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1월 1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245
작성일 : 2011-11-16 09:07:39

_:*:_:*:_:*:_:*:_:*:_:*:_:*:_:*:_:*:_:*:_:*:_:*:_:*:_:*:_:*:_:*:_:*:_:*:_:*:_:*:_:*:_:*:_:*:_

마고할미는 알고 있다
사라지는 건 없다는 걸
기억조차도 빛의 속도로
세계의 어둔 곳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있을 뿐이란 걸

나뭇가지 끝에서 바람이 흔들릴 때처럼
마고할미의 몸에서
강물들이 흘러나왔다
물방울 하나하나는 얼마나 외로운 것인가
하기사 강물 위로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도 우주다
별빛 한 자락도 우주다
눈물은 아주 느린 속도로
날아간다, 눈물의 마음보다
더 느린 것은 세상에 없다
날아간다, 그래, 날개, 날갯짓

마고할미가 본다
눈물이 또 다른 눈물을
부르며, 어떤 때는 치솟아 오르기도 하고
새벽시간엔 퉁겨져 오르기도 하는 걸
그래, 산다는 것이 끝 모를 밑바닥이다
가끔은 슬픔의 앙금을 남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고할미는
몸을 일으킨다
언제나, 어느 때나 거기 있었다는 듯이
아주 오랫동안 주흘산 너머를
응시해온 것처럼, 마치 봄 너머엔 겨울이
있었다는 듯이, 가을 너머엔 여름이 있었다는 듯이
세상살이는 먼지 풀풀 날리는 길 따라
걸으며, 대운하부동산중개업소 간판을 바라보게 되는 것
마고할미가 말문을 열 때가 있다
알아, 다 안다고
하지만 안다고 다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대지가 품고 있는 한숨소리는
침묵보다 무겁다
묵언의 기도행렬이 길게
폐정의 길 따라 이어졌다
걷는다는 게 기도고
걷는다는 게 항의고
걷는다는 게 법문이다

마고할미의 눈가엔 흙빛 주름이 역력했다
쓸쓸한 봄 햇살이
쓸쓸한 나뭇가지에
쓸쓸한 영혼처럼 머물렀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느 때고
장난감을 찾고, 그 장난감의 최고는
죽은 것들이 아니라
살아 꿈틀거리는 물고기 같은 거다

마고할미의 한없는 시선 속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간다
웃음소리는 새 같다
봄 햇살보다도 더 환하게 날아간다
이듬해, 아니 다음세상이 되어서야
돌아올지 모르는 웃음소리


   - 안찬수, ≪마고할미, 문경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1년 11월 16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1/11/15/20111116_grim.jpg

2011년 11월 16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1/11/15/20111116_jangdory.jpg

2011년 11월 16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resize/2011/1116/132135681371_20111116.JPG

2011년 11월 16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1/11/15/alba02201111152037000.jpg

2011년 11월 16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1/11/20111116.jpg

 

 

 

 

재탕이건 삼탕이건.... 따라해도 욕 안먹고 아류 소리 안 붙여줄만한 건 절대로 안 따라하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677 곽노현건에 대해서 삼실사람 내기했어요 6 돈걸었서요 2012/01/19 1,825
    61676 휴직한 직원 월급 질문 3 나나 2012/01/19 1,735
    61675 아기를 키우며... 제가 늙는 것 같아요 10 .. 2012/01/19 2,767
    61674 김장김치가 안익어요.. 2 김치 2012/01/19 3,769
    61673 요리 잘 하는 사람 부러워요 5 이거슨 셰프.. 2012/01/19 1,637
    61672 제가 도배를하네요.코스트코 아이 영양제 괜찮은가요? 2 // 2012/01/19 1,931
    61671 1월 1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1/19 1,094
    61670 묻는김에-아이옷 어디서 사세요? 8 // 2012/01/19 1,809
    61669 코스트코-디키즈(?)인가하는 아이옷 2만원대 싸고 괜찮은건가요?.. 8 // 2012/01/19 2,598
    61668 기모티셔츠-먼지,정전기등 괜찮은가요? ... 2012/01/19 1,605
    61667 숨이가빠오고다리에힘이없어져요 4 어디로 2012/01/19 2,467
    61666 조선일보 김정남 - 천안함 왜곡 망신 5 천안함 2012/01/19 1,782
    61665 출근해서 삼실인데.. 해품달 2012/01/19 1,106
    61664 전라도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음식을 잘하세요? 69 진짜손맛 2012/01/19 12,704
    61663 사상 최고의 연설 (위대한 독재자 中) 1 참맛 2012/01/19 1,155
    61662 콩을 가지고 해 먹을 수 있는 요리 가르쳐 주세요 10 콩이야기 2012/01/19 1,230
    61661 영어사전 추천해 주세요.. 집에서 저랑 복습할때.. 2 초등 6학년.. 2012/01/19 1,322
    61660 비염있으신분들 치과치료 괜찮으세요? 2 코가맹맹 2012/01/19 1,225
    61659 영어학원에서 라이팅이 안되면 레벨이 많이 낮아질까요? 8 영어 2012/01/19 1,821
    61658 8살아이 멜로디언 수준이요.. 3 .. 2012/01/19 1,047
    61657 해외에서 인종차별 당한 경험 있으신가요? 16 겨울달 2012/01/19 5,119
    61656 방사능 벽지에 대해 아시는분 꿈이었으면 2012/01/19 1,084
    61655 남자의 바람기에 대한 과학적인 변명 37 썩다른상담소.. 2012/01/19 6,834
    61654 드레싱가운(잠옷 위에 입는 가운) 사이트 혹시 아실까요? ^^;.. 3 Ej 2012/01/19 1,938
    61653 살돋에 '콘도같은 집' 사진이 안 보여요.. 3 제이미 2012/01/19 2,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