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폭언과 폭력때문에 너무힘들어요...

조회수 : 4,959
작성일 : 2011-11-08 08:42:44

저는 지금 잠깐 집에 내려와서 부모님과 살고있는 상황입니다.
대학다닐때부터 서울에서 내내 혼자살다가 처음으로 내려왔어요.

오늘 아침에 밥을 먹다가 엄마께서 허리를 삐끗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게 뚝 소리가 들릴만큼이었거든요. 제가 가까이 있었는데 뚝 하고 소리가 나는거에요..
그리고 그 상태로 움직이질 못하시다가 겨우 의자에 앉으셨습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병원 가봐야하는거 아니냐고 걱정돼서 물었습니다.
아빠도 허리가 안좋으시거든요.
그래서 아빠께서도 그렇게 한번 한게 디스크 시작이라며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저랑 아빠랑 이구동성으로 오늘 바로 병원가라며, 아빠 친구분 얘기도 하면서 병원에 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정말 독선적이십니다. 남의말을 정말 안들으세요.
그리고 외할머니는 정말 그것보다 매우매우 심하게 독선적이십니다.
엄마가 항상 외할머니가 엄마 말을 안듣는다고 뭐라 하는데, 제가 보기엔 피장파장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거 닮을까봐 항상 염려할만큼 정말 남의 말을 안들으십니다.

그런데 엄마가 자기 몸은 자기가 안다며 괜찮다고 병원안가도 된다고 쉬면 낫는다고 고집을 부리시는 겁니다.
근데 그정도로 경미한 증상은 절대 아닌걸로 보였고,
아빠께서도 디스크를 앓으셨던적이 있기 때문에 많이 걱정하면서 병원에 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옆에서 또 거들었구요.

그랬더니 화를 내시는겁니다.
정말 너무 답답했습니다. 평소에도 남의 말 진짜 안듣고 병원 안가서 어깨도 많이 안좋으신데,
그리고 식구들이 이정도로 걱정하면 한번 가보면 덧나나요...
그래서 제가 엄마나 외할머니나 똑같다고 식구들이 이정도로 걱정하는데 말좀 들으면 덧나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 큰(큰 정도가 아니라 이미 큰지 오래인) 저한테
이런 건방진X이 어디서 기어오르냐며 이런 싸XX없는 X이 지X한다는 둥...
갖은 욕을 내뱉으시는 겁니다...

너무 충격받았는데 , 갑자기 이런 욕을 듣고 자랐던 어린시절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뭐만 하면 미친듯이 욕을 했던 엄마,.. 무슨 심기에 불편한 일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미친듯이 욕을 했던 엄마...
그래서 그걸 안들으려고.. 들을때마다 너무 상처가 돼서 너무나 힘들어서 한마디라도 안들으려고
저랑 언니랑 동생은 엄마 비위 맞추려고 항상 이리뛰고 저리뛰고 했습니다.
그러나 심기가 불편한 날은 어김없이 욕을 바가지로 먹었어요.

그리고 욕과 함께 수반된 폭력...
물론 어린시절이었던만큼 맞을만한 짓을 한적도 있었지만,
정말 다 사소한 일들이었습니다.

숙제 안했다고 세시간동안 미친듯이 맞고...
어린애가 심통나서머리핀 마룻바닥에 던졌다고 또 미친듯이 맞고..
뭐 그렇게 맞을만한 일을 했었던적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요.

그런데 그 어린애들이 어딜 때릴 데가 있다고 그렇게 미친듯이 때렸는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상처가 됩니다.
먼지털이로 눈을 맞아서 눈을 못뜨고 다녔던 적도 있었고,
그리고 구식 그 큰 라디오로 제 머리를 때려서 귀에서 피가 터진 일도 있었네요.
오죽했음 초등학교 2학년짜리가 맞다가 맞다가 못견디겠어서....너무 아파서...
그래서 맞는 도중에 집을 탈출해서 다른집 현관 앞에서 밤을 샜겠어요.
그런데도 엄마는 그 사건을 내가 단순히 집을 나간 사건으로 기억하더라구요.
웃으면서 그 얘기를 말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기억할수가 있나 싶어 정말 때리고싶을만큼 미웠어요.
그나마 동생은 사랑을 많이 받아서 이정도로 맞은 일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언니랑 저만 이런 상처가 많구요.
계속 그렇게 자랐던 제 유년시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에 대해서 아빠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엄마가 좀 독선적인건 알지만 이렇게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다는 걸 전혀 몰라요.
아빠한테 넌지시 은연중에 말해본적은 있지만 이정도인줄은 꿈에도 모르십니다.
그래서 어릴적에 엄마랑만 있는게 너무 싫어서 엄마 몰래 아빠한테 전화도 많이 했었어요. 빨리들어오시라고...

할머니께서는 정말 온화하고 인지한 성품이셔서, 아빠는 저런 행동을 용납하지 못하십니다.
아빠도 그런 성품이시구요...
그런데 엄마의 이런 모습을 모르시니까, 저랑 언니가 어떤 상처를 가졌는지 모르세요.
이런 상처를 그냥 혼자서만 안고 살아가는게, 힘이 듭니다.

매일 생각이 나는건 아니지만, 가끔 엄마랑 큰 충돌이 있을때면 어김없이 그때의 상처가 떠오릅니다.
사실은 예전에 이 상처때문에 엄마랑 싸운적도 있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행동해서 내가 이렇게 힘든거 엄마는 알기나 하냐고, 기억이나 하냐고 펑펑울었는데
기억이 안나신답니다. 모르신답니다.
저보고 유별나다고 하더군요.

