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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늦되는 아이 키우는 엄마

축하해주세요 조회수 : 3,527
작성일 : 2011-11-04 16:06:59

늦되는 아이를 기르는 엄마에요.

보통 여자아이들이 빠르다고들 하지만 말도 늦은 편이고 초등 저학년인 지금도 말수가 없어요.

남들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은 못해도 둘은 한다는데 하나를 가르쳐도 잊기 일쑤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별로 없어 보여요.

그래서 한번씩 저혼자 많이 울었어요.

어쩌다 작년에 같이 어울렸던 집이 있는데 그집 아이는 욕심도 많고 하고자하는 의욕도 강해요.

그러다보니 많이 치였고 결국 멀어졌어요.

다른것보다 그집 엄마가 우리애한테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해서 상처를 많이 받고 연락을 끊었어요.

남들은 말로 가르치면 된다는거 저는 하나하나 다 짚어주고 보여주고 속터져서 애도 한번씩

잡으면서 그렇게 올해를 보냈습니다.

얼마전 학예회를 했어요.

한달전에 학교에서 공지가 왔고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을 했어요.

워낙 늦되는 아이라 나가서 망신당하느니 그냥 결석시킬까?어디 여행이라고 갈까?

그런데 아이가 악기도 스스로 선택하고 유치원때 모아두었던 쉬운 악보도 찾더니 연습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별로 신경도 안썼어요.

그런데 2주가 넘어가니 음정도 박자도 안정적이고 연주곡으로 듣기에도 좋았어요.

아이 스스로도 괜찮다고 느껴졌나봐요.

자기가 잘하는 것 같다고 뿌듯해하면서 학교갔다오면 시키지 않아도 연습하더니 학예회때도 살짝

실수하긴 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마무리도 잘 했어요.

그날 저녁 일기를 썼는데 자기가 학예회때 잘한거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써놨더라구요.

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남편 붙들고 펑펑 울었어요.

남들 보기에 그거 아무것도 아닌일일지 몰라도 저에겐 특별한 의미였거든요.

축하 많이 받고 싶어요.

IP : 116.125.xxx.5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심맘
    '11.11.4 4:10 PM (211.207.xxx.10)

    전 소심해서, 누가 발표회나 음악회하면 조마조마해요.
    그래서 친정모임에선 일부러 연주하는 연습좀 시키고 그럴 정도였어요.
    따님이 당당하게 해내서 정말 기쁘시겠어요.

  • 2. balentina
    '11.11.4 4:10 PM (119.192.xxx.203)

    정말 축하드려요!!! 전 남동생보다도 말을 늦게 시작해서 엄마 속 꽤나 썩였던 딸이랍니다. 3단어 이상으로 된 문장을 6살에야 말로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 지금은 서울에서 대학교, 대학원 나와서 회사 잘 다니고 잘 살고 있습니다. 늦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옆에서 잘 지켜봐 주세요.^^

  • 3. ㅇㅇㅇㅇ
    '11.11.4 4:11 PM (125.209.xxx.172)

    느려도 황소걸음인 아이군요.
    어린나이에 엄마가 옆에서 채근하지도 않는데도 몇 주씩 꾸준히 매일 연습하는거 힘들거든요.
    끈기 있네요.
    끈기도 재능이에요. 사실 머리 좋은거보다 더 큰 재능이고요.

  • 4. ㅇㅇ
    '11.11.4 4:14 PM (211.237.xxx.51)

    제 친구 아들이 떠올라서 눈물이 나네요 ㅎㅎ
    아휴.. 얼마나 기쁘세요 ㅎㅎ
    제 친구 아들은 님의 따님보다 좀 더 늦은 아이입니다.
    키울때보다 훨씬 힘들지만 평범한 애들보다 키우는 기쁨이
    열배는 더 하다고 하더군요
    축하드려요 따님 예쁘게 잘 클겁니다.

  • 5. 아~~
    '11.11.4 4:15 PM (203.235.xxx.135)

    글읽다가 코끝이 찡하네요
    늦게 터진 애들이 더 잘한다는 말을 우리엄마는 항상 달고 사셨어요~
    축하합니다.
    이것으로 아이가 새로운 각성의 시발점이 될거 같아요~~ ^^

  • 6. ..
    '11.11.4 4:20 PM (110.12.xxx.230)

    박수 ㅉㅉㅉㅉㅉㅉㅉㅉㅉ~~
    제딸도 늦된 아이라 님글 읽고 울컥해요...
    앞으로 살아가는날들 많아요..
    거북이처럼 천천히가도 나중엔 토끼를 이길거에요^^;;
    울딸 중1인데 지금 넘 예뻐요~따님도 울딸처럼 이쁘게 잘 클거에요~~

  • 7. 줌마
    '11.11.4 4:31 PM (211.215.xxx.238) - 삭제된댓글

    아이가 예능쪽으로 재질이 있나봐요 엄마가 잘 관찰했다가 애가 잘하는 거 좋아하는쪽으로 키워주면 애도 스트레스 덜 받고 잘하는거 잘하면서 자랄수있을거에요 예능쪽인 애가 말이나 사회성 이런쪽으로 문제가 있더라구요

  • 8. 저도 박수...
    '11.11.4 4:41 PM (14.47.xxx.160)

    저 역시 조금 늦된 아이 엄마라 그 심정 이해됩니다.
    더군다나 제 형에 치여 더더욱 위축되는 녀석인지라...

    타고나길 소심하게 태어났는지 스스로 위축되고, 움추러들어 속 많이 태웠어요.

    그럴수록 재촉하지않고, 기다려주고, 좀 괒아되게 반응해주고 칭찬해줬더니
    꾸준히 발맞춰나가더군요.

