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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한풀이 하는 부모들

친구들이랑 조회수 : 4,631
작성일 : 2011-11-09 19:57:47

울 친정엄마가 공부욕심 많았던 분이에요.

근데 딸이라고 외가에서 제대로 공부를 시키지 않아서 엄마가 하고픈만큼 하지 못했대요.

그래서 딸들도 공부해야한다는 신념이 강했어요.

문제는 내가 하고싶은 과는 안된다고 딱 잘랐고

엄마가 원하는 과를 가라고 했어요.

내가 가고픈 과도 아니다보니 적당적당해서 그닥 좋은 대학도 못갔고 엄마가 원하는 과에는 갔어요.

졸업해서 엄마가 원하는 직장 다녔죠.

정말 싫었지만 엄마는 니가 벌어서 시집가라고 했기 때문에 끔찍하게 싫어도 참고 다녔어요.

결국 결혼과 동시에 전업되어서 지금도 취업 가능해도 쳐다도 안봅니다.

그냥 싫은 정도가 아니었어요.

정말 소름끼치게 나랑은 안맞은 직업이었어요.

친정엄마는 한번씩 전업인 절 보면서 이해를 못하겠대요.

기껏 공부시켜놨더니 취업도 안하고 논다구요.

제가 원하는 과 간 친구는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구요.

저도 그 친구가 하는 일 하고 싶어요.

더 박봉이라도 그 친구 보면 너무 부럽고 그래요.

 

얼마전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어요.

다들 저랑 비슷해요.

하고픈 공부 접고 부모님이 정해준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 적당히 하다가 결혼해서 전업이에요.

다들 무지하게 후회해요.

자기가 하고싶은 공부했으면 적어도 후회는 안 남을텐데...라면서요.

근데 욕하면서 배운다고 했던가요?

또다시 자식들에게 우리가 하고싶었던 공부 시키고 우리가 하고싶었던 예체능 시키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우리들끼리 그러지.말자고 했지만 그래도 시키던거 중간에 그만두게 하긴 그렇지? 하면서

계속 시켜야지.로 끝났어요.

알면서도 못고치는 거 진짜 중병이다.싶어서 아이가 싫다는 거 과감하게 그만 두었어요.

그만 두면서도 이래도 되나.걱정도 되었는데 별일 생기지 않고 하루하루 여유시간 많아져서 참 좋구나.

하면서 살고 있어요.

부모 노릇도 참 힘드네요.

IP : 116.125.xxx.5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쬐금 비슷
    '11.11.9 8:10 PM (114.206.xxx.77)

    우리 엄마가 저한테 하셨던 거랑 비슷하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도돌이표로 돌아가면 안되겠죠.

    저도 힘든 시간, 엄마에게 서운했던 것들 많이 극복하고 공부(육아, 심리 등등)도

    나름 열심히 하면서 우리 이쁜 아이들에게 다시는 그런 것들 물려주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쁜 아이들을 위해서요~~

  • 2. 어렵죠
    '11.11.9 8:50 PM (118.38.xxx.44)

    충분한 대화가 있다면 싫다는거 안시켜도 문제 없어요.
    대신, 부모가 자식에게 필요한데 자식이 싫다고 할때는 그에 대해 서로 충분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부모는 자식의 의견에 자식은 부모의 의견에 귀 귀울일 수 있어야한다고 봐요.

    제 경우 엄마말을 들었어야 하는데 안들어서 손해본 케이스.
    제가 중학교1학년 여름에 과외가 금지되었으니 나이가 좀 많아요.
    80년인가 그랬을 겁니다. 6학년 학기말부터 예비중학교 영어학원을 다녔는데요.
    그 학원이 나중에 커서 생각하니 상당히 잘 가르치고, 거의 요즘식 영어수업을 하는 곳이었어요.
    중3년을 다니면 고등과정 다 끝내고 고교때는 영어 부담을 없애주는.
    중학교때는 성적도 10% 이내인 학생들만 수강 받고요. 암튼 좀 공부를 많이 시키는 곳인데.
    발음도 완전 미국식 발음을 가르쳤고요. 심지어 그 당시에 원어민 선생도 일부 있을 정도.
    그런데, 문제는 학교 영어시간에 내 발음이 너무 튀는거에요.
    심지어 선생님 발음과도 너무 다르고 튀어요. (근게 그게 맞는 발음 ^^;;;)
    좀 내성적이고 영어에 특별한 흥미가 없던 제 경우 그게 너무 싫더라고요.
    이제 영어 배운지 몇개월 된 애가 영어발음이 뭐가 좋고 뭐가 나쁘고에 대한 판단보다
    남과 달라서 튀는게 싫은거죠.

    그리고, 수업방식도 상당히 달라서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 그런 영어교육을 받는 아이가
    그 학원에 다니는 전교생 중 서너명 외엔 없고요. 그러니, 왜 그 학원을 다녀야 하는지 모르는거죠.
    그리고, 그 학원 안다녀도 당장 학교 영어점수는 잘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안다니겠다고 했어요. 부모님들은 힘들어도 (하교- 집- 학원 모두 30분거리) 다녔으면
    좋겠다는 쪽이었고요. 어쨌든 제 의사대로 학기중엔 안다녔어요.
    그러다 여름방학엔 다시 맘먹고 가볼까라고 갈등하는 순간 과외가 금지되면서 더이상의 고민꺼리가
    사라졌죠.

    그런데요. 과외가 없어지지 않고, 엄마 말대로 그 학원을 계속 다녔다면 상당히
    내 인생이 달라졌겠구나하는 생각을 가끔 해요. 영어때문에 고생 많이 했으니까요.
    영어 별로 안좋아하고 어학에 재능없지만 시키면 또 어쨌든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딱 좋은 케이스 였던거죠. 과외금지되기 전 6개월이라도 다녔다면, 영어 공부 방법이
    조금은 더잡히지 않았을까 싶기도하고요.

    아이들은 전혀 엉뚱한 이유때문에 뭔가를 안하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 원인에 대해 잘 들어보고,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강압적으로 무조건 하라는 것은 잘 못이지만
    저처럼 별거 아닌 문제로 본질이 아닌걸 크게 생각해서 안하겠다 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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