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서울시장이 공무수행 중에 폭행을 당했는데 당사자가 박원순 시장이 아닌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전 시장이나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한미 FTA 강행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여차 하면 방송을 통해 “검거해, 전원 검거해”라는 진압명령을 내리는 경찰 아닌가. 2008년 미국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걱정하는 여대생을 군홧발로 짓밟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시민에게 소화기를 뿌린 경찰은 어느 나라 경찰인가.
검찰은 또 어떤가. 한나라당 지도부까지 걱정할 정도로 ‘정치검찰’ 행태를 보이면서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를 남발하다가 망신살을 자초하는, 권력 해바라기 모습을 보이는 검찰 아닌가.
‘표적수사’ 논란을 일으키면서 전임 정부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전임 정부 국무총리를 향해 두 번씩이나 기소하며 ‘여론재판’으로 몰아갔던 바로 그 검찰 아닌가. 누가 이명박 정부의 검찰을 ‘맹탕’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백색테러 전성시대’라는 이명박 정부의 두 얼굴은 무엇 때문일까. 검찰과 경찰이 능력이 없어서, ‘맹물’ ‘맹탕’이어서가 아니라 법을 적용하는 잣대에 심각한 불균형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지난 7월 말 ‘대한민국 어버이’를 자처하는 이들이 부산 희망버스에 탄 시민들을 강제로 끌어내리고 폭력을 행사하던 당시에 벌어졌던 일이다. 도로를 무단점거 한 그들을 향해 경찰이 인도로 올라가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왜 이래, 우리는 같은 편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