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1월 1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986
작성일 : 2011-11-16 09:07:39

_:*:_:*:_:*:_:*:_:*:_:*:_:*:_:*:_:*:_:*:_:*:_:*:_:*:_:*:_:*:_:*:_:*:_:*:_:*:_:*:_:*:_:*:_:*:_

마고할미는 알고 있다
사라지는 건 없다는 걸
기억조차도 빛의 속도로
세계의 어둔 곳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있을 뿐이란 걸

나뭇가지 끝에서 바람이 흔들릴 때처럼
마고할미의 몸에서
강물들이 흘러나왔다
물방울 하나하나는 얼마나 외로운 것인가
하기사 강물 위로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도 우주다
별빛 한 자락도 우주다
눈물은 아주 느린 속도로
날아간다, 눈물의 마음보다
더 느린 것은 세상에 없다
날아간다, 그래, 날개, 날갯짓

마고할미가 본다
눈물이 또 다른 눈물을
부르며, 어떤 때는 치솟아 오르기도 하고
새벽시간엔 퉁겨져 오르기도 하는 걸
그래, 산다는 것이 끝 모를 밑바닥이다
가끔은 슬픔의 앙금을 남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고할미는
몸을 일으킨다
언제나, 어느 때나 거기 있었다는 듯이
아주 오랫동안 주흘산 너머를
응시해온 것처럼, 마치 봄 너머엔 겨울이
있었다는 듯이, 가을 너머엔 여름이 있었다는 듯이
세상살이는 먼지 풀풀 날리는 길 따라
걸으며, 대운하부동산중개업소 간판을 바라보게 되는 것
마고할미가 말문을 열 때가 있다
알아, 다 안다고
하지만 안다고 다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대지가 품고 있는 한숨소리는
침묵보다 무겁다
묵언의 기도행렬이 길게
폐정의 길 따라 이어졌다
걷는다는 게 기도고
걷는다는 게 항의고
걷는다는 게 법문이다

마고할미의 눈가엔 흙빛 주름이 역력했다
쓸쓸한 봄 햇살이
쓸쓸한 나뭇가지에
쓸쓸한 영혼처럼 머물렀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느 때고
장난감을 찾고, 그 장난감의 최고는
죽은 것들이 아니라
살아 꿈틀거리는 물고기 같은 거다

마고할미의 한없는 시선 속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간다
웃음소리는 새 같다
봄 햇살보다도 더 환하게 날아간다
이듬해, 아니 다음세상이 되어서야
돌아올지 모르는 웃음소리


   - 안찬수, ≪마고할미, 문경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1년 11월 16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1/11/15/20111116_grim.jpg

2011년 11월 16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1/11/15/20111116_jangdory.jpg

2011년 11월 16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resize/2011/1116/132135681371_20111116.JPG

2011년 11월 16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1/11/15/alba02201111152037000.jpg

2011년 11월 16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1/11/20111116.jpg

 

 

 

 

재탕이건 삼탕이건.... 따라해도 욕 안먹고 아류 소리 안 붙여줄만한 건 절대로 안 따라하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370 멋쪄부러...강풀의 나꼼수 만화 2 .. 2011/11/30 1,473
    43369 [미국] 트위터와 팔로워들의 힘 역시 대단하네요! 4 호박덩쿨 2011/11/30 2,236
    43368 볼만한영화 좀... (아더크리스마스..) 2 은새엄마 2011/11/30 969
    43367 직장엄만데 내년에 아이가 초등입학을 해요 4 내년입학 2011/11/30 1,370
    43366 양악수술이 뭔지 알려주세요..(미용목적말고) 9 양악 2011/11/30 1,730
    43365 전세입자예요 5 부실한 집 2011/11/30 1,312
    43364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 머리를 때렸다는데... 땡글이 2011/11/30 1,085
    43363 배즙 추천 부탁합니다 4 포그니 2011/11/30 1,168
    43362 꼭 좀 알려줘요. 나박물김치 2011/11/30 507
    43361 82cook 관계자님 저만 그런가요. 8 이상해요 2011/11/30 1,677
    43360 요새도 방사능비 일까요? 2 ㅎㅎ 2011/11/30 1,480
    43359 급질! 압구정동 갤러리아 근처에 주차장 알려주세요~ 2 주차 2011/11/30 1,335
    43358 올것이 왔다 2 전세 2011/11/30 1,222
    43357 커피 전문점에서 재탕도 하는지? 11 궁금 2011/11/30 3,633
    43356 "찍히면 죽는다" …유력인사들 내일 세종문화회관 집합 왜? 세우실 2011/11/30 1,132
    43355 장기수선충당금 5 질문이요 2011/11/30 1,283
    43354 나꼼수공연.... 애 데리고 가시는분 있으신가요? 17 운이맘 2011/11/30 1,742
    43353 파리바게트에서 파리크라상 상품권 쓸수있나요? 2 . 2011/11/30 1,398
    43352 천일의 약속,, 수애임신 9 2011/11/30 4,168
    43351 아름다운 삶의 근원 "홍익사상 - 국학원 개천 2011/11/30 1,907
    43350 나꼼수 공연... 2 불안불안 2011/11/30 1,229
    43349 백만년만에 서울에 놀러가요. 어디에 가면 좋을까요? 7 보호본능 2011/11/30 1,226
    43348 직장그만두고 동네 학부용이랑 친하게 지내려보니..... 14 파이 2011/11/30 6,604
    43347 코스트코에 다우니 안파나요? 3 요즘 2011/11/30 1,465
    43346 ㅠ모기가 몸이 무거워 날지도 못하네요 4 모기 ㅅㄲ 2011/11/30 1,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