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 아침에 깨우기가 죽기보다 더 힘드네요.

정말싫다당신 조회수 : 3,751
작성일 : 2011-11-19 14:03:31

결혼한지 6년차, 그 숱한 날들 동안

남편이 먼저 일어난게 한 열흘될까요.

저보다 늦게 일어나는건 괜찮습니다 이젠 단련이 되어서요.

그런데 자기 볼 일도 있으면서 꼭 깨워달라 해 놓고 절대로 안 일어나는 남편,

그래놓고 자기 안깨웠다고 온갖 성질 다 부리고 애들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남편은.. 못 참겠습니다.

지나간 숱한 날들은 다 제외하구요, 오늘 아침만 한번 볼까요.

 

근 2주 동안 남편은 10시 반경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 티비 좀 보다가

자정 무렵이면 나가서 놀다 들어왔습니다. 술은 안마셔요. 친구 생일 파티, 또 다른 친구와 피씨방.. 그랬죠.

그렇게 새벽 2-3시쯤 들어와서 또 한 두어시간 티비보다가 티비 앞에서 그냥 잠든 채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집에 세살, 한살된 애기 둘이 있어요. 저는 남편 밤 활동 시간 맞춰주지 못하고,

애들 재우고 집안 일 좀 하다가 남편이 자정 무렵 놀러 나가면, 일찍 들어오란 말만 하고 먼저 자요.

그리고 아침 6-7시경 애들이 일어나면 같이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해요.

 

어제 밤에도 남편은 자정 무렵 나갔고, 새벽에 들어와 늦게 잤고,

오늘 아침에도 애들은 어김없이 7시도 못되어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큰애 밥 먹이랴, 작은애 이유식 해 먹이랴, 바쁜 와중에

남편이 8시에 맞춰놓은 알람이 시끄럽게 울었지요. 그런 소리에 깰리가 없는 남편 대신 제가 알람을 끄고,

그 후로 5분 간격으로 남편을 깨웁니다. 소리쳐 부르기도 하고, 방으로 가서 흔들기도 하고,

제가 깨우다가 큰애가 가서 깨우다가.. 그래도 절대 안일어납니다. 대답만 응응- 하지요.

그러다가 작은애 이유식 먹이는데 큰애가 장난치면서 컵에 든 커피를 쏟았어요.

컵을 애 손이 닿는 곳에 둔 제 잘못이 크다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애 이름을 크게 부르긴 했지만 야단은 안쳤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애 이름을 부르는 제 목소리만 듣고 아마 야단을 친다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아빠가 일어난 것 같자, 큰애가 울음을 터트리며 제 아빠에게 가서 어리광을 피우더군요.

남편은 더더욱 제가 애를 혼내서 애가 그렇게 우는 줄 알고,

자기를 깨우지 그랬냐고 방에서 막 소리칩니다.

큰 소리에 놀라 이유식 잘 받아먹던 작은애도 울더군요.

남편은 제가 작은애도 이유식 안먹는다고 제가 혼내는 줄 알고 그제서야 방에서 나와

제가 고래고래 소리를 쳤습니다.

 

자기를 깨우라고, 그러면 애를 봐 줄테니, 애 좀 그만잡으라고, 그럽니다.

깨웠다. 깨워도 당신은 안일어나더라 - 그런 무한반복이 지겨워서

소리치지 말아라, 당신이 아까 아까 한 10분 전에만 일어나줬어도 이렇게 안됐을거다 - 그랬지요.

 

그랬더니, 이 사람, 대뜸 시어머니께 전화해서 애들 좀 봐달라 합니다.

어머니가 일이 있다 하셨나봐요, 그랬더니 이번엔 큰 누님께 전화해서 짜증나니 애들 좀 봐 달라- 그러네요.

어이없지요. 낼 모레 마흔인 사람이 저희 집에 애들이랑 저랑 무슨 트러블만 생기면 엄마찾고 누나찾고 그래요.

큰 누님도 오늘 조카 학교에 일이 있어서 나가신다고 이따 오후에나 봐 주마 - 하신 모양이에요.

 

남편은 그래놓고 다시 또 방으로 들어가 자더군요.

토요일은 1시까지 나가봐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11시 반부터 깨웠는데 역시 또 안 일어나서,

큰애를 계속 방으로 들여보내 아빠 좀 깨워라- 했습니다.

애가 깨워도 대답만 역시 응응 - 그러고는 1시 다 되서 일어나 후딱 준비하고 나가면서,

또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자기 뻔히 일 있는거 알면서 안깨웠냐고, 현관문을.. 정말 부서져라 닫고 나갔습니다.

애들은 또 놀래서 울구요. 집에는 우는 애들과, 기력이 빠진 저만 이렇게 남아있네요.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제가 어떻게 한다해도 아침에 눈을 번쩍 뜰 사람은 아닐거라는거 압니다.

알면서도 저도 종종 힘에 부치고 힘든 상황이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지도 않고 안깨웠다고 성질내는 사람,.

비위맞춰주고 다음에 또 비슷한 반복이 계속되는거,.. 정말 싫네요. 죽기보다 더 싫으네요.

