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학교 때 친구...

henn 조회수 : 1,632
작성일 : 2011-11-22 10:23:07

대학교때 꽤 친하던 친구가 있어요.

같은 과는 아닌데 대학 초년때 정말 가깝게 지내다가

그친구는 외국에 멀리 어학연수를 가고 저는 일하느라 기타 등등으로 멀어진 케이스죠.

이후 친구는 연수 중에 외국에서 만난 남자(해외교포)랑 결혼을 해서

그곳에서 자녀를 낳고 잘 살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어요.

한국에 십년 전 온 적이 있는데 그때 그 친구는 전화 연락만 오고

만나지 않고 가더군요. 그  점이 조금 서운하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다들 사는거니까요.

이후 저는 사회생활하고 .. 다들 20대후반, 서른초중반 많은 일들을 겪듯이

저 역시도 개인적인 변화 혹은 풍파를 겪으며  그 친구가 잊혀졌습니다. 

그렇게 십여년 넘게 외국에서 살던  친구가 작년부터 아이를 데리고 와서 한국서 살더군요.

그리고는 이제 연락이 종종 옵니다.

이 친구야 이제 아이들 어느정도 다 키우고 여유가 생겨서 옛친구가 생각난거겠지만

저는 요즘 사실 안팎으로 꽤 힘든 시기에 있거든요.

한번 만나긴 했는데 만나보니 이제 그 친구랑은 예전의 학창시절만큼 친하기는 어렵게 된것 같아요.

맘편히 얘기하기엔 그동안 살아온 것에 대한 업데이트도 서로 부족하고,

공통관심사도 이제 많이 다르고... 종교나 가치관, 성격, 지향점도 많이 바뀌었거든요.

더구나 전 미혼인데다가,

그 친구는 여전히 독실한 크리스쳔인점도 불편하고요.

(저는 대학생때랑 달리 오픈입니다. )

아무튼 이제는 뭐랄까... 참 많이 (저랑) 다르더군요.

그 친구도 많이 변했고요. 어쩌면 제가 변할걸수도 있죠.

좋고 나쁘다는 의미를 떠나서.

좋게 말하면 그 친구는 저를 대할때 여전히 스무살 대학생의 감성에 머물러 있는거같아요.

바로 외국에서 전업주부로 살아서그런지

그동안 한국서 '터프하게' 산 저랑 코드도 많이 다르고 그렇네요.

문자가 오면 답문자를 하긴 하긴 하는데,

뭔가 어긋나는 느낌들...

서로의 삶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뜻이겠죠...

한편으로는 이런 마음이 드는 제가 그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냥... 잊힌 채로 살면 될걸..(혹은 더 나이들어 만나거나)

괜시리 피하는 제가 한편으로는 그친구는 야속하게 느끼겠다싶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심정이 복잡하네요.

내가 너무 못됏나 싶기도 하고...

근데 그 친구 만나면 뭔가 저 자신을 속이는 그 느낌이 싫고...

전에 만났을때 요즘 저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좀 보여준다고는 했는데

이 친구는 여전히 스무살때 저의 모습을 기대하는, 강요하는 눈치가 있어 제가 불편한것 같기도 하네요.

더구나 제가 요즘 여유도 없는 때라서 더 그런거같아요.

옛친구가 좋다고는 하지만,

저는 그냥 늘 '가까이서' 수시로 만나거나 연락하는 주변 지인이 좋은거 같아요.

IP : 115.138.xxx.2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합니다.
    '11.11.22 10:29 AM (115.136.xxx.27)

    저도 외국에서 오래 산 친구 두명이 있어요.. 한명은 정말 자매라고 해도 믿을만큼 친하게 지냈습니다.
    근데 친구한테 연락오고 만나면 정말 핀트가 안 맞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이미 어른인데..그 친구는 정말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그 감성에 머물러 있어요.

    그 나라에서는 안 그러겠지만...( 친구는 직장도 있고 결혼도 했어요) 한국만 오면
    핀트에 안 맞는 말.. 그리고 어떨때는 답답하기까지 할 때가 있어요.

    이 친구의 동생과도 친해서 3명이서 만났는데.. 이 친구 하는 말에 이 친구의 동생까지도 답답해하더라구요.
    언니는 뭘 모른다면서요..

    거기다.. 편지나 전화를 주고 받으면.. 가끔 내가 얘랑 친한 친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요.. 얘가 무슨 핸펀을 사용하는지.. 요즘 만나는 친구가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전에는 눈빛만 봐도 척이었고, 서로의 집에 정말 숟가락 몇 개인지, 뭐가 어디있는지 다 알았는데 말이죠

    친구가 자기 일상에 대해 말할때가 있는데 그때 문득... 난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난 전혀 알지 못하는데
    이 생각이 들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이제 멀어도 너무 멀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외국사는 친구는 좀 외로운지.. 자꾸 연락을 하는데.. 전 친구가 싫은건 아니지만.. 연락하면 할 얘기도 없고 그래요...

