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둘 이예요. 3, 5학년.
평범한 집이고, 가족간에 사이가 좋은 편이구요. 아빠가 많이 자상해요.
오늘이 둘째아이 생일이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어요.
어제 큰 아이가 토요일 학교 끝나고 친한 친구 2명이 학교 앞에 새로 생긴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사먹자고 하는데 그래도 되냐고 물어보더군요.
저는 순간 일찍와서 나 좀 도와주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내가 좋아 둘째아이 생일파티 하면서
큰아이에게 피해주기 싫다는 생각에 그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애들 아빠가 약간 화를 내며 집안에 행사가 있으면 가족이 다른일 내팽개치고 도와야지, 그깟 친구들과
떡볶이가 대수냐고 했더니 바로 일찍 올게요..라고 말합니다.
당일인 오늘 아침에도 "엄마, 학교 끝나고 빛의 속도로 와서 엄마일 많이 도울게요"라고 말하는군요.
엊그제부터 제가 몸살 기운이 있어, 끙끙 앓으며 누워있다 애들 오면 간신히 밥주고, 간식주고 했어요.
애들이 설거지를 안하더군요. 좀 하라고 할까 하다가 자발적으로 안하는데 시키기가 싫어 나눴다 제가 한꺼번에
했어요.
남편이 직장에서 일이 있어 좀 늦게 집에 와서 설거지가 다되어 있는걸 보더니 당연히(엄마가 아프니까) 애들이 한줄 알고
어이구, 우리 애기들이 설거지를 다 해놨네..하고 칭찬을 하니 아이들이 어찌할바를 모르며 지들이 한거 아니라고,
엄마가 했다고 하자 남편이 아이들을 좀 혼냈어요.
그랬더니 그 다음 식사부터는 무조건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개고, 널고 해요.
제가 하지 말라고 해두요.
저는 제가 아프거나 바빠도(맞벌이), 아이들 웬만하면 집안일 시키기 싫은데, 남편은 어렸을적부터
그런건 가르쳐야 한다고 애들을 어느정도 시키려는 편이예요.
물론 남편도 가사일의 반정도는 하고 있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아빠가 청소하면, 지들은 빨래 널고 해서
크게 거부감은 없는 것 같지만...
제가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은요:
1. 약간의 아빠의 교육하에 아이들이 연령에 비해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것을 그냥 놔둘까요?
예를들면 오늘 저는 큰아이에게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고 오라고 하고 싶은데 남편은 아이가 와서 도와야 한다고 하고..
2. 어렸을때부터 엄마일 도왔던거 생각하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울엄마 매일 바뻐 많이 도와드렸다는 생각하면 좀
억물하지 않을까요?
저의 친정 엄마는 전업이셨지만, 병적으로 딸 하나였던 제게 집안일을 시키지 않으셨거든요.
지금 엄마를 생각하면 정말 저를 많이 사랑하셨구나.. 라는 생각에 드는데, 나중에 저희 아이들이 커서
집안일 했던거 떠올리고, 저를 달리 생각할까봐서요.
집안 일을 많이 시키는건 아니고, 바쁠 때 설거지, 빨래 개기 정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