그때가 재수학원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3일밤낮을 아무것도 못하고 방황하고 울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것때문에 힘들어하는건 나밖에 없으니까, 엄마는 기억하지도, 힘들지도 않으니까
내가 용서해야 내가 편하겠구나 싶어 엄마한테 내가 다 잊어버리고 용서한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생각한건 엄마의 사과 한마디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그말을 듣더니 알았으니까, 좀 씻고 다니라고 하더군요.
그때 제가 목욕탕 안가고 매일 샤워만 하는게 불만이었나 봅니다. 씻고다니라는 한마디만 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아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상처가 된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그 일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표면상으로는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없으니 충돌을 일으킬 일 자체가 없었죠.
그런데 오늘 정말 오랜만에 그 상처가 또 드러나네요.
엄마는 저에게 유별나다며 그런걸 다 기억하면 세상 어떻게 사냐며...
제가 문제라고 말했지만, 제가 생각했을땐 이런 상처를 갖게 한 엄마가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엄마라는 사람과의 관계가 정말 너무 힘듭니다 ....
IP : 116.121.xxx.2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8 8:45 AM (14.55.xxx.168)

    다른건 모르겠지만, 병원에 안가시는건 견딜만 해서 그래요
    죽게 아파봐요. 콜택시라도 불러서 갑니다

  • 2. ...
    '11.11.8 8:47 AM (211.246.xxx.38)

    너무 맘이 아프네요. 가해자는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면 환장할 거 같아요. 웬만함 집에서 빨리 나오세요 ㅜㅜㅜㅜ

  • 3.
    '11.11.8 8:58 AM (121.151.xxx.146)

    원글님 글을읽고 가슴이 아프네요
    그런데 원글님 어머님도 님도 성인이에요
    어머님이 괜찮다라고 말하면 그래요 엄마 혹시 뭔일있으면 바로 전화줘요 라고
    서로의견을 존중하면 안되는것인가요
    꼭 어머님이 님의 의견을듣고 갈께하고 말하셔야했다는 것인지요
    님은 어머님의 독선적이고 강압적인 분이라서 그런다고했는데
    이젠 나이가 드신어머님은 고칠수없어요
    그런 어머님을 그냥 넘어가시면서 어머님에게 하며 안되는것인지요

    저는 사람마음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해요
    님이 어머님을 생각하는 만큼 어머님도 님을 그리 생각할겁니다
    그게 어머님은 폭력으로 나와서 그렇지만 사람마음은 그렇다는것이지요
    이래서 서로 안맞는 성인간의 동거는 하는것이 아니라고생각해요

  • 4. likemint
    '11.11.8 9:48 AM (211.114.xxx.113)

    다시 독립하시는게 글쓴분에게 좋을거같아요..

    아무리 엄마라도 엄마와 딸의 관계 명목상 묵인하고 참을 수 있는 정도가 있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어보니 어머니께서 좀 심하신거같네요

  • 5. 가장 좋은 방법은
    '11.11.8 10:05 AM (14.52.xxx.19)

    엄마와 거리를 두는 겁니다. 어쩌면 님보다 언니 상처가 더 크겠네요. 맏딸이라 더 오랫동안 시달렸을 테니까요. 언니랑 같이 내면의 상처를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그냥두면 고통이 평생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052 생굴이 있는데 냉동했다가 2주후에 겉절이에 넣어도 되나요? 4 생굴 2011/11/10 2,490
35051 11년전 삼성 김치냉장고 '다맛'...서비스센터..어디로 전화 .. 2 김냉 2011/11/10 4,396
35050 나이 40다 되어 가는데 누가 나를 좋아하는 느낌이 든다면 9 비밀 2011/11/10 4,451
35049 부평구청역에서 일산가는 차 급질문이요 4 일산촌놈 2011/11/10 1,137
35048 지금 첫 언어시험보고 있는데 뭐들 하고계시는지 7 오늘 고3맘.. 2011/11/10 1,347
35047 뽐모도로 스파게티집 2 광화문 2011/11/10 1,536
35046 타임,마인겨울코트가격? 3 날개 2011/11/10 4,203
35045 이 신발 여아 신기면 어때요? 5 무플좌절 2011/11/10 1,097
35044 맑은숲독서치료연구소나 맑은숲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아시는 분~~~.. 나무 2011/11/10 3,822
35043 추운 날씨의 워싱턴, 7살 아이와 가는 것 어떨까요. 3 고민맘 2011/11/10 1,489
35042 갱년기 이기기 3 현수기 2011/11/10 2,190
35041 4-5세여아옷 이쁜데 어디 있을까요? 2 아이옷 2011/11/10 1,253
35040 97 수능 보셨던 분들 계세요? 29 97학번 2011/11/10 4,593
35039 한눈에 보는 FTA 폐해(김광수경제연구소) - 쫄게됩니다. 8 김광수 2011/11/10 1,440
35038 11월 10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1/10 1,194
35037 오늘 전국 촛불 일정이랍니다. 2 참맛 2011/11/10 1,172
35036 영어학원 선생님.. 3 선물 2011/11/10 1,259
35035 출장 메이크업 추천 부탁드려요(마포) 바보엄마 2011/11/10 1,169
35034 고속버스에서 같이 타고 있는 사람이 햄버거 먹으면 싫으시죠? 33 고속버스 2011/11/10 4,699
35033 초등아이 입을만한 브랜드.. 7 초등아이. 2011/11/10 1,432
35032 하이닉스 주식 2011/11/10 1,227
35031 고등 학부모님들 봐주세요 학교CMS통장 2 별사탕 2011/11/10 1,410
35030 동생이 뉴저지에서 수술받고 전화했어요 4 함께살자 2011/11/10 2,557
35029 전화번호 바꾸기전에 체크해야 할 사항이 뭐가 있을까요. .. 2011/11/10 1,467
35028 서울에 한복상가 어디인가요?? 1 솔방울 2011/11/10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