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

꽃과 돌 조회수 : 1,297
작성일 : 2011-11-08 00:48:08

일이 있어서

가까운 시골(?)에 들렀다가 저만 혼자 일찍 나서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래도 제가 사는 도시로 바로 가는 일반 버스가 있어서 타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금방이래도 포르르 날아가버릴 듯한 말투로

 

[어서 오세요!!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시는데

과묵한 사람에게 호감이 많은 저는 속으로 -_-;; 이러고만 있었답니다

 

그곳이 군이래도 시와 워낙 가깝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저절로 시장이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나와 파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류장마다 할머니들이 보따리 보따리 보따리에 운반차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실때 마다 기사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보따리 다 받아 차에 올리고 조금 불편하신

할머니는 손도 잡아 드리기를 군이 끝나는 곳 마지막 정류장까지 하셨습니다

 

짐을 다 버스에 실어도 할머니들은 다시 짐을 정돈하느라 자리에 앉지 않으니 기사님은 또 기다려 주시고 ...

 

참다 못한 어느 손님이 [어이 기사님 출발 안하라요?] 하니까

환히 웃는 얼굴 (입이 엄청 크셔서 귀까지 닿을듯)로 [네 어머니 앉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아무리 급한 길이래도 즐거워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시로 들어와서는 씽씽 달려서 마침내 시장이 서는 단지 입구에 멈추자 또 벌떡 일어나서

짐을 다 내려드리고 [엄마들 오늘도 돈 많이 벌어~] 하는데 할머니들도 다들 [오이 이따 보세 ]

[잘하고 오소] 하시고...

 

기사 아저씨와 할머니들 보며 월요일 아침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정겨운 인사를 말투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촐싹 거린다고 -_- 이랬던 저는 할머니들 보따리 하나

내려드리지 않았더군요

 

그냥 아저씨 참 착하시구나 감탄만 하고 있었지

 

구경꾼이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는 망상가였나 봅니다

IP : 121.147.xxx.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의
    '11.11.8 1:11 AM (122.40.xxx.41)

    한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저도 대학생일때 깡시골인 전라도 무안엘 갔다 딱 그런 장면을 경험했고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이 제일 아름답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809 재미교포, 박시장이 지적한 지방정부도 소송을 당한 사례 밝혀! 2 참맛 2011/11/09 1,263
35808 갑상선암수술후 음식 2 강물 2011/11/09 2,654
35807 너 냉장고 언제살거니 ㅉㅉ 4 왕소심 2011/11/09 1,692
35806 닭볶음탕 맛있게 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6 리기 2011/11/09 2,002
35805 축의금이 애매해요...^^ 27 결혼식에 가.. 2011/11/09 2,802
35804 전라도 광주, 전남대 근처에 대해 여쭤요.. 4 .. 2011/11/09 1,538
35803 청국장 제조기? 2 청국장 2011/11/09 2,098
35802 LG생활건강에서나오는모기약 1 모기약 2011/11/09 1,049
35801 어제 강심장..송채환 허걱~ 27 시간아까비... 2011/11/09 18,675
35800 밀레청소기 사용중이신분들~~ 2 햇살 2011/11/09 1,875
35799 아직도 황색4호 청색1호 쓰는 식품들이 많네요. 5 첨가물 2011/11/09 2,331
35798 11월 9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2 세우실 2011/11/09 1,050
35797 아마존 프라임서비스요 1 ㅡㅡ 2011/11/09 1,023
35796 쿠팡에 11번가 5천원 할인쿠폰 100원 떴어요 .. 2011/11/09 1,220
35795 송채환 딸내미.. 리틀 윤아아니더구만 ㅋ 10 어제 강심장.. 2011/11/09 3,613
35794 결혼기념일 1 가을사랑 2011/11/09 921
35793 30대 중반인데 갑자기 생리가 이상해요 3 skeh 2011/11/09 2,023
35792 식수 공급 비교...강남 은마아파트 vs 구미시" 5 잘배운뇨자 2011/11/09 1,549
35791 이럴 땐 보험 고지 어떻게 해야 되나요? 2 이럴땐? 2011/11/09 1,068
35790 천일의 약속 수애 보면서.. 13 치매 2011/11/09 3,880
35789 아이가 컴퓨터 화면 등을 쳐다볼떄 한쪽눈을 감아요 2 .. 2011/11/09 1,389
35788 11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2 세우실 2011/11/09 1,134
35787 알타리김치와 동치미 레시피 도와주세요~ 3 킹콩과곰돌이.. 2011/11/09 1,664
35786 82고수님들..김장할때 황금비율 노하우 좀..ㅎㅎ 8 독수리오남매.. 2011/11/09 2,238
35785 고3 예비소집...? 11 궁금녀 2011/11/09 1,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