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독이되는부모 를 읽었어요.

아이스크림 조회수 : 4,363
작성일 : 2011-11-17 11:16:44

간섭 조종하는 부모들 챕터는 정말 딱 저희 시부모님들이더라고요.

저한테 늘 말씀하세요.

우리 노친네들이랑 우리 아들이랑 우리 며느리밖에 식구가 더 있니? 식구 몇명이나 된다고 잘 지내야지...

니가 잘하면 우리 집에 웃음꽃이 핀다 니가 잘해야 한다.

 

해석하자면 지금껏 어머님 아버님 저희 남편 이렇게 세 식구 살때는 매일 싸우고 사이 안 좋고 했으니

이제 제가 와서 음식도 만들고 이벤트도 만들고 같이 놀러도 다니면서 본인을 즐겁게 해달라고 하시는 거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즐거워하지 않으세요.

돈을 드려도, 선물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드려도 뭔가 계획을 세워도

늘 당연한듯 받고 더 원하고 아니면 특별한 날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망쳐버려요.

같이 있는 시간 내내 불평불만, 내지는 한탄...

 

저도 이제는 일주일에 거의 60시간씩 일하고 40시간씩 아기 돌보고 하는 생활에서 시부모님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어요.

마음의 여유도 문제지만 그만큼 보람이 없으니 하고 싶지도 않고요.

잘 해드리면 얘가 하녀라서 나한테 잘하는구나 하면서 더 막대하고 더 원해요.

연락없이 마구 찾아오는건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있고요.

저는 그냥 남편한테 이렇게 아무때나 찾아오실거면 나 오피스텔 얻어달라고 작업실로 쓰겠다고 했는데 차라리 그게 제 정신건강에 나을거 같아요.

 

독이되는부모에서 보면 적극적인 가해자와 소극적인 가해자가 나오는데

아이들은 소극적인 가해자 (방관하는...)에 대해서는 같은 편으로 느끼고 이상화하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거 읽고 저희 남편이 늘 우리 엄마가 문제지 아빠는 피해자야 아빠는 엄마를 통제 못하는 것 뿐이야 그도 정말 얼마나 당하고 산다고 하면서 굉장히 방어적으로 얘기하는데

시아버지도 제가 보면 똑같으신데 왜 저러나 했거든요.

 

아무튼 오랜만에 실용서를 읽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대면하기 부분은 저는 자신이 없지만...

근데 제가 사이드테이블에 그 책을 뒤집어서 놓아두었는데 아무래도 저희 시어머니가 어제 다녀가시면서 이게 뭔가 하고 보신거 같아요. 표지가 앞으로 되어 있었어요.

저희 도우미 아주머니가 침실을 청소하시지만 책이 궁금해서 보셨다면 다른 책들과 같이 정리하는 의미에서 그 옆에 있는 책더미 위에 쌓아두셨을거고...

 

오늘 아침엔 남편이 시아버지가 이번주에 출장 갔다가 토요일에 오시니까 일요일에 우리집에 오실거 같다고 해서

지난주말에 나는 회사 나가서 일했다, 이번주는 조용히 쉬고 싶고 나한테 통보하지 말라고 계속 그래왔는데 이제 그런 식으로 언제 가겠다 일방적인 약속 안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남편도 입장이 불쌍하지만 저도 살아야겠어요.

   

IP : 199.43.xxx.12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17 11:27 AM (211.206.xxx.110)

    그 세대 부모님들 ...참 이상하죠? 해주면 해줄수록 땡깡부리는 애도 아니고...만족하고 즐김 되는데 조금이라도 불만스러우면 까탈스럽게 나오니..상대방이 이렇게 해줄때 힘들었구나..배려가 없어요..
    그래서 전 불만 나옴 그담부터 안해버려요..아주 냉정하게..욕을 하든 말든..시부모님 뿐만아니라..친정 엄마도 좀 그런게 있더라고요..엄마한테 완벽한걸 바라지 말고 생각해서 했다는거 그걸 칭찬하고 그담에 얘기해도 안늦는다..그리 말했어요..어느날 생각하고 선물 사왔는데 물론 안맞을수도 있겠죠..보자마자 대뜸 왜사왔냐고..
    우린 이런거 안먹는다..그러는데 기분이 퐉 상하더라고요..
    바꾸면 되거든요..뭘 이런거 사오니..고맙다..그러고 나서 우리가 어쩌구 저쩌구 건강때문에 좀 피해야 한다..그럼 얼마든지 바꿔드리는데..늘상 그런식으로 반응해서 제가 한번 거하게 폭발했어요...그랬드니 그담부턴 안그러시더라고요..먼저 고맙다 하시고..그담에 양이 너무 많으니 너희도 나눠갖자..그렇게..예절교육의 부재인거 같아요..그 시대에는 입에 풀칠하기도 바뻐서 그런지 인성교육 할시간은 부족했다..그런생각 들어요..

