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은 (스페셜 보고 난 후) FTA땜에 분노와 근심으로 가득 찬 나날이었습니다.
어제가 최고조였구요...
별 볼일 없는 삶이 힘들었고, FTA는 더더욱 관심도 없었고, 뭔지 알지도 못하다가 관련기사를 비롯,
여기저기 찾아 공부하다가 겨우 조금 FTA의 심각성에 눈을 떠
속만 태우는 아짐입니다.
9시 출근에 11시 퇴근...이게 날마다 반복되는~,
남들은 저보고 참 열심히 산다느니 대단하다느니 하지만
정작 저 자신은 무엇때문에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고
그래도 살아야 하겠기에 우울증 있어도 겉으로 내색조차 하지 못합니다.
설겆이하다가, 빨래하다가 문득문득 솟구치는 눈물때문에 고무장갑 낀 채로
이불 뒤집어쓰고 우는 게 다반사였네요.
좋아하는 음악도 이유모를 눈물로 듣지 못하고
가슴 먹먹해지는 드라마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요....
오늘 딸애(고1)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나 전교 1등했어~~~~"
전 제 귀를 의심했고...그저 장난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중국 보내준대, 6박7일....너무 흥분되고 좋아 죽겠어, 엄마!!!"
시험기간동안 공부한답시고 책상에 붙어 있는 애랑 많이도 싸웠습니다.
아니, 잔소리 무지막지 했습니다.
공부만 하면 다냐!!! 설겆이도 안해놓고...청소도 안해서 엉망이고...
먼저 인간이 돼야지...
으이구~ 딸 하나 있는 게 도움이 되네 안되네 하면서~~~
기쁨보다는 미안함이 앞서 암말도 못했네요.
중학교 때까지 공부랑 담 쌓은 애였는데...기특하네요.
퇴근할 때 딸애가 좋아하는 맛있는 케잌 사들고 가야겠네요.
그러면 딸애는 분명 그럴 것입니다.
으이구~~엄만 내게 도움이 안돼!!! 지금 나 다이어트 중이잖아~~
또 싸우겠지요...먹기싫음 먹지마라!!!!!!!!!!
FTA 완전 폐기를 간절히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