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낳은지 백일 좀 지났네요.
곧 세돌이 되는 고집 센 첫째와 예민하고 잠투정이 심한 둘째를 보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들과 전쟁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신랑은 너무 바빴죠.
원래 일중독이다 싶을만큼 죽도록 하는지라 12시 넘어 퇴근하는 건 예사였죠.
그런데 둘째를 낳고 한달 후부터 술자리가 잦아지고 새벽에 집에 오는 일이 다반사였죠.
영업직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예사로 넘겼는데 며칠 전 전화기 문자들을 보고서야 제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알았네요.
저보다 신랑의 신상변화를 더 빨리 알고 있었고 속속들이 신랑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나누고 있었네요.
누구보다 신랑을 믿고 의지했는데 그 배신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퇴근한 신랑을 잡고 물었습니다. 누구냐고.
한시간동안을 달래보기도 하고 정색도 해보고 화를 내보아도 입을 다물어버리네요.
그렇게 혼자 미쳐날뛰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며칠 후 신랑이 말을 하네요.
회사직원들이랑 간 바에서 그 여자를 만났다고.
그 여자는 그 바에서 일하고 애도 둘이나 있는 유부녀라네요.
그 여자가 적극적으로 좋다고 하기도 하고 새로운 변화가 재미있어 깊은 생각없이 만났답니다.
그냥 편하고 좋았답니다.
이제는 정리하겠다고 합니다.
연락도 안하고 만나지도 않겠다고 합니다.
그냥 자기만 정리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걸로 알고있네요.
이젠 신랑에 대한 믿음이 깨져버렸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합니다.
그저 신랑말처럼 이번만 조용히 넘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지..
신랑의 외도를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요?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런 방법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조용히 넘어갈까 싶기도 하고 시댁에 알려야 되나 싶기도 합니다.
시아버님이 엄하셔서 신랑이 겁을 좀 내긴 하거든요.
처음에 외도한 걸 들켰을 때 그냥 넘어가믄 다음에 또 그럴까봐 겁이 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도움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