  • 2. 콩나물
    '11.11.17 11:30 AM (218.152.xxx.206)

    부모님도 첨에는 화도내시고 더 억압하려고 하시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도 받아들이실꺼에요.

    자식과 본인을 동일시 하는건 부모세대 탓할순 없지요.
    우리도(저도 마찬가지) 자식들 대학 보낸다고 생각하고
    자식들 결혼 시킨다고 생각하고...

    모든 나랑 동일시 해서 묶어 두는데.. 그게 시간이 지난다고 거리가 생길까요?

    내 자식은 내 몸을 통해 세상에 태어난 다른 생명체라는걸 알고,
    내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야 할것 같아요.

    저도 머리로만 생각하고 실행은 어렵네요.

  • 3. 법륜스님 말씀이
    '11.11.17 11:38 AM (112.148.xxx.151)

    어릴땐 사랑이 관심이고 청소년기엔 지켜봐주는게 사랑이고 20세넘어서는 정을 끊는게 사랑이라고......
    한국사람들 정서가 너무 얽히고 섥혀 모든 갈등의 원인같네요..
    자식은물론 친척 동네사람들한테까지...지나치게 간섭&참견 ..


    저희 시어른분들도 딸들이사다주는건 뭐든좋다하시고..
    며느리가 사다드리는건작던 크던 꼭 뭐라도 트집이세요..

    그래서 어느날 말씀 드렸죠... 어머 괜히 사왔나봐요... 괜히 했나봐요... 괜히 했어 괜히 했어...
    했더니 그말씀은 이후로 쏙!! ㅋㅋ
    신기하게 그뒤론 뭘사다드려도 좋다고 하이구야~ 시상좋다~ 하시네요. ^^

  • 4. ㅋㅋ
    '11.11.17 11:54 AM (118.220.xxx.36)

    윗님 재치있는 대응이 재미있으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750 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 865명 경향신문 전면광고 22 참맛 2011/12/26 3,496
52749 예정일 넘겼는데 아기가 안나와요 10 초조임산부 2011/12/26 2,656
52748 어찌 빼야하나요?... 2 이놈의살 2011/12/26 1,171
52747 대치동 쪽으로 좋은 언어 선생님 좀 소개해 주세요 ㅠㅠ 4 으악 2011/12/26 1,331
52746 퍼펙트게임,마이웨이,미션임파서블4D,주말에 봤어요. 4 영화관 2011/12/26 1,842
52745 저도 시동생 결혼 부조금이 걱정됩니다. 21 .. 2011/12/26 3,746
52744 위내시경 검사 받아보신분들 12 조마조마 2011/12/26 2,065
52743 보일러에 대해서.. 4 보일러 2011/12/26 1,106
52742 강정마을 젓갈.... 드셔보신 분 계신가요? 긍정적으로!.. 2011/12/26 968
52741 바비인형 어디가 많나요? 2 남자만 둘 2011/12/26 745
52740 12월 2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1/12/26 825
52739 남편이 여직원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나봐요 30 심난해요 2011/12/26 18,465
52738 망치로 깨뜨린 아이폰 액정을 수리하고파요 8 울컥 2011/12/26 1,865
52737 해결이 되어 원글 지웁니다. 6 미소쩡 2011/12/26 1,267
52736 경선 참여페이지 열렸습니다. 12 사월의눈동자.. 2011/12/26 806
52735 동생이 병원개원을 하면 부조금은 얼마 줘야 하나요? 16 정말 모르겠.. 2011/12/26 2,363
52734 맛있는 고구마 추천해주세요 1 귤대박 2011/12/26 1,132
52733 발이 접질러져서 발등이 부었어요 7 조심조심 2011/12/26 6,267
52732 미국에서 사용하던 자동차 한국으로 가져와보신분 계신가요? 3 ... 2011/12/26 1,165
52731 학교 운영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요? 3 ^^ 2011/12/26 1,224
52730 집에 usb를 두고왔어요. 5 미네랄 2011/12/26 1,013
52729 ‘8만원’ 모텔비 연말 2배 껑충…“빈 방이 없어요” 1 꼬꼬댁꼬꼬 2011/12/26 1,433
52728 어제 봉도사의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jpg 7 갑시다. 2011/12/26 2,517
52727 입대하는 아들 3 ... 2011/12/26 1,296
52726 주말에 도가니 보다가 중간에 껐어요... 8 애엄마 2011/12/26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