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돌이었어요.
일년동안 모유도 잘 먹고, 분유주면 분유도 잘 먹고
싱글벙글 뭘 줘도 해벌쭉하고
자기 발보고 웅얼웅얼, 엄마 젖보고 웅얼웅얼 거리는 녀석이
벌써 한살이나 먹었다니실감이 안나네요.
뱃속에 있을땐 딸이 아니라 실망하고.. 속상해하고 우울해하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고 ... 옷도 타이트하게 입고 다니고 했던 엄마 덕분에
태어났을땐 한쪽 이마도 눌려있고, 신장도 문제가 있다던 녀석이었어요.
첫째 딸아이에게 온 마음을 다 줘버린 터라, 태어난 둘째가 밉기도 하고,
그냥 너는 아무렇게나 자라라 싶은 심정으로, 도우미 아줌마에게 거의 떠맡기다 시피 하며 첫째만 돌봤구요.
태어난지 한달째 되던날 밤에 침대에서 졸며 수유하던 엄마덕분에 바닥으로 떨어졌지요. 코피도 펑펑 쏟았어요.
그전까지 그냥 첫아이의 덤처럼, 내 몸의 혹처럼 보이던 녀석에게 너무 미안해서
울부짖는 아이를 부둥켜 안고 밤중에 엉엉 울었네요.
엄마가 미안해..엄마가 미안해...
백일 되던날, 신장도 괜찮아 졌다는 진단을 받고 너무 기뻐
첫 외식을 했는데,엄마 마음을 알고, 엄마 밥 잘 먹으라는 듯,
내내 조용히 카시트에 누워 옹알거리다 혼자 잠든 너무 예쁜 녀석이지요.
첫째 아이만 보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그런 둘째가 예뻐서 첫아이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동생부터 찾아서, 저녁에 잘때까지 챙깁니다.
둘다 너무 예뻐서 고맙고. 감사하고..
둘다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감사하네요.
재뽕아.엄마가 너무 많이 사랑한다.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누나랑 엄마랑 아빠에게 너는 최고의 스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