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인지망생입니다. 다섯번 째에요.

시인지망생 조회수 : 1,666
작성일 : 2011-11-05 23:39:41

퇴근 후

 


샤워를 마치고 나니

상쾌하기는 하지만

밀린 업무를 집에까지 가져온 내 마음은

엘리베이터 없는

구린 6층 아파트에 살면서

20리터 생수통을 사들고 가는 거처럼

무겁기만 하다.

 

여름방학 내내 밀린

탐구생활 마냥

뒷장으로 넘길수록 어려운 과제들이 쏟아진다

맥주 캔을 뜯으니

이현우의 거품 소리가 들린다

‘촤하하하하하~~’

 

거실에 널어놓은 맑은 커튼에

바람이 실렁실렁

시험치기 전 날은

뭐든 쳐다 보는 것마다

나에게 말을 걸었다.

창밖 붉은 가로등이 뚫고 들어와

‘어섭쇼~’내 방은 이제 포장마차

 

새벽 한 시

마요네즈와 고추장을 키스시킨

오징어 다리를 꿇어앉혀놓고

잘근잘근 씹어주고 있었다

사장님 문자도

잘근잘근 씹어주고 있었다

 

새벽 두 시

컴퓨터를 켠다

윈도우를 설치했기 때문에

커튼을 사러 왔다는

어느 아가씨의 농담이 진담처럼 들린다.

 

사장님, 제 마음이 퇴근했습니다.

IP : 115.166.xxx.13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인지망생
    '11.11.5 11:41 PM (115.166.xxx.139)

    마지막 줄에
    '월급 좀 올려주세요'를 넣는 게 나을까요? 빼는 게 나을까요?
    @.@.. 넘 직접적이라.... ㅋㅋㅋㅋㅋ 그래도 내 솔직한 맘.....ㅋㅋㅋㅋ

  • 2. 지금
    '11.11.5 11:44 PM (219.249.xxx.144)

    이대로가 좋아요

  • 시인지망생
    '11.11.5 11:58 PM (115.166.xxx.139)

    오오.....그럼 이게 완성입니다. 퇴고하지 않은....ㅋㅋㅋ 술에 쩔은 이태백이~~~되겠슴돠!

  • 3. 오우
    '11.11.6 12:01 AM (211.207.xxx.10)

    시가 생생해서 좋네요.
    너무 관념적인 시는 즉각적인 위로가 되지 않아요.

    누추한 일상에 따뜻한 겹침,같은 이런 시가 좋아요.

  • 시인지망생
    '11.11.6 12:17 AM (115.166.xxx.139)

    장혁 빙의~!!! ㅋㅋㅋ
    누추한 일상이 어딧습니까? ㅋㅋㅋ
    행복하고 아름답고 빛나는 우리의 일상이지요~ㅎㅎ *^^*
    이불까지 덮어주신다면야, 금상첨화.

  • 4. 괜차나~
    '11.11.6 12:06 AM (124.62.xxx.27)

    원태연님의 시처럼 적나라한 표현에 위트가 느껴지네요
    시는 잘 모르지만 전 맘에 듭니다

  • 시인지망생
    '11.11.6 12:18 AM (115.166.xxx.139)

    ㅋㅋㅋ 본 지망생 다독, 다작, 다상량 중 다독을 지지리도 안하는지라
    솔직히...원태연씨가 뉘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ㅋㅋㅋ (검색 중~~)
    맘에 드신다니 다행!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371 예전에 배우 이준기 인터뷰 중에 6 ....... 2011/11/06 3,974
34370 집회 참석하러 갔다가 이제 집에 도착했어요. 11 나거티브 2011/11/06 2,505
34369 친구들에게 좀 섭섭해요. 9 가을 2011/11/06 3,275
34368 젖먹이아기엄마, 도쿄출장다녀왔어요... 3 싱글이 2011/11/06 2,438
34367 녹난 법랑 주전자 반품 못할까요?????? 6 내가 뭔짓을.. 2011/11/06 2,220
34366 경찰서 다녀온 사연.... 7 이런 아줌마.. 2011/11/06 2,703
34365 우리동네 빵집 이야기 6 -- 2011/11/06 4,075
34364 심야토론 보다가...재미있는 글 발견. 7 낮잠 잤더니.. 2011/11/06 3,244
34363 고려대 이재형교수!! 6 ㅠㅠ 2011/11/06 3,113
34362 오늘 촛불집회나온 여고생왈? 5 듣보잡 2011/11/06 2,425
34361 선배어뭉님들 혹 역아가,,돌아올까요? 출산2주전이에요.ㅜㅡ 10 임산부 2011/11/06 3,239
34360 평범했는데 대학 진학후 역전홈런 친 경우 주위에 있나요. 5 남성우월사회.. 2011/11/06 2,576
34359 ebs 슬리퍼스 보시나요? 도가니 생각나네요.... 5 dd 2011/11/06 2,203
34358 이런 건 어디에 건의하면 효과적일까요? 1 울분맘 2011/11/06 1,279
34357 남대문시장 일요일날 문 여나요? (특히 삼익패션타운) 5 .. 2011/11/06 5,122
34356 남편을 제 마음에서 내려놓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11 줄리엣 2011/11/06 5,330
34355 한미 fta 반대 집회 다녔왓어요 25 한걸 2011/11/06 2,694
34354 점프왕수학 이정도면... 7 걱정 2011/11/06 3,102
34353 나꼼 27화 받으신 분 없으신가요? 4 참맛 2011/11/06 2,571
34352 fta집회.... 휴일에는 낮에 하면 좋을텐데.. 5 궁금이 2011/11/06 1,721
34351 82 수사대 언니들 이 옷 브랜드좀 알려주세요 3 쿡쿡쿡 2011/11/05 2,622
34350 경상도말, 전라도말 왜 궁금하죠? 16 부산사람 2011/11/05 2,138
34349 옳게 말한건지 궁금이 2011/11/05 1,282
34348 친구들끼리 동해바다로 1박 2일 무작정 떠나려고 해요(친구들이 .. 5 바다 2011/11/05 1,606
34347 겨드랑이 제모 하신분 ? 8 살빼자^^ 2011/11/05 4,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