 동생한테도 옮기고그래요 아이가 낯을 너무가리는 성격이면 좀있다가 보내도될것같고 잘놀고하면 보내는것도 좋을거같네요 반일반으로..

  • 4. 보내세요
    '11.11.22 2:32 PM (112.148.xxx.141)

    마냥 이뻐만하지도 않으시고 의무감으로 키우시기도한다면서요..^^
    저도 제아이들 보낼때 같은 마음이었어요
    이렇게 어린애를 보내놓고 나는 편해도 되나.나는 직장맘도 아닌데..싶기도 하구
    어린이집 가서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쩌나(저희집 애들 둘다 심하게 순해서..ㅠㅠ)

    오전반만 보내세요. 아이들도 가서 이것저것도 배우고 또래와 재밌게 놀기도 하고 사회성도 길러지구요
    엄마랑 집에 있음 큰애가 동생때문에라도 잘 케어가 솔직히 안되잖아요.

    아이도 숨을 틔여야지요..
    요즘 어린이집은 프로그램이 잘 발달해서 이것저것 재밌게 배우는것도 많고 놀것도 많고 그래요
    보내세요

  • 5. 아줌마
    '11.11.22 2:42 PM (110.12.xxx.93)

    저도 살가운 엄만 아니고...아들한테 잔소리도 심하고..
    애보는게 힘드니깐..짜증많이 나더라구요
    그게 다 아들한테 가니깐 맘은 너무 미안하고 행동은 또 다르게 안고쳐지고..
    어린이집 보냈는데...저도 편하고 애도 잘 적응하더라구요,
    어린이집 일년 다녔고 내년 3월에 유치원 입학예정이라 1,2월은 어린이집 안보내고
    제가 데리고 있을라고 하는데...벌써부터 걱정이에요.
    어찌 데리고 있을까...^^

  • 6. ..
    '11.11.22 4:52 PM (121.190.xxx.208)

    보내는게 첫째나 둘째를 위해서도 더 좋을수도 있어요.
    첫째도 아이들이랑 어울리면서 다양하게 놀수도 있고 동생한테 받는 스트레스도 풀수 있고
    둘째도 첫째 어린이집 간 동안은 온전히 엄마의 보살핌을 받을수 있으니까 더 안정적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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