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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심한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겠어요....길어요...

벤트 조회수 : 2,296
작성일 : 2011-11-03 15:41:27

안녕하세요...

저는 25살의 수능준비생입니다.

이 나이 먹을때까지 고작 대학갈려고 수능준비하는 제 자신이

정말 한심합니다.

제가 제 인생 이렇게 만들었어요...

중고등학생 때는 성적이 상위권?중상위권은 됐어요.

고등학생때는 미국 교환학생 갈려고 저 혼자 준비해서

붙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해서 못갔습니다.

뭐, 갔다왔다고 해서 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았겠죠.

그리고 부모님이 반대하신 이유도 충분히 이해하므로 전혀 원망하지 않아요.

근데 고2때부터 부모님이 별거하시고 고3때 이혼을 하셨어요.

이때는 엄마랑 살았는데 교육비며 생활비며 그때그때 필요할때 제가 아빠에게

전화드려서 받았구요.

아빠가 돈을 안 준다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였어요.항상 주시고, 공연보러 가고 싶다해도

제일 좋은 좌석으로 끊어주시고...

물론 변명이겠지만 성적이 계속 떨어지더니 공부 정말 하기 싫더라고요.

이거 해봤자 뭐하나,부모님 이혼했는데...뭐 이런 생각들...

그래서 붙은 대학도 만족스럽지 않고 아빠도 재수를 권하셔서 재수했는데

역시나 결과는 똑같았어요.(이때는 아빠랑 또 살게 됐어요.도우미분 오셔서 집안일은 제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6월까지는 바짝 하고 공부가 재밌는데

7,8월 지나서는 학원도 안가고 하루종일 티비나 보고 뭐 그런 생활의 연속;;;

21살에 대학입학했는데

돈만 펑펑 쓰고(한달에 카드값만 백,이백 나옴.) 

학고2번 맞았습니다.성적 위조해서 부모님 보여드렸구요.

아직까지도 전혀 이 사실 모르세요.

저도 제가 학고를 맞을줄을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학교다닐때 그래도 할건 하는 나름 모범생 타입이였거든요...

이 사실 아는 친구 2명도 정말 놀래더라구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진짜 너가 학고 맞을줄은 몰랐다.

진짜 학교생활 잘 할 줄 알았는데...'라고...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부모님한테 말씀 안드리고 22살때 학교 자퇴하고(아빠 도장 찾아서 몰래 자퇴서에 찍음)

수능준비를 또 했죠.근데 또 망했어요.밖에 나가서 친구만나서 먹을거나 먹고

아는 사람만나서 놀러나 다니고, 미쳤죠 제가...하하하하하.........

23살 24살때도 똑같은 생활의 연속입니다. 이 상황 모르시는 아빠는 제가 영문학과 다니니까

미국 유학갔다와라, 등등 말씀하셨는데 한국에서도 공부안하는데 외국 가서 제가 공부를 하겠습니까?

아,그리고 22살때 심리상담소에도 한 번 갔어요. 왜 갔었는지 모르겠네요.

제 딴에는 제가 우울하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가서 이야기 막 했는데 한 번밖에 안가서 그런지 효과도 없는것 같고...

저도 우울한게 아니라 그냥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가본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지금 25살....부모님이 재결합 하셨습니다. 정말 하늘이 도왔죠.

저도 부모님한테 감사드립니다.

올초에 부모님한테 (제가 학교 다니는 걸로 알고있으니까) 학교 휴학하고

교대 편입 공부 해보고 싶다-근데 교대 편입은  1차가 수능점수,2차가 영어시험이다.라고 거짓말하고

(교대 편입 자체가 없다는 거 전 알고 있는데 일단 수능점수만 내 목표만큼 나오면 뒷일은 내가 책임져야겠다라는 심정)

수능 공부했어요.

제가 항상 연초에는 자신감으로 가득차요.아, 이번엔 정말 열심히 해야지!할 수 있다!

이러다가 연말되면 아...난 또 안되는구나.........

그래서 8월까지 열심히 했는데 점수가 계속안 나오는 겁니다.