    그러더니 중학생이된 지금 완전 좋아졌어요. 공부나 성격.행동 모든면에서요.
    님께서 더욱 기운내시라 댓글답니다.

  • 9. ^^
    '11.11.4 4:42 PM (210.205.xxx.17)

    그동안 힘드셨죠? 저두 님처럼 늦된 아들둘 키우고 있습니다..
    저역시 애들 키우며 참 많이 울었습니다.. 조금 친해진다 싶으면.. 다들 애 데리고 병원 가보라.. 그랬어요..
    언어구사력이 늦은 아이라서.. 위에 어느분처럼 6살에 세단어로 된 문장을 구사하고.. 6살이 되니 말을 조금 알아 들을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아이들이 특별한 치료 없이.. (물론 저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지요ㅠㅠ)
    오히려 큰아이는 음악적으로.. 둘째는 미술쪽으로 재능이 뛰어나네요.. 성적도 좋구요.. 운동도 잘하고..
    무엇보다.. 저와 애착형성이 잘 되어서.. 애들이 안정적인 느낌이랄까? 2돌 정도 부터 초등저학년까지.. 참 힘들었어요..저는 그시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일단 내 아이가 다른아이들과는 다른것을 인정하고.. 내 아이에 맞추어서 나갔어요.. 정말 내가 잘하는게 맞는가? 참 많은 생각이 들었지요.. 아이가 제대로 어필을 하지 못하므로 부당한 일들도 많았구요.. 저역시 많은 편견에 맘 아파했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엄마의 믿음.. 엄마와의 애착.. 가족의 사랑이 바탕이 었어요..
    한고비 넘으셔서 넘 축하드려요... 앞으로 더 좋아질 테니.. 아이를 믿어 보자구요 ^^

  • 10. 우아~
    '11.11.4 5:28 PM (175.112.xxx.72)

    짝짝짝 축하드려요.

    그래요. 아이의 속도에 맞게 가다보면 기쁜날이 온다니까요?
    얼마나 이뻐요? 그죠~?. 정말 이쁜 아이예요.

  • 11. 메롱이
    '11.11.4 6:54 PM (121.142.xxx.44)

    축하드려요. 제 큰 아들도 엄청 늦된 아이였는데 (심지어 저에게 엄마~ 라고 부른것도 초등고학년때였어요.말수가 없어도 너무 없고 느리고 과묵하고...애들에게 맞고 들어오고..ㅜ.ㅜ)
    지금은 피아노도 너무 잘치고 못하는게 없는 아이가 됐네요.
    영어 전교1등이라 특목고 지망해놨어요.

  • 12. 축하드려요
    '11.11.4 7:18 PM (121.166.xxx.71)

    정말로 축하드려요.
    저도 늦된 아이를 키워요. 다들 늦되다 늦되다 하는데요 보면 별로 늦되지도 않더만요. ㅠㅠ
    저희 애는 6살인데요, 아직 말도 잘 못해요.
    딴 엄마 같으면 병원으로 들고 뛰고 치료센터 가고 난리 쳤을텐데
    저희 남편이 관련전공 의사라서....그게 얼마나 헛돈인거 아냐고...
    부모가 최고의 교육센터라는 생각으로 제가 직장 관두고, 책 사다 읽고 가르치고, 애랑 놀아주고
    그냥 학교 1년 늦게 보낼 생각으로 키우고 있어요.

    남들에게 맞고 물려오고
    자기 잘못도 아닌데 자기가 다 뒤집어 쓰고(이 부분에서 공감하실꺼에요 ㅠㅠ)
    머리 굴릴 줄 모르니 참 몸이 힘들어요.

    원글님이 학예회에서 망신 당하느니 결석시킬까?어디 여행이라고 갈까
    그 맘 알아요. 제가 그렇거든요. 저는 아직 유치원이라 공개 수업때 그냥 빠져요.
    예전 갔다가 난리 났었거든요. ㅠㅠ 속상해서 정말 집에 와서 애를 잡았어요.
    너는 왜 선생님을 안보니? 손톱을 물어뜯고 있니? ㅠㅠㅠ

    이제는...그냥 빠져요. 제가 속상할 바에 그냥 빠지고 노는게 좋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우리애 장점을 찾아냈어요.
    저희 애는 늦된 대신 꾀 안부리고, 끈기가 있어요.
    한번 뭐하나 관심 가지면 정말 열심히 하고요. 남들이 다 포기해도 끝까지 해내요.
    한글도 제가 말 잘하고 배우라고 냅뒀는데
    혼자서 깨우치더라고요...말보다 글이 빠른 아이였던거에요. 숫자도 빠르고요.

    그거 하나 믿고, 늦게 터지겠지....하고 꾹 참고 지내고 있어요.

    원글님 오늘 정말 행복하시죠?
    앞으로 더 좋은 일만 있을꺼에요...부럽습니다.

  • 13.
    '11.11.4 7:36 PM (14.52.xxx.87)

    원글님 글과 윗 분 글이 절 울려요.

    두 분 같은 맘으로 아이 키운지 18년, 벌써 고 3이네요.

    우리 힘내서 아이 잘 키워봅시다.

  • 14. Irene
    '11.11.4 8:44 PM (121.157.xxx.172)

    미혼 20대 여성입니다.
    저와 공통적인 상황이 없음에도..
    저 정말 울컥했어요. 눈물 겨우 참고 로그인했습니다.
    원글님 정말 대단하세요.
    상처될만한 른사람의 말에도 휘둘리지않고 아이를 믿어주시는 모습.
    나중에 저도 꼭 닮고싶어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15. ㅇㅇ
    '22.3.9 10:46 PM (223.38.xxx.21)

    지금 늦된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댓글들 보면 이겨낼려고 저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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