 

제가 바라는건 딱 8시 반에라도 일어나줬으면 하는건데요, 늦으면 9시도 괜찮아요.

피곤하다고 합니다......... 피곤하겠죠. 날이면 날마다 밤바람 맞으면서 놀고 들어오는데요.

워낙 친구들 만나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나가는걸 막지는 않겠는데,

다음날 식구들한테 피해는 안가게 해 줬으면 좋겠지만,

이미 새벽이슬 맞고 피곤에 쩔어 잠든 사람에게는.. 가족이고 뭐고, 애들이고 뭐고 안중에도 없는 모양입니다.

 

아.. 정말 싫습니다........

IP : 121.147.xxx.14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19 2:08 PM (211.214.xxx.238)

    님 남편 정말 형편 없는 사람입니다.

    아니 자정에 왜 나가 놀아요? 그리고 그걸 왜 안말리고 방치해요?
    님도 참...이상하네요.
    자정에 나가 놀다오는 사람이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게 무리 아닌가요?
    이해가 안되는 부부생활이네요.

    그리고 그냥 깨우지 마시고...앞으로 너(!) 가 스스로 일어나! 난 몰라! 강하게 나가세요
    이번기회에 고치세요 좀 !!!

    난 그런 남편이랑 못살듯;;;;;;;;;

  • 2. Ooo
    '11.11.19 2:12 PM (124.61.xxx.139)

    남편의 그 모습을 녹화하세요.
    몰래카메라 어딘가 설치해서 녹화하고, 나중에 침착한 상황에서 보여주세요.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운지 알게 해주세요.
    시어머니 시누이 죄다 불러놓고 같이 봐도 되구요.
    그리고, 어차피 난리칠 거 깨우지 마세요.
    원글님도 좀 뻔뻔해지세요.
    나가서 약속 못지킨 호된 꼴을 당해봐야해요.
    미리, 나는 못깨우니까 알아서 깨라고 하세요. 자꾸 오냐오냐 깨워주지 마시구요

  • 3. 제생각엔
    '11.11.19 2:14 PM (119.149.xxx.243)

    이번일은 그냥 넘기시구요.....
    서로 언짢지않은 기분일때 원글님이 단호히 제안을 하시면 어떨까요??
    앞으로 일어나는건 남편분 스스로!!!
    원글님도 약속하셨다면 절대!! 깨워주시면 안되요. 단 한번이라도, 아주 중요한 약속이라도 말이죠... 부부간에도 규칙이란거 지켜주는게 맞습니다. 늦어 고생도 해봐야해요. 그전에 못고칠 버릇이니. ㅡ 한번 제안해보심이 어떨까요?

  • 4. ..
    '11.11.19 2:58 PM (96.49.xxx.77)

    왜 본인 일어나는걸 부인 책임으로 밀어요? 황당한 사람일세. 못일어나면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왜 본인이 버럭질이랍니가. 어이가 없어서. 정말 위에 어느 님 말씀처럼 녹화를 해서 보여주세요. 그리고 나서는 이제 다시는 절대 안 깨울테니 일어나야될 시간이면 알아서 일어나시라고 통보하세요. 안그래도 애들보느라 바빠죽겠는 괜한 사람 잡지말고

  • 5. ...
    '11.11.19 3:14 PM (220.78.xxx.106)

    철딱서니 없고 나이값 못하는게 딱 우리 친오빠 같네요
    저희 오빠도 몇년 후면 40이 되는데 아직도 무슨 일만 있으면 엄마 ~찾습니다.
    엄마 애들좀 봐줘 엄마 와서 살림좀 해줘 엄ㅁ마 엄마..
    저 엄마 소리도 듣기 싫어요 다 늙은게 어머니 라고 부르지 엄마 엄마
    아빠 아빠..
    징그럽습니다.
    그나마 우리집은 새언니가 절대 님처럼 오빠의 저런 철없음을 안받아 준다는 걸까요
    오빠가 소리 지르면 같이 소리 지르고 난리 납니다.
    에휴..
    님 고생 많으시네요..저도 오빠 때문에 주변 사람이 얼마나 힘들지 다 알거든요..

  • 6. 왜 깨워요
    '11.11.19 3:23 PM (14.52.xxx.59)

    생업에 피해를 주거나 말거나 그냥 두세요
    애시당초 저걸 다 받아준 시어머니 잘못이에요
    부인과 엄마는 다르다는걸 보여주세요
    참고로 우리남편도 일어나서 티비보고 뭉기적 대는 타입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냅두니까 자기가 알아서 하네요,
    안그러면 회사짤리게 생겼구만 어쩌겠어요 ㅠ

  • 7. 아...
    '11.11.19 4:31 PM (14.63.xxx.140)

    저희 남편도 아침에 일어날 때 절대 자기 핸드폰 알람 안 맞춥니다.
    제가 신생아랑 밤을 꼴딱 새건 어쩌건 제가 자기를 깨워줘야 하지요.
    그것도 깨우면 바로 일어나느냐...
    10분만, 5분만,3분반... 이거 계속 반복하느라 전 한 시간 동안 알람시계 노릇하느라고 잠도 못잤어요.
    아침 이거 차려달라 어째달라 해서 약속한 시간까지 준비해놓으면 5분만 10분만 하다가 다 식어버리고, 그럼 입맛없다 딱 한술만 뜨고 가고요.

