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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떤 부분을 공유하고 있느냐로 친구 만들게 되지 않아요?

친구라는 것 조회수 : 2,103
작성일 : 2011-11-17 11:11:55
저는 좀 나름 특이한 환경에 있어요.
남편은 사회적으로(직위나 명예)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에 비해서 재산이 좀 과하게 많아요.
저는 공부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기 때문에 고향친구들하고 대학 친구들하고 많이 다르답니다. 여러면에서.
또 현재 공부하면서 만나게 되는 분들은, 정부 고위관료나 대학에서 교수하시는 분들이 좀 많습니다.
또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다보니 아이의 초등학교 친구 엄마들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색깔이 다른 여러 그룹의 사람들하고 친분을 쌓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베스트 글에 남편의 사회적 성공이 어느 정도 비슷한 남편친구의 부인들 모임이 가장 편하다고 하셔서 
저도 글을 남기는데요.
남편 친구들 부인들 모임에 가면, 돈 얘기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남편한테 받는 생활비를 쓰는 고충. 
다른 사람들하고는 절대 얘기 못하는 것들.
또 남편이 정말 과하게 벌어다주면 또 그에 못지 않게 요구되는 부인의 역할들이 있답니다.
더군다나 주위 사람들은 너 같은 팔자 없겠다 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소리도 제대로 못하는 구조.
그래서 이 부인들 모임에 가면 그런 얘기할 때에는 너무 편하죠. 

고향친구들을 만나면 주로 옛날 추억과 부모님 얘기, 고향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절대로 위의 남편 모임 부인들하고 하는 얘기 안 합니다.

공부하면서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
공부얘기와, 어떻게 하면 육아와 공부를 효율적으로 병행할 수 있나 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서로 처해진 상황이 비슷하니, 한마디만 해도 척 하고 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근데, 사회적인 거리가 주어진 상태에서 만나니
정말 깊은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은 어렵죠.

또 이성이지만, 같은 공부를 하고 계신 남자분들하고는,
그 분야에서 느끼는 고충과 문제점 등을 상의하고는 합니다.

아이 친구들 엄마와 만나면, 아이 얘기만 주로 합니다.
저도 아이를 맡길 때가 있는데, 제가 다른 아이들을 맡길 때에는 박물관이나 좀 의미있는 행사에 데려가려고 노력도 합니다.
아이 엄마들 모임에 가면 주로 연예인 얘기나 아이 키우는 얘기 뭐 이런거 얘기해요.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 중에, 그 공유하는 상황을 깊게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저에게는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사람하고 제 삶의 모든 영역의 고충들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을 나이들면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IP : 88.231.xxx.17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1.17 11:24 AM (199.43.xxx.124)

    저는... 저한테 매력적인 사람, 이 예나제나 친구 고르는 기준이에요.
    예를 들면 아무리 공통점이 많아도 맞춤법을 이상하게 쓴다거나 독서나 음악감상,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 가지기 등에 전혀 관심이 없고 아니면 속물인데 그걸 부끄러운줄 모르고 떠들어 댄다거나 (그러니까 세련된 속물이 아닌...) 그러면 한 시간도 같이 보내고 싶지 않아요.

    학교 다닐때도 좀 문학소녀, 운동권, 아티스트 기질 이런 애들한테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자기 세계가 좁고 깊은 대화가 안되는 사람은 같이 육아 얘기도 하고 쇼핑 얘기도 하고 업계 얘기도 하고 시댁 얘기도 하고 하지만 그 사람들은 저한테는 친구, 가 될수 없어요. 제가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는 애들은 몇명 안되는데 만나면 정말 서로 뜬구름 잡는 얘기들을 하다 헤어지는데 남들이 보면 이상할지도 모르겠어요 ㅎㅎㅎ

  • 2. 공감가네요
    '11.11.17 11:33 AM (114.207.xxx.163)

    원글님처럼 부자는 아니지만, 저도 유추할 수 있는 경험이 있어
    부자의 고충 중 하나가 말조심이라 생각해요.
    비슷한 재산대인 사람들끼리는 재산관리하며 하는 소소한 고민들 공유할 수 있고,
    공부하는 사람들과는 미래에 대해 공유할 수 있고.

    그나마 제일 무난한게 아이 먹거리고민, 아이의 습관 잡아주는 고민 책고민인거 같아요.
    원글님처럼 섬세한 분은 괜찮은데, 둔감한 사람들은 그런 대화의 정리정돈과 섹션화를 잘 못해,
    본인이 원하는 건 순수한 정서 공유라 할 지라도 .........상황과 상대에 맞지 않아
    뜬금없는 잘난 척로 보여 뒷말 듣는 거죠.

  • 3. 결혼하고
    '11.11.17 11:39 AM (122.40.xxx.41)

    10년쯤 지나니 친구관계가 사는 형편에 많이 좌지우지되네요.
    그냥 자연스럽게 그리 되는게 맘 아프지만 현실이 그래요.

  • 4. 00
    '11.11.17 4:49 PM (188.99.xxx.155)

    결혼하고 1,2년 안에 바로 정리되던데요. 오래된 친구 사이도 형편 달라지면 별 수 없어요.
    왜 고3때 대학입학한 친구랑 재수하는 친구 정리되듯이 인간 관계라는게 나와 갭이 생겨버리면 유지되기 힘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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