  • 2. henn
    '11.11.22 10:30 AM (115.138.xxx.63)

    졸업한지..님/ 그러게요.
    옛친구가 연락오며 만나자고 하는데 (이제 우리 예전처럼 친하게 그때처럼 놀자~ 이러는거 같은데)
    마치 이미 마음속으로 잊었던 전 연인이
    와서 다시 시작하자 느낌이랑 살짝 비슷해요.

  • 3. henn
    '11.11.22 10:32 AM (115.138.xxx.63)

    공감합니다.님/ 완전 공감되어요.

  • 4. 11
    '11.11.22 10:43 AM (49.50.xxx.237)

    저도 오랜 친구보다 가까이서 자주 통화하고 마음먹으면
    만날수 있는 사람이 더 좋아요.
    불편하면 거리를 두심이 좋을거같네요.

  • 5. ..
    '11.11.22 10:48 AM (1.225.xxx.75)

    원글님 마음에 아주 공감해요.
    저나 제 대학때 친구나 둘 다 전업주부로 사는데 그 친구 역시 외국에서 사는데요
    대학 다닐때 그 감성 그대로고 저에게도 그때의 저를 원하네요.
    나는 이렇게 많이 변했는데 그때같이 발랄하고 순진하고...
    학교때는 베플이었는데 점점 부담스러워요.
    내년에 완전히 그곳 생활을 정리하고 나오겠다는데 좀 걱정이에요.
    얘 친한 친구가 이제 한국에 저하고 또 하나 둘 밖에 안남았거든요.

  • 6. henn
    '11.11.22 10:55 AM (115.138.xxx.63)

    11 님/ 맞아요.. 넘 바쁘다는 핑계;(진짜긴 하지만)로 만나지 않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그러네요. ;

    ..님/ 그러니까요. ㅜㅜ
    얼마 전에는 "넌 예전에 OO한 것 하더니 이젠 왜 안해? 예전에는 친구들에게 OOO 해주더니 이젠 왜 안해줘?" 이럴땐 속으로 으악! 소리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59 강풀님의 나꼼수 포스터 2 --;; 2011/11/29 1,254
41658 5%대 치솟았던 물가, 지수 개편 했더니··· 참맛 2011/11/29 589
41657 채시라 "종편은 연예인들의 기회의 장소" 23 복학생 2011/11/29 10,511
41656 여행갔다왔다가...속상하네요!! 29 소심녀 2011/11/29 10,834
41655 공공기관 비정규직 공무원 되는건가요?? 3 .. 2011/11/29 1,554
41654 눈떨림증상 고친분있나요? 11 .. 2011/11/29 4,302
41653 갤럭시s에서 구동할만한 유용한 어플 알려주세요 1 궁금맘 2011/11/29 966
41652 전세 들어올사람 계약했는데 계약금.. 16 못됐쓰 2011/11/29 2,449
41651 노무현 대통령 죽음 지방가니 외로워서 죽은것 ? 2 후안무치 2011/11/29 830
41650 조중동 개국..아까 TV조선 간판 올라가던데 1 yjsdm 2011/11/29 823
41649 교통방송이 바뀌었나? 1 tbs 2011/11/29 624
41648 아이 유치원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데요~ 2 고민맘 2011/11/29 1,186
41647 한미fta 서명햇으니 끝? "한미fta 발효절차 중단할 수 있다.. 1 발효 아직 .. 2011/11/29 930
41646 내일 여의도 가실 분 손들어봐요 ^^ 26 두분이 그리.. 2011/11/29 1,975
41645 아이가 잘하면 주위엄마들이 왕따시키나요? 20 복주산 2011/11/29 4,045
41644 재활용에 누가 만화책을 엄청 버려놨네요 13 ,,, 2011/11/29 2,688
41643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 언제 바뀌었나요? 5 궁금 2011/11/29 1,938
41642 원희룡 “한나라 해체 후 재창당해야”…“안철수 정도라면…” 8 세우실 2011/11/29 1,513
41641 많은분들이 오셨으면 해요)정태근사무실앞 집회 2 성북집회 2011/11/29 818
41640 다이어트시 염분섭취는 왜 안되는지? 11 ?? 2011/11/29 3,368
41639 임신중 하혈 5 컴맹 2011/11/29 2,160
41638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저희집 지붕위에 올려져 있는데 어떻게 해석.. 1 달리 뭐라... 2011/11/29 951
41637 노무현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 문제에 대하여 9 ㅁㅁㅁ 2011/11/29 2,426
41636 여의도 공원 오시는길 ~~ 4 ^^별 2011/11/29 1,528
41635 지조가 없는 아이친구엄마 태양 2011/11/29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