    그짓 몇년하다 너무 짜증나서 이젠 저도 알람 안 맞춰요.
    지각 몇번하고 나더니 이제 좀 덜하네요. 아이고...

  • 8. .....
    '11.11.20 9:57 AM (211.246.xxx.215)

    로긴하게 만드네요 많이 힘드시지요 어쩜 과거의 저희 남편과 똑같아요 저고 죽을 만큼 힘들었답니다 그냥 두어보기도하고 먹을 것도 줘 보고 안마도 해주고 소리도 고래 질러보고 제가 하는건 별 소용 없었던거 같아요 그냥 자기가 스스로 변해야 해요 일단 새벽까지 노는게 없어지면 자연 9시엔 일어나요 아님 남편분 뭔가 생활에 불만이나 그런게 없는지 대화도 해보시고 관계가 좋아야지 그 습관도 괜찬아져요 저도 죽을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괜찬아 졌어요 제가 뭘 해서라기보다 남편이 철들었다 생각되요

  • 9. ..
    '11.11.21 11:40 AM (203.234.xxx.100)

    저도 이 글땜에 로긴하네요.
    전 제가 그래요.

    결혼전에는 엄마가 깨워줬고 (깨울때 진짜 안일어나구요.. 기억도 안나요.. 막 신경질 내고)
    결혼하고 나서는 남편이 깨워주는데, 남편은 한번만 딱 깨우고 그담엔 냅둬요.
    늦거나 말거나 자기 준비하고 나가요.
    첨엔 서운하고 했는데, 나중엔 그냥 제가 알람맞춰서 일어나게 되더군요.

    깨워줄 사람이 없다는걸 알면, 본인이 긴장하고 스스로 조절하게 돼요.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되면, 그 전날 알아서 일찍 자구요.

    애 보는것도 힘든데, 깨우기 너무 힘드니까 이제 알아서 일어나라고 한번 통보해 주시고
    절대 깨워주지 마세요. 한두번만 하시면 금방 고쳐집니다.

  • 10. 천년세월
    '19.2.15 6:57 AM (175.223.xxx.164)

    처음부터 버릇을 잘못 들였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094 절임배추 10포기(20kg)의 김장 재료.. 3 ㅁㅁㅁ 2011/11/19 13,359
39093 중학)영자신문 구독하고 싶은데요 1 추천부탁 2011/11/19 2,498
39092 나꼼수 리허설 중이예요.. 여기는 대전.. 2011/11/19 1,820
39091 김어준씨 어때요? 36 847380.. 2011/11/19 6,963
39090 집들이 선물로 뭐가 좋을 지 추천 좀 해 주세요 7 조카 집들이.. 2011/11/19 2,685
39089 유림공원 통신원입니다 10 pass 2011/11/19 2,731
39088 보세옷 27만원 7 옷 샀어요... 2011/11/19 5,446
39087 허벅지 살빼는운동 2 12 2011/11/19 3,086
39086 혈액순환 개선제 어떤게 좋은가요? 4 혈액순환개선.. 2011/11/19 3,009
39085 책을 택배로 받을때요.. 2 ... 2011/11/19 1,704
39084 싫은 선물.. 37 받고도 2011/11/19 9,675
39083 집수리도 손없는 날 따지나요? 3 욕실비관으로.. 2011/11/19 3,384
39082 원형식탁 3 원탁 2011/11/19 3,097
39081 자사고 중에 하나 고등학교는 어떤가요? 3 중딩맘 2011/11/19 3,016
39080 한림대 거기 어떤가요? 좀 봐주세요. 3 고3 2011/11/19 3,292
39079 제발 김장 좀 각자 해 먹자구요~~ 14 배추가 무서.. 2011/11/19 5,286
39078 처음으로 하와이 가족여행을 갑니다. 조언 좀 해주세요. ^^ 8 좋겠네 2011/11/19 3,083
39077 인간극장 백발의 연인...가슴이 뭉클 하네요 10 ㄹㄹㄹ 2011/11/19 5,998
39076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FTA 시작과 과정 - 나는 꼽사리다에 언급.. 4 FTA누가돈.. 2011/11/19 1,931
39075 세화여중,서문여고 배정받으려면.. 2 학교배정 2011/11/19 7,761
39074 팔을 어깨 뒤로 올리면 너무 아파요 6 어때 2011/11/19 7,066
39073 형님땅이 내곡동에 또 있었군요 3 이분을 대륙.. 2011/11/19 2,249
39072 우석훈씨는 우리82출신이네요 5 마니또 2011/11/19 3,091
39071 네스프레소 잘 아시는분~~ 8 네스프레소 2011/11/19 2,043
39070 삼성카드 만들려면? 2 ^^ 2011/11/19 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