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가는데
웬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기사님 쪽으로 와서는 뭐라뭐라 얘길 하더군요
제가 바로 기사님 뒤쪽에 앉아 있었지만 무슨 얘긴지는 잘 안 들렸고 그냥 노선 물어보는 거려니 했는데
기사님이 차를 세우시는 거예요. 그러고는 그 여자랑 같이 뒤쪽으로 가시더군요
무슨 일인가 하고 잠시 기다리다가.... 차가 너무 오래 서있는 것 같아 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봤어요
기사님이 쭈그려 앉아서 뭔가를 열심히 찾고 계시더군요
사람들 수근거리는 말 들어보니 그 여자가 지갑을 떨군 모양인데 그게 손이 닿지 않는 구석으로 들어간 듯.
기사님이 무슨 봉 같은 걸로 한참을 뒤지시고 그 여자는 뒤에 가만히 서 있더군요
저는 그 때 중요한 약속에 늦어서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짜증이 팍 났어요
쭉 달리는 자가용도 아니고 버스는 단 1분만 정체되어도 얼마나 늦어지는데....
물론 지갑을 잃어버린 건 큰 일이니까 찾아야 한다는 사정 이해는 해요.
근데 그럼 자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다른 승객들한테 '죄송합니다' 라고 한 마디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사과 한 마디만 했다면 짜증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게 상식 아닌가요? 지갑을 도둑맞은 것도 아니고 자기 부주의로 흘려 놓고는.
아님 최소한 기사님이랑 같이 빨리 찾으려는 시늉이라도 좀 하든지,
어쩜 말 한 마디 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가만히 서 있는지.... 진짜 너무 짜증나더군요
한~참 찾으시던 기사님이 못 찾겠다며 나중에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주시고 자리로 돌아가시고
다시 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는데 그 여자는 바로 내리는 것도 아니고 한참을 더 타고 가면서
끝까지 승객들한테 사과 한 마디 안하더군요. 정말 염치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나중에 신랑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신랑은 '그런 거 갖고 화내고 그러지 마~' 라고 나무라듯이 말하네요
내가 그 여자한테 직접 화낸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얘기도 못하는지-_-;
오히려 제가 야박하다고 나무라는 듯한 말투라 기분 상했어요
저거 상식없는 짓 맞지 않나요? 제가 야박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