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선암사행 버스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

.. 조회수 : 1,970
작성일 : 2011-11-13 12:34:31
기차타고 순천역에 내렸더니 코레일연계 관광상품 여행객 태울려고 관광버스가 2열 종대로 버스정류장 앞에 진을 치고 있더군요. 
선암사행 1번 버스 올 시간은 다되어서리 차도쪽으로 나가서 기다리는데 우리집 삼식씨께선 정류장 앞에서 어슬렁 어슬렁.. 
제가 서있던 차도에 버스는 도착하고 뭐하냐고 소리를 질러서 불렀더니 그제야 똥마련 강아지 마냥 뛰어옵니다. 
이러니 어디가도 아줌마들이 길묻고 길 잃어버리지 않고 버스도 제대로 타는거라고 한 마디하고.. 
정류장에 서있으면 버스기사가 불러서 태운답니까? 어디 가는 사람인줄 알고요? 
 
암튼 버스는 출발하고 아랫장, 윗장, 중앙시장 이름도 구수한 시장을 지나니 어제가 장날이었던지 버스가 관광객에다 장보러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만원 그야말로 미어터지더군요. 

한참을 가는데 제 뒷자리에 앉아계시던 할머니 갑자기 전화통화를 하시는데  
가만 들어보니(들을려고 한게 아니라 할머니 목소리가 워낙 크셔서 다 들렸어요)  
앞쪽에 앉아계신 할아버지랑 통화중입니다. 
전화로 버스안 노부부께서 통화하시는 소리에 다 웃었죠.
   
내용인즉슨 고기산 봉다리를 어쨌냐, 왜 괜시리 무겁지 않냐고 내 손에서 봉다리를 가져가 놓고선 왜 안들고 탔냐, 
지금 뭐하냐 얼른 내려서 안찾아보고.... 
결국 할아버지께선 내려서 고기 찾으러 가시고 버스는 계속 달립니다. 
이어지는 할머니의 넋두리. 장에는 혼자 와야허는디 장에 갈라면 꼭 먼저나서 따라와. 
그리고 다시 잔소리 통화. 왜 걸어간다요? 급한데 버스타고 안가고 

그렇게 거의 50분을 달려 할머니가 내리시는데 옆에 앉은 동네 아주머니께서 할머니 짐 몇개를 챙겨 같이 내리면서 오이 여기 고기 봉다리 있다고 외칩니다. 
할머니왈, 우짜스까이 우리 영감 고기 또 샀으면.. 
할머니 때문에 어제 버스안 승객들 몇 번이나 웃었습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 안됐다 에서 나중에는 할머니 안됐다로.
 
순천, 20여년 만에 다녀왔는데 정말 좋더군요.
IP : 183.107.xxx.1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11.11.13 1:21 PM (121.154.xxx.227)

    재미있네요~~할아버지가 불쌍~

  • 2. 웃습니다. ㅎㅎ
    '11.11.13 4:54 PM (125.176.xxx.14)

    정말 재미난 풍경이네요.
    할아버지와 할머님이 너무 재미있게 지내시네요.
    오래오래 함께 사시길 기원합니다.

  • 3. 아 선암사
    '11.11.13 10:47 PM (221.162.xxx.139)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찰 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877 제가 본 어른 왕따 주동자는... 그물을 넓게 쳐요. 3 철저히 전략.. 2011/12/24 3,338
50876 시카고 부근인에 키스 미니 믹서기를 어디에서 살수 있나요? 깨죽.. 게렛 2011/12/24 848
50875 욱일승천기가 휘날리고~패전의 아픔.... 3 .... 2011/12/24 814
50874 술집진상녀 20 웃어보아요~.. 2011/12/24 10,149
50873 이런 얘기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같은 아이유 신드롬 말이.. 68 .. 2011/12/24 16,152
50872 왕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위한 방법 생각을 모아보고 .. 6 사회악 2011/12/24 1,202
50871 앤서니 브라운의 '공원에서 생긴 일' 3 그림책 2011/12/24 1,456
50870 정의원 구속, 엘에이타임즈에도 보도됐습니다 3 82녀 2011/12/24 1,424
50869 지금 mbc보세요. 나는 하수다 10 개그프로 2011/12/24 3,146
50868 자녀가 결혼안한다고 해도 본인의사를 존중해줄건가요? 36 요즘은 2011/12/24 6,630
50867 왕따 가해자는 지 엄마도 속이는 거 같아요 5 82에서도 .. 2011/12/24 2,303
50866 미국 워싱턴포스트,정봉주 대서특필…“한국, 표현자유 위축” 4 ㅜㅡ 2011/12/24 1,709
50865 나꼼수와 정의원 구속이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습니다 2 82녀 2011/12/24 1,243
50864 벤쿠버에 식당 어디가 좋을까요? 7 식당 2011/12/24 4,315
50863 환경을 바꿔주는 것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 2011/12/24 896
50862 성시경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유희열 2011/12/24 3,769
50861 진짜 뉴스 보면 화날 것 같아서 안봐요~ 1 ... 2011/12/24 692
50860 6개월 아기 독감 예방접종 지금 하면 늦는 걸까요? 6 싱고니움 2011/12/24 3,729
50859 상간녀 부모 전화번호 알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6 마가렛트 2011/12/24 6,452
50858 수에무라 아이라인 좋다고 해서 사려는데 4 어디서 팔아.. 2011/12/24 1,662
50857 방송사 9시 뉴스 간만에 보니 7 대실망 2011/12/24 1,619
50856 나홀로 1 등산 2011/12/24 547
50855 밀양 성폭행사건 7년후..피해자 행방불명,가해자없고 8 sooge 2011/12/24 8,161
50854 나는 꼽사리다 처음 듣는데 1 ... 2011/12/24 1,007
50853 통신료...이것저것 막 묶어서 할인받는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2 dma 2011/12/24 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