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

꽃과 돌 조회수 : 1,164
작성일 : 2011-11-08 00:48:08

일이 있어서

가까운 시골(?)에 들렀다가 저만 혼자 일찍 나서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래도 제가 사는 도시로 바로 가는 일반 버스가 있어서 타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금방이래도 포르르 날아가버릴 듯한 말투로

 

[어서 오세요!!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시는데

과묵한 사람에게 호감이 많은 저는 속으로 -_-;; 이러고만 있었답니다

 

그곳이 군이래도 시와 워낙 가깝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저절로 시장이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나와 파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류장마다 할머니들이 보따리 보따리 보따리에 운반차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실때 마다 기사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보따리 다 받아 차에 올리고 조금 불편하신

할머니는 손도 잡아 드리기를 군이 끝나는 곳 마지막 정류장까지 하셨습니다

 

짐을 다 버스에 실어도 할머니들은 다시 짐을 정돈하느라 자리에 앉지 않으니 기사님은 또 기다려 주시고 ...

 

참다 못한 어느 손님이 [어이 기사님 출발 안하라요?] 하니까

환히 웃는 얼굴 (입이 엄청 크셔서 귀까지 닿을듯)로 [네 어머니 앉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아무리 급한 길이래도 즐거워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시로 들어와서는 씽씽 달려서 마침내 시장이 서는 단지 입구에 멈추자 또 벌떡 일어나서

짐을 다 내려드리고 [엄마들 오늘도 돈 많이 벌어~] 하는데 할머니들도 다들 [오이 이따 보세 ]

[잘하고 오소] 하시고...

 

기사 아저씨와 할머니들 보며 월요일 아침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정겨운 인사를 말투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촐싹 거린다고 -_- 이랬던 저는 할머니들 보따리 하나

내려드리지 않았더군요

 

그냥 아저씨 참 착하시구나 감탄만 하고 있었지

 

구경꾼이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는 망상가였나 봅니다

IP : 121.147.xxx.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의
    '11.11.8 1:11 AM (122.40.xxx.41)

    한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저도 대학생일때 깡시골인 전라도 무안엘 갔다 딱 그런 장면을 경험했고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이 제일 아름답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285 우리 아이 왜 이러는 걸까요? 2 ㅋㅋ 2012/01/05 1,029
55284 "靑행정관에 접대한 외상술값 갚아라" 고소 3 참맛 2012/01/05 940
55283 별거 아닌 거에 자꾸 울컥거리네요... 1 우주 2012/01/05 832
55282 Boden이라는 브랜드 아시는지.. 2 일단구입은 .. 2012/01/05 966
55281 홈쇼핑 야간 콜센터 근무해보신분 계신가요? 구직 2012/01/05 4,714
55280 실수령액6천이면 1 ?? 2012/01/05 1,693
55279 문성근후보님의 fta폐기에 관한 입장이네요.. ffta반대.. 2012/01/05 653
55278 김근태 선생님의 가시는 길에 ....산마루 서신에서(퍼옴) 1 ㅠ.ㅠ 2012/01/05 832
55277 다림질 잘못해서 생기는 허연 자국 빨면 없어지나요? 1 다림질 2012/01/05 841
55276 친구 관계 좁고 집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아들 운동을 시켰더니.. 3 걱정 2012/01/05 3,341
55275 말로만 정치 그만, 이제 닥치고 실천...!! 지형 2012/01/05 711
55274 감자탕에 얼갈이 말고 뭐 넣을까요? + 시조카 휴가오는 이야기(.. 9 감자탕 2012/01/05 1,754
55273 양재 코스트코 갈 때 화물터미널에 주차해본 적 있으세요? 5 주차극복 2012/01/05 1,658
55272 셤니가 옷사주신다고 하시는데요..^^: 14 하늘 2012/01/05 2,652
55271 돌솥밥할때 쓰는 돌솥은 어디서 사는게좋아요?? .. 2012/01/05 957
55270 캐나다 SIN 번호와 미국 SSN 번호사이 겹쳐지나요? 1 pianop.. 2012/01/05 771
55269 저기 아파트에 어린이집 운영 허가는 1 ,,, 2012/01/05 1,070
55268 부모님 제주여행 일정 추천 부탁드려요 5 제주 2012/01/05 1,011
55267 강남 44평 아파트vs행정고시 88 2012/01/05 19,807
55266 중이염이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3 ........ 2012/01/05 1,738
55265 서울시 9급 공무원에 대해 잘 아는 분들 계신가요??? 3 공뭔 2012/01/05 6,272
55264 국산 다시마에서 방사능 검출 1 밝은태양 2012/01/05 2,175
55263 네살 아이가 골반뼈(허리)가 아프다고 울어요.. 6 냉탕열탕 2012/01/05 3,827
55262 혹시 홍대쪽에 있는 m.ffin 의류매장 위치 아시는분 ~~^^.. 2 mm 2012/01/05 3,515
55261 부모님과 같이 사는 집에 오면서 예의가 너무 없는 초등동창친구... 19 .. 2012/01/05 3,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