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학년 여자아이인데요 아침 일어날 때부터 짜증을 냅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온갖
화풀이를 다 하고요 이마엔 항상 내천자가 그려져 있네요.
학원을 많이 다니냐...아예 안다녀요...학교 갔다오면 그냥 집에 있어요.
문제집 조금 풀고 숙제 좀 하고 끝이에요. 운동은 줄넘기 하고요..
심지어 아침에 꿈을 꾸면서도 잠결에 울고 소리지르고 화를 냅니다. 짜증나..이말을
입에 담고 살고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가운 것보다 덜컥 겁부터 납니다.
오늘은 어떤 일로 나를 힘들게 할까하고요...
예전엔 제가 화를 엄청 잘 냈는데 애가 정서적으로 불안해 하는 것 같아 아주 꾹꾹
눌러 참고 좋은 소리로 하고 잘 때 같이 누워 이야기도 하고 학교에서 안좋았던
일이 있으면 같이 많이 공감도 해줍니다. 거기서 쌓이는 제 스트레스는
엄청나지만 그래도 참습니다.
어제 잘 때 또 한바탕 할 거...꾹 꾹 눌러 참다가 제가 그냥 눈물이 뚝뚝 떨어져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너 때문에 너무 힘들다..내가 노력하는 거 안보이냐
보인다고 합니다..근데 왜 넌 나한테 공손하지도 않고 점점 더 말도 안듣고 동생한테
폭력적이고 엄마를 말로 하염없이 괴롭히느냐 했습니다. 혹시 학교에서도 그러냐
했더니..학교에선 순하디 순한 양이랍니다. 못된 애들이 시비를 걸면 그걸 참고
집에 들어와 푸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자기도 노력하겠답니다. 저한테 공손하고 동생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언니가 되겠다는데 전 믿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결심이란 게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는
걸 아니까요..학교에선 할말도 제대로 못하고 소심한 아이이고 활발하지 않으니
친구도 별로 없고 왕따도 좀 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 화풀이를 집에 와서 다 하는데
뭔가 이것을 분출할 대상을 찾아야 하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 자라면서 화를 못내고 참는 아이들이 어른돼서 폭력적인 성인으로 될 수 있다는
글을 심리학 책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마냥 참으라고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특별히 아이가 취미생활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어찌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