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부터 심란합니다.
어제 저녁 12시 넘어까지 공부하고 잤다는 아이.
퇴근 후 피곤한 탓에 소파에 서 잠이들어 아이의
동태를 살펴보지 못했으니 공부했겠거니 했지요.
아침에 일어나, 불현듯 게임기가 떠올라
거실 서랍의 게임기를 찾아보니 보이지가
않았어요. 방에 들어가 잠들어 있는 아이에게
물었지요. 밤에 게임했냐고, 게임기 어딨냐고?
잠에 취한 듯 답을 안하더군요. 베게 밑을 뒤져
보니 아니나다를까 게임기가 있더군요.
화가 불같이 솟았습니다.
늘 이렇게 사소한 행동으로 화나게 하는 아이.
현재 중3입니다. 중학교 1,2학년 때는 그나마
성적 유지를 해주더니 2학년 하반기 부터 곤두박질
쳐서 내신관리가 전혀 안된 탓에 초등학교 부터
꿈꾸던 특목고의 꿈은 완전히 접었고, 이제 일반고로
진학해야 하는데 앞이 캄캄합니다.
기본 바탕이 잘 되어있는 총명한 아이인데,
잦은 눈속임과 사소한 거짓말이 일상적으로 지속되고,
공부에 대한 욕심은 있으나 근성과 인내심 부족으로
실천이 전혀 되지 않네요.
게다가 사춘기라선지 전혀 컨트롤이 되지않고,
매사 불평불만에 공부에 대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늘 자극적인 놀거리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원거리 통제가 늘 가능했던
아이의 변해가는 모습이 견디기 어렵네요.
지금 상태대로라면 고등입학 후에도 공부에
대한 희망은 버려야 할것 같은데 어려서 부터
영특했던, 그래서 주위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아이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네요.
올 1년 내내 이 아이 문제로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세월을 보내고 있어요.
아이를 좀 내려놓고, 평화를 찾고 싶습니다.
오늘, 너무 화가 나 생전 처음으로 아침밥도
차려놓지 않고 출근해버렸습니다.
너무도 불편하고 어지러운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