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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자녀를 어린이집 보내시는 분께 여쭙니다.

보육교사 조회수 : 2,389
작성일 : 2011-11-18 13:47:25

3월에 입학해서 한 2주정도 적응못해서 매일 울고 오던 남자아이(4살)가 있어요.

적응할때만 힘들었지..여태 잘 다녔어요.

제가 제아들 키울때 생각도 나서 이뻐했거든요.

수업도 잘 받고 기본생활습관도 잘 잡혀있고

저는 마주이야기(어린이집수첩)에 내용을 많이 씁니다.

 어머니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점심을 뒤로 미룬채 한 바닥씩 빽빽히 적습니다.

물론 두~세줄로 적을때도 있지요.행사가 있다던가..아주 바쁜날은 그날의 수업내용만 적어요.

잘한일을 잘해서 칭찬받았다.실수한일은 실수한대로

또..잘못한일은 다시 안그렇기로 약속했다

이쁘다..잘했다..잘못했다..많이 컸다..대견하다..

등등..

아침에 등원하는 아이들 가방정리하면서 수첩부터 보는게 제가 출근하면서 느끼는 유일한 행복입니다.

오늘은 어머니께서 무슨 말씀을 남기셨나..

아이가 집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나..도 궁금하구요.

 

그런데 그 아이가 한 2주 전부터 현관에서 안들어온다고

아니 집에서 부터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울고..

심지어 도시락을 숨기기도 했다네요.

그래서 그 아이한테 신경을 써왔어요.

솔직히..

직장맘이나 전업맘이나 모든 사람이

내가 하는일에 지겨움을 느낄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어른들도 지겨울때가 있는데 4살짜리 애기는 오죽할까 싶어서

저 나름 최선을 다해서 아이에게 정을 쏟았어요.

그 아이 어머니도 직장을 다니시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 **아..엄마랑 같이 있고 싶구나..

  그치만..엄마는 회사를 가셔야 하니까

  우리 **이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밥도 맛있게 먹고 코...자고 일어나면

 엄마는 회사 끝나는 대로 **이를 데리러 오실꺼다..걱정하지 말자..."

등등 안심을 시켜가며 지냈어요.

 

그런데

그 아이 어머니께서

원장님과 고민 상담을 했다네요.

심지어 눈물을 흘리시면서..

원장님은 저한테 **한테 신경 좀 많이 쓰라고 지시 내려오고..

 

제가 서운하고 솔직히 화가 나는건

입학해서 여태까지 수첩에 짧게 라도 한마디 안적어주시던 엄마가

진짜 한마디..한글자의 답도 없었어요.

저랑 얘기 안하고 원장님한테 하소연 한게 너무 서운해요.

아이가 원장보다는 저랑 보내는 시간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수첩에 적었습니다.

저는 언제든지 시간이 괜찮으니 저랑 얘기하시자고

아이가 저랑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

아이가 어린이집에서의 생활은 제가 좀 더 알고..말씀드릴 수 있다고..

그랬는데도

원장님 하고만 얘기하고 눈물 보이시고 그러시네요.

 

그 얘기 듣고

여태까지 얄미운 엄마들은 있어도 애기들은 안미웠는데

솔직히 정이 떨어졌다고 해야하나...

애기가 미워졌어요.

이러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멀어지네요.

나를 못믿나??

내가 뭐 잘못했나??라는 자책감도 들고..

그런 고민이 있으시면 수첩에 한두줄이라도 적어주시면

저는 또 팔이 아파도 자세하게 적거든요.

여태까지 말씀 한마디..답장 한글자 없다가

완전히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들어 너무 속상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시는 분들께 여쭤요.

왜?그 어머니는 저와 얘기를 안하실까요?

솔직히 제가 아이에게 잘못해서 오기 싫어하는걸로 생각하시느거 같아 맘이 아파요.

어린이집도 그만 두고 싶을 정도에요.

여태 쏟았던 정성과 사랑도 아무 부질없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IP : 122.34.xxx.1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18 1:51 PM (121.160.xxx.196)

    원장과 몇 번 상담을 한거에요?

