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구두한켤레

못생긴모과 조회수 : 1,256
작성일 : 2011-11-05 14:15:51

우리딸아이가 한친구를 종종 데려왔었어요.

저녁 7시가 되어도 집에 돌아가려 하질 않아서, 엄마가 기다리지 않을까?라고 물었더니,

엄마와 아빠가 붕어빵장사를 하는데 밤 9시에 들어오셔서 집에 가도 혼자 있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저녁 8시 20분쯤, 집에 갈때 아이 책가방한쪽이 불룩하게 나와있는게 보였어요.

그속으론 제 컴포트단화가 들어있었구요.

 

놀란 제 얼굴을 보고 그 아이가 머뭇머뭇 거리면서 엄마가 밤늦게까지 붕어빵을 팔려면 많이 힘들어하고 엄마신발이 많이 닳고 구멍이 났는데 비가오는날이면 양말이 다 젖는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냥 아이한테 주었는데,,

제가 평소에 알뜰한 편이고 옷도 웬만하면 잘 안사입고 (아직 시집안간 동생이 펑펑 돈을 쓰는 스탈이라 모두 그 옷으로 입고 지냄) 다만, 책은 좋아하는 편이라 책만 잘 사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신발도 비싼건 잘 못신는 편인데요, 얼마전에 작은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단아하고 예쁜 컴포트단화를 비싸게 구입해놓고, 무척 아껴신었거든요.

 

그러다가, 그 직장도 눈치없다고 짤렸지만... 그 단화를 보고 비오는날이면 양말이 젖어버린다는 딸아이 친구 엄마를 생각해보니, 그냥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진대더라.. 아줌마는 신발이 또 많았는데, 꼭 갖다드려라.."

 

그렇게 돌아서서 가는 아이의 얼굴이 밝아졌지요.

그 아이가 상처받지 않았으니 다행인것 같은데, 가끔 그 신발값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속에 메주가 쿵 !하고 떨어집니다~~

아이궁..^^

IP : 124.195.xxx.6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런~
    '11.11.5 2:19 PM (114.207.xxx.186)

    마음씀이 정말 고우시네요.
    그렇지만 그일이 그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네요.
    에휴 원글님 마음알고 잘 자라주면 좋으련만

  • 2. ....
    '11.11.5 2:22 PM (175.214.xxx.210)

    원글님 마음은 편하셨을지 모르지만,
    그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좋은일이 아닌듯해요.
    그 아이 앞으로, 도둑질을 도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어요.

  • 3. dd
    '11.11.5 3:03 PM (121.129.xxx.237)

    아이가 몇학년인지...
    초등학생정도면 아무리 저학년이라도 남의 물건 말안하고
    가져간다는건 말이 안된다고봐요
    원글님이 아이 기죽을까봐 좋게 말하신것 같은데...
    이런문제는 상대방 부모님도 아셔야한다고 봅니다.
    한번이 두번세번 됩니다...

  • 4. ...
    '11.11.5 3:18 PM (59.22.xxx.245)

    그렇게 주고 뿌듯해 하실 일만은 아닌것 같아요
    그 아이에게 간을 키우는일이 될수 있고 또 다른 성향을 키울수도 있는데...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그 엄마에게도 실례라고 생각해요
    그집 경제 상황을 다 알수도 없는데..

    아이에게 다른 방법으로도 기 안죽일수도 있었을텐데요

  • 5. 팜므 파탄
    '11.11.5 4:19 PM (112.161.xxx.12)

    제가 님이었다면요....

    일단 아이는 따끔하게 말할 것같아요.
    사납게 혼낸다기 보다는 단호하게 분명 도둑질이고 절대로 하면 안된다고 ...
    그렇게 몰래 부모님 드리면 부모님이 실망하실거라구요..
    그리고는 제가 다로 그 부모님한테 그 신발(꼭 그 비싼 신발 아니더라도 다른 신발이나 옷 같은 것)
    직접 갖다 주겠어요.
    아이가 부모님 드리고 싶어하더라고 하면서...아이의 행동은 말하지 않고요..
    아이도 나중에 알면 자기의 행동은 분명 잘 못된줄 알고 다시는 하지 않을 거고
    부모에게 자기 행동 일으지 않은 절 고맙게 생각할 것 같구요...

    저라면 이랬을 듯....

  • 오타 작렬
    '11.11.5 4:20 PM (112.161.xxx.12)

    다로--->따로
    일으지---> 이르지

  • 6. 원글
    '11.11.5 6:18 PM (124.195.xxx.65)

    맞네요,,,^^ 너무 당황했나봐요.맘님들, 저 너무 혼내지 마셔용..

  • 7. 새단추
    '11.11.5 9:59 PM (175.113.xxx.254)

    그건 ...아니지요....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맞다면 그건 칭찬받아야 할 일이겠지만
    방법은...아주아주 나쁜거잖아요.....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아무래도 괜찮다...
    이건 아니니까요..


    아이가 몇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닌건 아니다라는것은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씁쓸하긴 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979 가카께서 시장 경제 활성화 시키신다고 외출하신 흔한 시장 풍경 4 참맛 2011/12/11 1,458
45978 이과지망 고1아들이 있어요. 방학에 뭘준비시켜야 할까요 10 이과지망 고.. 2011/12/11 1,795
45977 빠담빠담.. 종편드라마긴 해도 보신 분 계시나요.. 7 심장소리 2011/12/11 3,684
45976 나꼼수, 혹시나해서 들어 왔더니, 역시나.... 참맛 2011/12/11 1,607
45975 연말도 다가오고, 건강검진, 너무 간단하네요 2 ........ 2011/12/11 1,726
45974 장례식 5 zjadhs.. 2011/12/11 1,491
45973 KBS1의 SNS토론을 보니 참 한심하네요 5 참맛 2011/12/11 1,408
45972 정말 사람은 계속 변하는 건가봐요 2 문득 2011/12/11 1,457
45971 저 메밀묵을 샀는뎅. 2 하루 2011/12/11 947
45970 이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질문 2011/12/11 2,163
45969 내가 누군가에게 꿩대신 닭같은 존재라는걸 알게 되었을때 6 ..... 2011/12/11 2,786
45968 대전 촛불집회 참석 후기 8 행복한생각중.. 2011/12/11 1,642
45967 가스보일러 에서요.. .... 2011/12/11 762
45966 웨곤 지름신을 어찌해야 하나요?? 말려주실 분 계시나요 4 하늘땅 2011/12/11 1,243
45965 친정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4 네가 좋다... 2011/12/11 3,219
45964 하위권 전문 과외 어떻게 생각하세요? 20 궁금 2011/12/11 3,492
45963 보일러를 돌려도 바닥이 금방 식어버린다면.. 3 추워용 2011/12/10 2,114
45962 계산이 너무 안맞아요..좀 도와주세요.. 12 중1수학문제.. 2011/12/10 1,340
45961 아빠 생각 갑자기 2011/12/10 644
45960 서울집회후기 10 온살 2011/12/10 2,029
45959 여자아이 지방대 괜찮을까요? 9 바람 2011/12/10 3,449
45958 해외여행 2 .. 2011/12/10 855
45957 미샤 제품 강추다!!! 싶은거 추천좀 해주세요^^ 10 시나몬쿠키 2011/12/10 7,552
45956 요즘 제 피부가 눈에 띄게 맑아졌는데요.... 20 ^^ 2011/12/10 16,508
45955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1악장 2 바람처럼 2011/12/10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