9월에 슬럼프였다가 10월에 잠깐 또 공부하고 오늘이 되었네요...

10월부터는 그냥 죽고 싶더라고요..........

부모님은 저 진짜 믿고 계시는데...불효 할 수도 없고...내년이면 26살인데.................

저번주 밤에는 아 그냥 뛰어내려야 되나...이러다가 또 막상 뛰어내려 죽을생각은 없고........

나도 티비에 나오는 대단한 사람들처럼 정말 치열하게 살고 싶었는데...

은연중에 부모님 이혼한거를 탓 돌리고...솔직히 올해는 재결합도 하셨는데 당연히 변명거리도 안되는 거 알아요...

내가 바라던 인생은 이게 아니였는데...대학 다니면서 외국어 2,3개 공부 열심히 해서

취직하고,어학연수도 갔다오고 그렇게 멋있게 사는 거였는데...

소위 말하는 명문대 다니면서 과외하고 자기계발 해서 장사시작해보고 싶었는데...

대학은 나오긴 나와야할것같고....

다음주면 또 수능이네요...진짜 이 시험만 몇번째 치는 건지............

전 쓰레기인가 봅니다........

그냥 남은 기간 열심히 일단 해보고 목표점수 안나오면 알바해서 3,4개월 정도 돈모은다음

(나이도 있는데 부모님한테 손벌리는 것도 부끄럽고)

내년에 또 수능칠 생각이나 하고 앉았네요.

이런 제 인생도 다시 제자리로 갈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풀어놓고 나니 속은 시원하네요.

IP : 222.103.xxx.2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1.3 3:57 PM (199.43.xxx.124)

    제가 스물다섯일때 학고를 두번 받았어요.
    현역때 수능을 망쳐서 재수를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대신 넣어준, 논술도 보지 않는 라군의 공대를 잠깐 다니다 문과로 돌려서 재수를 했지요. 그닥 열심히 안했어요. 유럽여행도 3개월 다녀오고...
    막판에 잠깐 종합학원 끊어서 다니고 대충 수능 봐서 예전엔 쳐다도 안보던 여대 특차를 넣어만 놓고 또 유럽을 가서 3월에 왔어요. 개강 전날이었나...

    학교에 마음을 붙이기 어려웠어요. 몸이 약했는데 삼성역에서 신촌까지 지하철을 타고 뱅뱅 돌아가는데 그게 너무 힘들고... 사춘기가 찾아왔는지 밖에서 노는게 너무 재밌고... 전공은 너무 안 맞아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고.

    진짜 등록금 아깝게 다녔어요. 일년은 휴학하고 학점 다 드롭시키고 드롭안시킨건 막 F 나오고 그래서 일년에 채운 학점수가 6과목이었나, 채플은 당연히 한번도 제대로 안갔고요.

    지도교수님이 막 너무 걱정을 하면서 상담을 해줬었고 우리과 선생님들도 제가 시험 안보러 오면 따로 전화해서 시험 시간을 잡아주고 학고 2번 맞으니까 지도교수님, 인문대 학과장님, 저희 부모님 두분 이렇게 앉아서 상담도 하더라고요.

    저는 그때 정신이 번쩍 든거 같아요.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이거가 내 인생이구나. 해서 계절학기며 자격증이며 막 해서 1년반 만에 졸업했고요. 동시에 시험 준비를 했어요. 공부가 어려워서 시험을 못보면 교수님 찾아가서 막 매달릴 정도로 그냥 죽었다 하고 지냈어요. 저녁때는 시험 준비 학원 다니고... 힘들기는 힘들었는데... 사람이 뭔가 목표가 있으니까 되더라고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수업가고 채플듣고 곧바로 시험준비 학원가고 끝나고 공부하다 집에와서 레포트쓰고...