  • 2. ..
    '11.11.18 1:55 PM (124.52.xxx.147)

    아이들 다루는 곳은 그런 일 종종 생겨요. 내가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도 상대 엄마가 이기적이거나 할때는 맥 빠지죠. 단순히 돈받고 일하는게 아니라 아이를 최선을 다해 돌본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그런일들은 앞으로도 종종 생길겁니다. 그러다 보면 실망하고 관두고 싶어지죠. 조금 쿨해지실 필요가 있답니다. 오래 일하고 싶으시면요.

  • 3. 속상하시겠어요
    '11.11.18 2:00 PM (147.46.xxx.47)

    학부모분이 담당 선생님이랑 안면이 없으신가요?혹시..
    아무리 그래도 눈물까지 흘릴정도면 뭔가 오해가 있었던 상황같은데...
    어떤 확인절차도 없이 원장샘한테 다이렉트로 그러는건 아닌거같아요.
    제가 느끼기엔 원글님이 상당히 자상하신 선생님 같으신데..(알림장도 꼼꼼히 기록해주시고)
    아이 어머님께 전화한번 드려보는건 어떨까요?
    정말 이런 상황에선 학부모가 甲이네요~원글님도 이제 그 아이 편애하실 필요없으세요.
    일방적으로 선생님 잘못으로만 몰아가시다니요.그냥 똑같이 대해주세요.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는 나중에 실망이 더 커요.

  • 4. 토닥토닥
    '11.11.18 2:08 PM (211.63.xxx.199)

    원글님 너무 서운해 마세요~~~
    저도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맡기며 일해본 엄마인데 한발 떨어져 생각해보면 원글님은 품어줄 아이 많아요.
    그 아이 하나 관두더라도 애정갖고 보살펴줄 아이 또 원글님에게 고마워할 아이와 엄마들 많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 엄마는 지금 원글님보다 훨씬 더 속상하다는겁니다. 이해하세요.
    그 아이 어린이집 관두면 원글님은 그냥 문제 해결이지만 그엄마는 그 어린이집 관두는순간 고민 시작이고 아이도 더 힘든생활 시작입니다.
    어떻게든 지금 어린이집에 적응해야 애도 엄마도 덜 힘들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그리고 어린이집에서는 담임선생보다는 원장님과 먼저 상의하고 그리고 원장님이 선생님과 상의해서 엄마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더라구요.
    두아이를 10년을 한 어린집에 보내면서 선생님과 바로 상담한적 한번도 없는거 같아요.
    그리고 저도 아이 어린이집에 적응 못해서 관둔적이 있는데 원인은 다양해요 딱 찝어 선생잘못인 경우는 없다고 생각해요.
    맘 푸시고 좋은 선생님 되시길 바래요.
    제 아이 이야기 해드리고 싶은데 넘 길어질거 같아서요.

  • 5. 힘내세요
    '11.11.18 2:38 PM (114.202.xxx.56)

    원글님 정말 좋은 선생님 같은데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저도 4살 아이 어린이집 보내는 입장에서 굳이 그 엄마 입장을 헤아려 보자면,
    아무래도 당사자인 선생님께 직접 이야기하기 껄끄러운 그런 부분이 있었을 수 있어요.
    선생님한테 싫은 소리 하면 내 아이한테 바로 불이익이 올 것 같은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싫은 소리 당사자에게 하기보다는 제3자한테 하면서 잘 봐 달라고 좀 전해달라, 하는 게
    그 엄마 본인 입장에선 편하잖아요.
    원글님이 좋은 분이라는 걸 그 엄마가 잘 알고 인간적으로 신뢰를 했다면
    이런 일 없었을 거라 생각하셔서 속상하신 건 십분 이해합니다만,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선생님에게 직접 싫은 소리 하기 불편한 측면도 있다는 걸.. 생각해 보시면
    (왜 윗집 층간소음 있을 때 첨엔 경비실에 전화해서 얘기 좀 해달라고 하듯이..)
    좀 맘이 풀리시려나요.

  • 6. 저도
    '11.11.18 2:48 PM (124.54.xxx.42)

    담임선생님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 친구들 보면 일부러 더 큰소리 치려고 원장이나 원감한테
    직접 전화해서 왈가왈부하는 사람도 있던데요.게다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뒤에서 욕하는 줄 모르는 사람.
    이런 스타일도 있답니다.

    혹은 전화를 했는데 우연히 원장이 받았다던가 해서 얘기를 했을 수도 있고,
    어린이집 분위기에 따라 모든게 원장을 통해야 되는 어린이집도 있고 다양하니
    너무 서운케 생각지 마세요.

