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

꽃과 돌 조회수 : 1,626
작성일 : 2011-11-08 00:48:08

일이 있어서

가까운 시골(?)에 들렀다가 저만 혼자 일찍 나서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래도 제가 사는 도시로 바로 가는 일반 버스가 있어서 타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금방이래도 포르르 날아가버릴 듯한 말투로

 

[어서 오세요!!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시는데

과묵한 사람에게 호감이 많은 저는 속으로 -_-;; 이러고만 있었답니다

 

그곳이 군이래도 시와 워낙 가깝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저절로 시장이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나와 파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류장마다 할머니들이 보따리 보따리 보따리에 운반차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실때 마다 기사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보따리 다 받아 차에 올리고 조금 불편하신

할머니는 손도 잡아 드리기를 군이 끝나는 곳 마지막 정류장까지 하셨습니다

 

짐을 다 버스에 실어도 할머니들은 다시 짐을 정돈하느라 자리에 앉지 않으니 기사님은 또 기다려 주시고 ...

 

참다 못한 어느 손님이 [어이 기사님 출발 안하라요?] 하니까

환히 웃는 얼굴 (입이 엄청 크셔서 귀까지 닿을듯)로 [네 어머니 앉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아무리 급한 길이래도 즐거워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시로 들어와서는 씽씽 달려서 마침내 시장이 서는 단지 입구에 멈추자 또 벌떡 일어나서

짐을 다 내려드리고 [엄마들 오늘도 돈 많이 벌어~] 하는데 할머니들도 다들 [오이 이따 보세 ]

[잘하고 오소] 하시고...

 

기사 아저씨와 할머니들 보며 월요일 아침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정겨운 인사를 말투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촐싹 거린다고 -_- 이랬던 저는 할머니들 보따리 하나

내려드리지 않았더군요

 

그냥 아저씨 참 착하시구나 감탄만 하고 있었지

 

구경꾼이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는 망상가였나 봅니다

IP : 121.147.xxx.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의
    '11.11.8 1:11 AM (122.40.xxx.41)

    한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저도 대학생일때 깡시골인 전라도 무안엘 갔다 딱 그런 장면을 경험했고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이 제일 아름답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087 야간뇨로 치료받아보신본 계신가요? 3 sleepl.. 2012/03/09 2,214
82086 송파구쪽 삼겹살 맛있게 하는집 있어요? 3 이들내미 2012/03/09 1,578
82085 사위가 형제보다 가깝네요. 어이없는 천억대 상속 38 상속문제 2012/03/09 17,739
82084 오쿠로 한약 잘 되나요? 2 skynic.. 2012/03/09 3,278
82083 5살 아들..키우기 정말 힘드네요.. 1 아들 2012/03/09 2,164
82082 3학년아이 수학문제집좀 추천해주세요.. 1 바다 2012/03/09 1,661
82081 혹시 결혼식 축가 필요하신분 계신가요 ㅋㅋ 1 big23 2012/03/09 1,750
82080 크린토피아 에서 이불이나 옷 세탁해보신분 계세요? 2 이불 2012/03/09 1,981
82079 윗집누수로 인해 벽지손상 7 화장실 2012/03/09 3,665
82078 학교에서 분실...어떻게 해야 할까요? 6 학교에서 2012/03/09 1,829
82077 우리동네 강남을에 새누리당 후보가 뉴라이트 간부인 7 ... 2012/03/09 1,497
82076 ‘피부과 원장, <시사IN> 고소’ 집단오보 소동 6 111 2012/03/09 2,647
82075 공부 때문에 애들 혼내지 마세요. 10 최선 2012/03/09 4,180
82074 김승우 김남주 부부 딸 입학식 참석모습 포착 22 ... 2012/03/09 23,738
82073 오늘 JYJ가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네요 3 khan91.. 2012/03/09 1,841
82072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마 지금 상황인듯..ㅜㅜ) NOFTA 2012/03/09 1,200
82071 특전사령관, 여군과 '부적절한 관계' 보직해임 1 특전사 2012/03/09 2,015
82070 정말 망신살이 뻗쳤어요 ㅠㅠ그런 경험 있으신 분 계신가요? 74 창피해^*^.. 2012/03/09 16,391
82069 총회때 반대표를 정하지않나요 4 2012/03/09 2,275
82068 여자아이 체력키울려면 운동밖에 없는건가요? . 2012/03/09 1,347
82067 질문입니다^^주방진열장에 넣는 철제바구니요 3 산이좋아^^.. 2012/03/09 2,060
82066 아이선물 2 ... 2012/03/09 1,328
82065 피지??어떤게 좋으까요? 3 피지 2012/03/09 1,771
82064 콩나물밥이요 꼭 밥이랑 같이해야하나요? 8 저녁메뉴 2012/03/09 2,202
82063 반지 비온 2012/03/09 1,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