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엔 셋이 가볍게 맥주 반잔씩 들고 숙면을 위한 건배를 하고
삼수생인 아들이 시험보는 날 아침
도시락을 싸는 남편과 아침상을 준비하는 나
그 옆에서 마늘 찧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아들녀석, 여느 날 아침처럼...
이번 시험 잘 봐서 원하는 대학 들어갈지 어떨지 모르지만
대학 말고도 더 좋은 것이 생기면 언제든 얘기하고
하고 싶을 때까지 사수 아니라 십수를 하더라도 니 맘이 가는대로 하라는 남편.
천천히 니 속도대로 가라고, 아이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늘 말을 합니다.
여느 때 도서관 가는 모습으로 건들건들 걸어가는 모습이
그래도 짠하긴 합니다.
길고 긴 인생에 왜 그리 급히 가려하는지.
오늘 아침 차마 시험을 못 보고 뛰어내린 재수생 아이 소식을 보고
가슴아프지 않은 부모들이 한사람이라도 있겠습니까만.
오늘 수능 본 모든 아이들이
잘 본 아이든 잘 못 본 아이든 마음을 내려놓고 편한 맘 들기를.
다녀 오면 잘했다 수고했다 안아주려고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