  • 7. 이건
    '11.11.18 3:05 PM (1.225.xxx.3)

    그 엄마의 문제라기보다 원장의 처리에 문제가 있네요..
    엄마들 입장에선 담임샘은 왠지 내내 바쁘실 것 같기도 하고, 또 혹시나 아이가 그 일로 안좋은 대우?를 받진 않을까 하는 기우가 있을 순 있을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원장이라면,
    해당 아이담임샘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이러이러해서 담임샘에게 직접 얘기를 못하고 나에게 얘기를 했다더라,,,
    그 엄마가 이야기하며 운 것은 이러이러해서 그런 것 같다,,내가 다음부턴 아이에 대해 잘 아는 담임샘에게 직접 얘기하는 게 더 자세한 상담이 가능할 거라고 얘기했다,,
    어쨌든 현재 그 엄마 걱정은 이것이것이니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담임샘에게 전달해주어야 맞는 거지요..

    그 엄마가 상담하며 울기까지 했으니 더 신경써라~ 이게 뭔가요...
    솔직히 어린이집 샘들은 다들 아이 좋아하시고 좋으신데 원장(사장)이 경영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그 어린이집이 좋은 곳이냐 나쁜 곳이냐가 나뉘는 듯해요..너무 섭섭해하지 마시고^^, 수첩에 '상담하셨다는 얘기 들었다, 앞으로 더 신경쓰겠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속상하신지 담임인 나에게 자세히 말해주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이렇게 써주시면 어떨까요..

  • 8. 아휴.. 감사드려요.
    '11.11.18 3:36 PM (121.142.xxx.44)

    저도 4살짜리 아들래미 어린이집 보내는 엄마예요. 저도 수첩보고 선생님이 깨알같이 써주시는 얘기들 읽고 저희 아들 집에서 지낸 얘기 깨알같이 써서 보내는게 즐거운 일과인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엄마들이 수첩을 안쓰고 선생님이 써주신 얘기를 읽기만 하더라구요.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원글님의 사연을 보면서 정말 힘드시겠다.. 싶네요. 헛다리 짚는 사람들 어디든 있지요. 아이를 직접 돌봐주시는 분께 상담해야 하는건데..
    저도 얼마전 일주일정도를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울부짖어서 하루 안보낸 날까지 있었어요. 제가 봤을땐 큰 문제는 없었는데 아이가 너무 지겨워진거죠..아이가 신경성 위염까지 생겨서 병원에도 다녔어요. 집에서 신경써도 안되는데 선생님이 여러아이들 틈에서 신경써주셔도 어림없죠.

    저는 아이에게 주말에 엉클덕 튼튼놀이터에 가자고 해서 달랬더니 그 뒤로 떼쓰지 않고 아주 잘가게 되었어요. 아무리 어려도 뭔가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일상의 지루함이 달래지나봐요.
    그래서 내일 저는 아이와 놀이터에 가야됩니다.. 그 분들 돈독이 잔뜩 올라있다고 그러던데..(엉클덕님이나 뽀로로님..ㅜ.ㅜ)

  • 9. 전 원장보다
    '11.11.18 4:22 PM (222.110.xxx.248)

    선생님이 더 편하고 더 미덥고, 더 잘보이고 싶고 그렇던데요.... 저도 조직(직장맘)에 있는지라 윗선에서 얘기가 내려오면 아무문제 아닌것도 문제인것처럼 돼서... 한번은 수첩에 쓴 내용으로 원장님한테 전화가 왔길레... 선생님이 괜히 한 소리 드셨겠다 싶어서, 담부턴 그냥 선생님께 바로 애기하던가 해요...
    수첩 내용도 집에 가자마자 읽고, 아침에도 제가 수첩 쓰느라 늦을때도 있어요..ㅎㅎ 매일매일 내용이 생기던데... 하다못해 날씨가 추우니 선생님도 몸조심하시라는...


    좋은 선생님 마음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 10. 복뎅이아가
    '11.11.18 5:09 PM (121.162.xxx.9)

    학부모랑 직접 얘기 해보세요...
    제가 직장맘인데 솔직히 수첩 못 읽는 날이 많아요. 그 엄마가 수첩을 못 봤을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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