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5살의 수능준비생입니다.
이 나이 먹을때까지 고작 대학갈려고 수능준비하는 제 자신이
정말 한심합니다.
제가 제 인생 이렇게 만들었어요...
중고등학생 때는 성적이 상위권?중상위권은 됐어요.
고등학생때는 미국 교환학생 갈려고 저 혼자 준비해서
붙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해서 못갔습니다.
뭐, 갔다왔다고 해서 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았겠죠.
그리고 부모님이 반대하신 이유도 충분히 이해하므로 전혀 원망하지 않아요.
근데 고2때부터 부모님이 별거하시고 고3때 이혼을 하셨어요.
이때는 엄마랑 살았는데 교육비며 생활비며 그때그때 필요할때 제가 아빠에게
전화드려서 받았구요.
아빠가 돈을 안 준다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였어요.항상 주시고, 공연보러 가고 싶다해도
제일 좋은 좌석으로 끊어주시고...
물론 변명이겠지만 성적이 계속 떨어지더니 공부 정말 하기 싫더라고요.
이거 해봤자 뭐하나,부모님 이혼했는데...뭐 이런 생각들...
그래서 붙은 대학도 만족스럽지 않고 아빠도 재수를 권하셔서 재수했는데
역시나 결과는 똑같았어요.(이때는 아빠랑 또 살게 됐어요.도우미분 오셔서 집안일은 제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6월까지는 바짝 하고 공부가 재밌는데
7,8월 지나서는 학원도 안가고 하루종일 티비나 보고 뭐 그런 생활의 연속;;;
21살에 대학입학했는데
돈만 펑펑 쓰고(한달에 카드값만 백,이백 나옴.)
학고2번 맞았습니다.성적 위조해서 부모님 보여드렸구요.
아직까지도 전혀 이 사실 모르세요.
저도 제가 학고를 맞을줄을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학교다닐때 그래도 할건 하는 나름 모범생 타입이였거든요...
이 사실 아는 친구 2명도 정말 놀래더라구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진짜 너가 학고 맞을줄은 몰랐다.
진짜 학교생활 잘 할 줄 알았는데...'라고...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부모님한테 말씀 안드리고 22살때 학교 자퇴하고(아빠 도장 찾아서 몰래 자퇴서에 찍음)
수능준비를 또 했죠.근데 또 망했어요.밖에 나가서 친구만나서 먹을거나 먹고
아는 사람만나서 놀러나 다니고, 미쳤죠 제가...하하하하하.........
23살 24살때도 똑같은 생활의 연속입니다. 이 상황 모르시는 아빠는 제가 영문학과 다니니까
미국 유학갔다와라, 등등 말씀하셨는데 한국에서도 공부안하는데 외국 가서 제가 공부를 하겠습니까?
아,그리고 22살때 심리상담소에도 한 번 갔어요. 왜 갔었는지 모르겠네요.
제 딴에는 제가 우울하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가서 이야기 막 했는데 한 번밖에 안가서 그런지 효과도 없는것 같고...
저도 우울한게 아니라 그냥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가본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지금 25살....부모님이 재결합 하셨습니다. 정말 하늘이 도왔죠.
저도 부모님한테 감사드립니다.
올초에 부모님한테 (제가 학교 다니는 걸로 알고있으니까) 학교 휴학하고
교대 편입 공부 해보고 싶다-근데 교대 편입은 1차가 수능점수,2차가 영어시험이다.라고 거짓말하고
(교대 편입 자체가 없다는 거 전 알고 있는데 일단 수능점수만 내 목표만큼 나오면 뒷일은 내가 책임져야겠다라는 심정)
수능 공부했어요.
제가 항상 연초에는 자신감으로 가득차요.아, 이번엔 정말 열심히 해야지!할 수 있다!
이러다가 연말되면 아...난 또 안되는구나.........
그래서 8월까지 열심히 했는데 점수가 계속안 나오는 겁니다.
9월에 슬럼프였다가 10월에 잠깐 또 공부하고 오늘이 되었네요...
10월부터는 그냥 죽고 싶더라고요..........
부모님은 저 진짜 믿고 계시는데...불효 할 수도 없고...내년이면 26살인데.................
저번주 밤에는 아 그냥 뛰어내려야 되나...이러다가 또 막상 뛰어내려 죽을생각은 없고........
나도 티비에 나오는 대단한 사람들처럼 정말 치열하게 살고 싶었는데...
은연중에 부모님 이혼한거를 탓 돌리고...솔직히 올해는 재결합도 하셨는데 당연히 변명거리도 안되는 거 알아요...
내가 바라던 인생은 이게 아니였는데...대학 다니면서 외국어 2,3개 공부 열심히 해서
취직하고,어학연수도 갔다오고 그렇게 멋있게 사는 거였는데...
소위 말하는 명문대 다니면서 과외하고 자기계발 해서 장사시작해보고 싶었는데...
대학은 나오긴 나와야할것같고....
다음주면 또 수능이네요...진짜 이 시험만 몇번째 치는 건지............
전 쓰레기인가 봅니다........
그냥 남은 기간 열심히 일단 해보고 목표점수 안나오면 알바해서 3,4개월 정도 돈모은다음
(나이도 있는데 부모님한테 손벌리는 것도 부끄럽고)
내년에 또 수능칠 생각이나 하고 앉았네요.
이런 제 인생도 다시 제자리로 갈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풀어놓고 나니 속은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