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달다 보니 오늘이 11월 1일이었네요.
매년 오늘만 되면 손에 일도 안 잡히고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져서...
이젠 두 분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되었는데,
김현식의 4집앨범에 이런 글이 있어요.
나의 고백
나는 어린 시절 시골서 자랐다.
국민학교 5학년 때인가 서울 삼청국민학교로 전학을 올 때까지
지금 생각하면 시골 생활이 참 좋은 것 같다.
파아란 하늘. 아주 깜깜했던 밤. 벌이 유난히도 많았던 밤. 아름답던 추억이다.
그 시절 추억이 지금도 음악에
나의 음악 생활에 커다란 희망을 준다.
세월은 지나
그럭저럭 나도 인생의 반들 어느새 넘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30이 넘은 것이다.
언젠가 만난 음악생활에 벌써 이렇게 되었다.
나는 생각한다.
나의 광기, 내몸속에 있는 그 어떤 광기가
음악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
음악. 음악은 내 인생이다.
그리고 내 전부다.
노래를 하다 못하면 쫓겨나고
그러면 또 더욱 열심히 노래하고
그냥 음악이 좋아 무작정 좋아 시작했다.
고생도 많이 했고
누구나 음악 10년 이상 한 사람이면
이런 과정을 겪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
배가 고파야 노래가 더 잘되는 것 같다.
나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방황, 좌절 여러가지 좀 나쁜 경험이다.
처음으로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이젠 이쯤에서
나의 방황도 좌절도 끝을 내야 할 것 같다.
나의 사랑은 언제나 실패였다.
첫사랑은 누구나 그러하듯 철이 없었고 생각해 보면 짜릿했다.
아마 어디에선가 그녀도 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과거는 과거다. 지난 일은 세월에 잠겨 잊혀져 간다.
그러나 내마음 속에 남아이쓴 아픈 기억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 아픈 기억들은 좋은 음악으로, 깊은 마음으로 진실된 노래를 부르고 싶다.
좋은 세상, 좋은 음악, 좋은 사람
내가 바라고 절실히 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네번째 앨범에서 나의 모든 음악 생활의 전부를 보이려고 노력했다.
밝은 마음으로 깊은 사랑으로
기대해 주기 바란다.
88.9.10. 김현식
제 귀에는 유재하의 노래를 김현식의 음석으로 들으면 그 이상 완벽할 수 없다-유재하가 부르는 유재하보다 김현식이 부르는 유재하가 더 절절해요(4집 그대 내 품에)... 더 오래 세상에 있어야 좋을 분들이 너무 일찍 가셨지요...
오늘은 일감은 다 놓고 노래나 들을래요....