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아이가 이번 달로 24개월 됐어요.
근데, 얘 키우기 왜 이렇게 힘들죠? 너무 말을 안 들어요...
화 안내고 좋게좋게, 그러나 단호하게 훈육한다고 하는데
엄마가 우스운건지, 만만한건지..너무 말을 안 들어요..
너무 이른 시기에 동생을 봐서 스트레스, 심술, 심통이 짬뽕이 되어 그러나 싶기도해요.
제가 수유하거나 안아주느라 둘째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떼부리고, 징징거리고 하는거..
그럴만도 하지..싶습니다. 물론 잘 타이르는데도 계속 심하게 그러면 저도 돌지요..- -;;;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애가 집이 떠나갈 듯 악을 쓰고 떼를 부리길래 제가 돌아버려가지고 같이 미친*처럼 악쓰면서
엉덩이를 무자비하게 때린 적도 몇 번 있습니다. 앞으론 안 그러려고 반성중이구요.
어쨌든, 둘째로 인한 저런 경우들은 이해가 가긴 가요. 하지만~
둘째를 재워놓은 뒤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첫째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때에도 일어나는 문제들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고집이 생기는 시기이고,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라서 그런다지만
어쩜 그렇게도 말을 안 듣고, 징징거리며 떼를 쓰는지...
화 안내고 단호하게 가르치다가도 결국엔 화를 내고 있는 저를 봅니다.
오늘 아침만 해도, 밥 먹다가 흘린 밥풀 식탁 유리에 짓이기고, 머리 다치지 말라고 식탁 모서리에 붙여 놓은거 떼고...
그렇게 하는 거 아냐~ 그렇게 하면 엄마 싫어~ 하지 말자~라고 백 번은 얘기 했던 것 같아요.
근데도 밥 먹을 때 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행동들...저 또 화내듯 하지 말라고 했어요.
어린이집 가려고 신발신자고 하는데 옷방에 떨어진 제 옷을 보고 엄마꺼 엄마꺼~하길래,
응 그래 엄마꺼지? 라고 여러번 대꾸해줘도 막 또 울면서 떼쓰길래 옷방 들어가 옷 집어들어서 애 앞에
내동댕이 치면서 화냈어요. 그래 엄마꺼야 근데 뭐 어쩌라고!!!!......라구요..
아..정말 하루에도 너무 여러 번 아이랑 부딪히고, 좋게 부드럽게 훈육을 한다고 해도 그러면 안돼, 그러는거 아냐,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아 맘이 안 좋아요.
그런 저를 자꾸 가르치려는 남편도 스트레습니다.
예전에 남편이 아이들을 오래 가르친 적이 있어요. 학부형들에게도 신뢰가 두터웠고,
아이들도 남편을 굉장히 좋아하고 잘 따랐구요. 가까이서 봐서 잘 알아요.
그런데, 그 때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며 저에게 훈수를 두는데...저는 이게 왜 이리 고까운지 모르겠어요.ㅋ
남의 아이 일주일에 며칠, 몇 시간 보면서 가르치는거랑, 내 새끼 가르치는거랑은 다른거 아닌가요?
자기가 아이들 잘 가르쳤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여 자기 방식이 다 옳은거라고 생각을 해요.
아이에게 남편이 이리 오라~고 했는데 안 왔더니
아이를 저 쪽 멀리로 보내놓고 오라고 했다가, 오면 다시 멀리 보내놓고 오라고 했다가..를 반복하더군요.
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
엊그제는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어서 그냥 내려보냈더니 왜 밥을 안 먹냐고 혼내니까 아이가 째려보듯이 봤나봐요.
물론 잘못된 거죠. 근데, 두꺼운 종이 둘둘 만 걸 가지고 오더니 아이를 혼내키는데
아이가 뜻대로 말을 잘 듣지 않자 언성 드높이며
소파가 터지도록 내려치면서 겁을 주지 않나, 결국엔 애 손바닥을 때리더군요.
아이가 울면서 잘못했다고 하여 서로 얼싸안고 화해(?)를 하는데 남편이 좀 울더라구요.
그 모습이 찡하면서도 웃겨서 쳐다봤더니, 아이가 이렇게 된 게 다~~~제 잘못이랍니다. 하하...
그럼 저는 아이가 제 말 안 들을 때마다, 고집피울 때 마다 남편이 하는 방식으로 훈육하면 되는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남편도 그렇지만, 저 역시 제 아이가 싸가지없고, 버릇없고, 되바라진 아이 되는 거 죽어도 싫어요.
하지만, 아이가 왜 아이인가요?
잘못하는거 무한반복해서 가르치고 알려주고, 실수하면 또 가르치고 알려주고...그렇게 시행착오 겪어가면서
커가는게 아이 아닌가요? 남편 24개월 때는 무조건 엄마말에 복종하고 고집도 안 피우는 애였나봐요..
애가 워낙 순하거나 키우기 쉬운 애가 아니었어서 제가 예전부터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저를 가르치며 맘 속으로 제가 애를 나쁜 애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왔었나봐요.
남편이 하도 제가 잘못하고 있는 거라고 하니 좋게좋게 했다가는 더 잘못될까봐서인지
엊그제 남편의 그 말 이후로 사사건건 아이를 혼내게 되는 것 같아요.
어젯밤에도 또 말을 안듣고 고집피워서 열이 막 올라오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나 얘 또 혼내야 해? 또?...라는 생각때문에요......
저는 육아카페나, 여기 82를 통해 산증인들이신 선배맘들 이야기 보면서 육아에 도움을 받고 있고,
직접 키워보지 않았음 사실 남편, 저런 말 할 자격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남편도 나름 사람들 만나면서 경험담 듣고, 매일 듣는 라디오 프로 중에 육아 상담 하는거 있나봐요.
그거 열심히 듣긴 하나본데, 아무리 생각해도 24개월 아이한테 너무 무거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아서
입장차이 때문에 힘이 드네요.....
별 것도 아닌 일에 떼 잘 쓰고, 징징 거리고, 심하면 집이 떠나갈 듯 악악 쓰는 아이니까
남편 방식대로 고집 꺾고 무섭게 혼을 내야 하는게 맞는건가요?
아이가 남편을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하는데 제가 남편처럼 하지 않아서 저를 만만하게 보고 우습게 보는걸까요?
(남편, 아이에 대한 사랑이 아주 지극하긴 합니다. 평소에도 툭하면 안아줘, 사랑해, 표현 많이 하고,
혼내놓고 나면 마무리로 꼭 끌어안아주며 스킨쉽 많이 하거든요. 혼낼 때 무섭게 혼내고 마지막엔 그렇게
마무리하면 된대요. 근데 문젠,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하는 저로서는 그렇게 따지자면 혼낼 일이 너무 많다는거...)
어떻게 하는게 맞는 건지..물론 육아에 정답은 없다지만 정말 너무 어려워요.
지혜를 좀 나눠주세요...그리고, 육아서 좋은 것 있음 추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