    아무튼 저는 지금 그 시험 붙어서 계속 일하고 있어요. 요새도 비슷한게 낮에 회사일하고 저녁에 집에 가서 아기랑 놀고... 그래요. 방황하던 때가 있었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때도 그때 생각을 하면서 버텨요. 끈기있게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니까 학교를 다녀도 끝까지 다니고 공부를 해도 끝까지 해보고) 완수하는거에 목표를 둬보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끝내는게 중요하다 하고요. 저도 성격이 완벽주의여서 하다가 잘 안되면 다 포기했었어요. 레포트 쓰다가 잘 안써지면 완성은 했는데 제출은 안하고... 근데 계획과는 조금 달라져도 끝까지 완수해내는 거 자체가 중요해요. 매일매일 하다가 오늘 좀 놀았다, 그러면 내일은 좀 더 해야지. 생각하고 어차피 망했으니까 놀아야지!! 하면 안돼요.

    쓰레기는 무슨 말씀이세요. 젊을때 방황도 하고 궤도수정도 하고 하는거지요. 다만 부모님한테 거짓말 하는건 좀 걸리는데 그걸 아예 배수진으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한번 해보세요. 할수 있어요.

  • 2. 기운내세요
    '11.11.3 3:58 PM (119.192.xxx.98)

    님은 쓰레기 아니세요.
    25살이면 한창 좋을나이에요. 꿈을 위해 시작하고 도전하고 깨어지는 나이죠.
    대학다니면서 무얼해야겠다 그런 목표의식이 별로 없었나봐요.
    아니면 있다해도 의지가 강하지 않았거나...
    꿈을 구체적으로 가져보세요. 어느 학과에 어떻게 입학해서 무슨 직업을 가지겠다라고요.
    막연히 명문대가서 과외해서 좋은 곳 취직하겠다 라는것 말구요.
    님이 좋아하고 행복할수 있는 직업을 목표로 삼고 독하게 노력한다면 이루실수 있을거에요.

  • 3. 사비공주
    '11.11.3 4:08 PM (218.150.xxx.156)

    4년제 대학은 그냥 포기하는게 낫겠어요.
    전문대학에가거나 기술배우세요.
    내년...내후년 수능준비해봤자 점수 안나올거 같아요.

  • 4. 벤트
    '11.11.3 4:18 PM (222.103.xxx.28)

    진짜 목표가 없어서 그런것 맞는것 같아요...
    어릴땐 꼭 미국 교환학생 가고 싶다!이 생각 하나가지고도 혼자서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학교선생님 찾아가서 영어인터뷰 연습하고 그냥 자신감 하나가지고 밀어붙여서
    시험 붙었거든요.

    다른 공부도 해서 성적 잘 나왔던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하면 되겠지 뭐 이런생각...

    완벽주의도 맞네요...처음부터 어그러지면 아예 하기가 싫어지거든요...

    생각은 정신적,물질적으로 독립하고 싶은데 참...
    저도 망나니 될까 봐 그게 두려워요. 저는 집에 기둥이 되고 싶었는데...

    전부 다 저에게 도움 될 말씀인 것 같습니다...고맙습니다...

  • 벤트
    '11.11.3 4:40 PM (222.103.xxx.28)

    많은 분들한테 욕이든 뭐든.. 듣고 싶네요...
    다른 분들 의견도 많이 좀 달아주세요....댓글 뽑아서 매일매일 봐야겠어요...

  • 5. 고3엄마
    '11.11.3 5:20 PM (116.32.xxx.252)

    님 25살이이 아주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인생 길게 볼때 무엇 이든지 할 수있는 나이예요
    얼마나 가능성이 무한한 나이인데요~~

    꼭 대학을 가시고 싶다면 부모님께 모든 자초지종을
    (방황 했었다고 잘 못 했다고~ ) 말씀 드리고
    공부에 전념을 하시는건 어떨지요
    아마 부모님도 이해 해 주시지 않을까요?

    학교 다닐때 공부 잘 하셨다니 더더욱 잘 할 수있을게에요.
    올 수능 잘 봐서 좋은대학 가시면 더 좋겠지만요.

    님 폼 나고 멋지게 사는것도 좋지만 소박하고 평범하게 사는 삶도
    나를 멋진겁니다.

    위만 보지말고 아래도 내려다 보세요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며칠전 tv에서 100세 노인이 80살은 정말
    젊은 나이라고 하시더군요~~^^

    지금 실천 하는게 가장 빠른거에요.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이루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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